EU가 영국 콘돔 길이를 획일화하려 한다? ⇨ 전 런던시장이 퍼뜨린 ‘브렉시트 헛소문’

Fact

▲EU가 영국 초콜릿을 초콜릿이라 부르지 못하게 했다. ▲EU가 영국 콘돔의 크기를 ‘다 똑같이’ 통일하려 한다. ▲EU가 새우칩을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했다. ▲EU가 ‘못생긴 딸기’의 유통을 금지했다. ▲EU가 한 쪽으로 휘어진 바나나는 못팔게 했다. ▲이런 황당한 이야기를 기사로 쓰고, 유포시켜 ‘브렉시트’가 일어나도록 민심을 조장한 사람이 전 런던시장 보리스 존슨이다. ▲언론인 사라 헬름은 “(이같은 헛소문이) 그가 당권을 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런 일이 비단 영국 만의 상황일까?

View

“유럽연합(EU)이 영국의 초콜릿을 ‘베질렛(vegelate; vegetable + chocolate)’이라고 부르게 했다. 영국 초콜릿은 동물성 코코아 버터 함량이 부족해서, 초콜릿이라고 할 수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1998년 텔레그래프에 실린 기사의 한 구절이다. 이 기사는 허위다. 소위 말하는 ‘유로미스(Euromyth; EU에 대해 잘못 알려진 사실)’가 언론을 통해 유포된 오보 사례의 하나다. 이 루머를 만들어낸 장본인이 바로, 이번의 ‘브렉시트’를 주도한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이다.

존슨 전 런던시장은 보수 성향 신문인 ‘텔레그래프’에서 기자로 일했다. 1989~1993년 유럽공동체(EC=EU의 전신) 출입기자를 지낸 그는, 이후 1999년까지 유럽연합에 기자로 출입했다.

가디언

헛소문①/ EU가 영국 초콜릿을 초콜릿이라 부르지 못하게 했다

파이낸셜타임스

유로미스

초콜릿 명칭에 얽힌 루머도 그 중 하나다. 여기에 따르면 EU위원회(EU 행정부)는 ‘회원국의 코코아 및 초콜릿 상품 판매지침’을 개정하면서 ‘초콜릿의 구성성분을 명확히 기재하라’는 조항을 추가했다고 한다. 위원회는 그러나 “이 조항이 초콜릿의 명칭까지 바꾸라는 뜻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존슨 전 시장의 입에서 시작됐다는 루머는 다양하다. 헬름은 “내가 브뤼셀(EU 본부) 특파원으로 일할 때 유로미스의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업무를 맡은 적이 있다”면서 “그 루머들의 근원지는 대게 존슨 전 시장이었다”고 지적했다. 헬름은 “존슨 전 시장은 유로미스를 만들어내는 데 재능이 있다”고 조롱하면서 “루머의 진실을 파헤치느라 정작 유럽연합에 대한 취재는 뒷전으로 미뤄 놓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헛소문②/ EU가 콘돔의 크기를 ‘다 똑같이’ 통일하려 한다

‘존슨발 헛소문’으로 알려진 것 중에는 콘돔에 관한 내용도 있다. 1994년 텔레그래프를 비롯해 더 선, 데일리메일 등 영국 언론은 “EU가 회원국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콘돔 사이즈를 통일하도록 했다”고 보도했다. 일명 ‘유로콘돔(Euro Condom)’을 도입하겠다는 기사다.

유로미스

텔레그래프

헛소문③/ EU가 새우칩을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했다

텔레그래프

실제로 새우칩에 사용되는 새우가루가 영국의 무역거래 금지목록에 올라간 적이 있다. 하지만 이는 EU가 아니라 영국의 잘못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타임스

그런데 존슨 전 시장은 5월 16일 텔레그래프에 또다시 “새우칩에 맞서 싸우는 (유럽연합의) 위대한 전쟁”이라며 EU를 비꼬아 포퓰리즘을 조장했다.

헛소문④/ EU가 ‘못생긴 딸기’의 유통을 금지했다

빈스 케이블 전 영국 산업경제부 장관은 5월 16일 영국 브리스톨에서 “네모난(square) 딸기, 또는 쭉 뻗은(straight) 바나나 등과 같은 유치한 비유가 존슨 전 시장의 펜에서 나왔다”고 주장했다.

빈스 케이블 전 장관이 말한 ‘네모난 딸기’는 유로미스와 관련된 표현의 하나다. 텔레그래프는1998년 “EU 직원들이 스페인에 딸기 880상자를 주문했는데, 딸기가 너무 각이 졌다는 이유로 이를 전량 돌려보냈다”고 비판했다. 이 매체는 그러면서 “EU가 모양이 이상한 딸기의 유통을 금지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EU

헛소문⑤/ EU가 한 쪽으로 휘어진 바나나는 못팔게 했다

빈스 케이블 전 장관이 언급한 ‘곧은 바나나’도 대표적인 유로미스다. 텔레그래프는 1994년 “EU가 한 쪽으로 휘어진 바나나의 유통을 금지시켰다”고 보도했다. 어이없게도 2000년대 초반까지 영국 언론들은 이 내용을 꾸준히 인용해 보도했다.

이 세상에 휘지 않고 쭈욱 뻗은 ‘쭉쭉빵빵’ 바나나가 있을까? 해당 기사는 1994년에 통과된 EU 법안을 잘못 해석한 오보다. 이 법안이 규정한 ‘바나나가 유통되기 위해 지켜야 할 최소 조건’에는 ‘비정상적으로 구부러진(abnormal curvature) 제품이 아닐 것’이란 항목이 들어 있다.

하지만 이 말이 “일자형 바나나를 팔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심하게 구부러진 바나나는 가장 낮은 품질등급(CLASS II)을 받긴 하지만, 유통까지 금지되지는 않는다. CNN은 2004년 “곧은 바나나에 대한 루머는 가히 모든 유로미스의 어머니라 불릴 만하다”고 비꼬았다.

루머 퍼뜨리는 이유는? ⇨ “당권을 잡으려는 욕심”

존슨 전 시장이 이같은 헛소문을 퍼뜨리는 이유는 뭘까. 그를 “유로미스의 창시자”라며 비판한 언론인 사라 헬름은 “유로미스는 브렉시트를 지지하는 존슨 전 시장의 받침목이 되어주고 있다”면서 “그가 당권을 잡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영국 서리 대학교 정치학과의 사이몬 어셔우드 교수는 2013년 블로그를 통해 “유로미스는 유럽회의주의(Euroscepticism)와 맞닿아 있다”고 했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날 리 없듯, 유로미스의 밑바탕엔 유럽연합에 대한 사람들의 불신이 깔려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불신을 존슨과 같은 포퓰리즘 정치인이 ‘득표’에 써먹었다는 분석이다.

막상 ‘브렉시트’ 현실화 되니까? ⇨ 황급하게 말바꿔

존슨 전 시장은 “영국이 EU에 남아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영국의 힘을 평가절하하면서, 공포 프로젝트를 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EU 때문에 외국인 범죄자들을 국외로 추방시키기 어렵다”는 말도 했다. 그런데 막상 브렉시트가 현실로 나타나자, 존슨은 황급하게 말을 바꾸기 시작했다.

존슨 전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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