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 히어로] 창업은 ‘톱니바퀴’…열정·실력·환경 ‘삼박자’ 맞아야

('닷'(Dot)의 김주윤 대표)

세계 최초 시각장애인용 스마트워치 만든 ‘닷’ 김주윤 대표 인터뷰

세계적 아티스트 ‘스티비 원더’와 ‘안드레아 보첼리’를 열광시킨 정보기술(IT) 기기. 시제품으로만 350억원 어치의 사전 판매고를 올린 상품. 세계 최초의 시각장애인용 스마트워치 ‘닷워치’(Dot Watch)를 설명할 때 붙는 수식어들이다.

(세계 최초의 시각장애인용 스마트워치 ‘닷워치’(Dot Watch))

올해 크리스마스로 예정된 정식 출시에 앞서 이미 국내외 언론 500여 곳의 극찬을 이끌어낸 화제의 IT 기기를 만든 남자는 바로 스물일곱 살의 한국 대학생 김주윤(사진)씨다. 성공한 사업가가 되고 싶어 어린 나이에 이런저런 창업에 나섰지만 번번이 실패의 쓴잔을 들어야 했던 남자. ‘3전 4기’의 도전 끝에 결국 사회가 필요로 하는 ‘선한 가치’와 ‘경제적 부’를 동시에 거머쥔 김주윤 ‘닷’(Dot) 대표를 서울 가산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닷워치’는 김 대표 등 1990년생 동갑내기 한국 대학생 세 명이 의기투합해 지난해 4월 처음으로 시제품을 출시한 세계 최초의 시각장애인용 점자 스마트워치다. 경쟁제품인 시중의 점자 정보 단말기에 비해 크기는 20분의 1로, 가격은 10분의 1로 낮추는 기술 혁신을 이룸으로써 시각장애인 관련 제품 시장에서 그야말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세계 최초의 시각장애인용 스마트워치 ‘닷워치’에 대한 더 자세한 얘기는 아래 기사 참조)

국내외 모두의 이목을 끌만한 성공을 거두기엔 다소 이른 나이(27살)로 보이는 김 대표. 그러나 그는 이보다 훨씬 어린 시절부터 ‘사업가’를 꿈꿨고, ‘닷’의 성공 이전 많은 패배를 경험해야만 했다.

‘실력’ 없어 실패한 첫 창업

“더 넓은 세계를 보고 오라”는 사업가 출신 아버지의 조언에 따라 스물한 살 때인 2010년 8월 미국 유학길에 오른 김 대표. 창업 이론을 배우기 위해 역사학과 함께 ‘기업가 정신’을 전공으로 택했다. 그는 대학교 1학년 생활이 채 끝나기도 전에 실전에 돌입한다. 온라인 구인구직 서비스를 제공하는 ‘드림스 링커’(Dreams Linker)를 2011년 5월 창업한 것.

첫 도전치곤 ‘드림스 링커’의 초기 성과는 나쁘지 않았다. 미국의 유명 스타트업 창업지원기관인 ‘파운더 인스티튜트’(Founder Institute)에 입주할 수 있을 만큼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김 대표는 1년 10개월 만에 사업을 접어야 했다. 공동창업자였던 인도인 엔지니어가 사업 중간 돌연 고국행(行)을 택하면서 공든 탑이 무너진 것이다.

“당시엔 코딩(컴퓨터 언어를 이용해 프로그램을 만드는 기술)에 대해 전혀 몰랐어요. 이를 오로지 공동창업자에게만 의지하고 있었는데, 이 사람이 갑자기 사라져버리니 사업이 한꺼번에 무너질 수밖에 없었죠.”

일할 수 있는 시간도 많고, 열정도 가득했지만 ‘실력’이 없으니 사업이 유지될 리 없었다. 김 대표는 그렇게 창업의 쓰디쓴 첫 교훈을 얻었다. 이때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김 대표는 컴퓨터공학을 부전공으로 삼고 코딩 공부를 시작했다.

환경의 중요성 간과해 접어야 했던 두 번째 창업

두 번째 도전은 2013년의 ‘멘토라’(Mentorra). 외국 대학 입학이나 어학연수, 교환학생 등을 희망하는 국내 대학생들과 현지 유학생들을 서로 연결하는 멘토링 공유 플랫폼이었다. “외국 치대에 진학하고 싶은데 현지 정보가 부족해서 고민하는 친구를 보며 사업 아이디어를 얻었죠.”

첫 번째 실패의 자산 덕에 ‘기술’엔 어느 정도 자신이 있던 상황. 그러나 이번엔 ‘시기’가 문제였다. 당시 글로벌 경기 침체로 해외로 떠나는 한국인 유학생 수가 계속 줄어들고 있었던 것. 특히 김 대표가 사업 주력 지역으로 생각했던 호주, 일본, 캐나다에서의 감소율이 높았다.

그나마 사정이 나았던 미국에선 ‘제도’가 걸림돌이 됐다. 미국은 비자 관련 규정이 엄격해 유학생들이 발급받는 일반 학생비자(F-1)로는 경제 활동이 법적으로 불가능하다. 현지 유학생들이 김 대표가 만든 플랫폼으로 멘토링 중개료를 받을 경우 법에 위배될 가능성이 있었다. 결국 철저한 사전 조사 없이, 주변 환경에 대한 고민 없이 창업 아이템을 선정한 게 문제였다. 그는 결국 ‘멘토라’를 접었고, 창업의 두 번째 교훈을 얻었다.

돈만 바라보다 접은 세 번째 창업

두 번의 창업 실패.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가는 미국 유학생활. 김 대표는 조바심이 났다. 하루라도 빨리 돈을 벌 수 있는 사업을 원했고, 마침 첫 사업 당시 입주했던 ‘파운더 인스티튜트’에서 알고 지내던 멘토로부터 창업 제안이 들어왔다. 시애틀 내 유휴 트럭을 가구점이나 이사업체와 공유하는 서비스인 ‘왜건’(Wagon)이 바로 그것.

‘트럭판 우버’로 볼 수 있는 ‘왜건’은 수요가 확실해 보였다. 그래서 돈벌이도 금방 될 것 같았다. 하지만 이 세 번째 창업 시작 4개월 만에 김 대표는 본인 지분을 모두 넘겨주고 사업에서 손을 뗐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 아닌, ‘돈’만 보고 사업을 하니 좀처럼 열정이 생기지 않은 탓이다. “가구점에 가서 우리 서비스를 홍보하고 트럭 유리창마다 명함을 꽂아 두고 다녔는데 제겐 이 일이 너무 힘들었어요. 내일이 오는 게 두려울 정도였죠.” 그는 그렇게 세 번째 창업에서도 실패하고 만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란 말은 맞는 말이었다

연이은 창업 실패. 외롭기만 한 유학 생활. 때마침 한국에서 들려온 어머니의 갑상선암 판정 소식. 우울한 소식뿐이던 상황 속에 우연히 들른 교회에서 그는 네 번째 창업을 위한 영감을 얻었다.

“제가 너무 힘들어하는 걸 본 지인이 교회를 가보라고 하더군요. 그곳에서 우연히 2kg짜리 점자 정보 단말기를 차고 있던 시각 장애인 친구를 봤어요. 요즘 같은 시대에 철제 단말기를 목에 걸고 다니다니… 이건 아니다 싶었죠.”

시각 장애인과 관련한 자료를 뒤적거리기 시작한 김 대표. 그동안 “시장이 작다”란 이유로 관련 업체들이 기술 개발에 나 몰라라 해왔다는 사실을 알았다. 더 중요한 건 지금까지 도전했던 사업과 달리 가슴에 뜨거워질 만한 ‘사회적 가치’가 이 시장에 숨겨져 있었다는 것. ‘시각장애인도 디지털 문명의 혜택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공익적 가치를 비즈니스로 구현할 수 있다는 상상이 가슴을 뛰게 했다. “이전까지는 명예, 성공, 돈, 이런 것들만 바라보고 있었는데, 이제는 다른 가치를 찾게 된 거죠.”

2014년 6월 한국에 돌아온 김 대표. 동갑내기 친구 성기광 최고기술경영자(CTO)와 주재성 디자이너를 창업 동지를 영입한 뒤 네 번째 도전에 돌입했다. 창업 자금은 성 CTO가 학교 장학금으로 받고 남은 돈 200만원이 전부. 하지만 김 대표에겐 이미 세 번의 실패에서 얻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자산이 가득했다.

경기도 용인의 명지대학교 캠퍼스 인근에 원룸을 하나 얻은 세 명의 공동창업자는 숙식을 함께하며 7개월 동안 제품 개발에만 몰두했다. 그 결과는 세계 최초의 시각장애인용 스마트워치 ‘닷워치’로 이어졌다.

‘3전 4기’ 끝에 “제 길을 찾았다”는 김 대표. 첫 도전에선 실력이 부족했고, 두 번째엔 환경이 안 맞았고, 세 번째는 열정이 없어 실패했지만, 이 실패가 네 번째 성공의 든든한 자양분이 됐다고 김 대표는 말한다. 괜히 ‘실패란 성공의 어머니’란 말이 있는 게 아닌 것이다.

김 대표는 그래서 창업을 준비 중인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창업이란 게 톱니바퀴와 같아요. 열정이 없어도 안 되고 실력도 있어야 하고, 사업 환경도 다 맞아야 하는 거죠. 주변과 비교하지 말고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이 세 가지를 다 채워줄 수 있는 일, 그런 일을 찾으세요.” /조가연, 백상진 기자 gyjo@bzu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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