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용, 다시 '스타트라인'

[광주 = 스포츠서울 박현진기자] “다시는 야구를 못하게 되는 줄 알았다.”


KIA 임창용(40)의 표정은 마치 데뷔전을 앞둔 신인투수처럼 밝았다. 며칠 면도를 하지 않은듯 거친 턱수염이 그간의 마음고생을 대변하고 있었지만 입가엔 엷은 미소를 머금고 있었고 나지막한 말투에도 강한 자신감이 실려있었습니다.


지난 연말을 뜨겁게 달궜던 해외원정도박 파문으로 쫓겨나듯 삼성 유니폼을 벗었고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시즌의 절반에 해당하는 72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받았습니다. 그 어느 해보다 추운 겨울이었습니다. 야구를 하고픈 마음은 간절했지만 그를 향해 손을 내민 구단은 없었습니다. 지난 해 구원왕에 오를 정도로 싱싱한 구위를 자랑했지만 마흔이라는 나이와 6개월 이상의 공백, 그를 품에 안는 구단에 쏟아질 비난여론까지 고려하면 임창용을 영입하는것은 커다란 모험수였습니다. 그렇게 야구인생이 저물어가는가 싶었던 순간,고향팀 KIA가 그에게 손을 내밀었습니다. 길어만 보였던 징계가 끝나는 날 임창용은 그동안 꺼내보이지 않았던 자신의 속내를 털어놨습니다.


임창용은 지난 달 30일 광주구장에서 복귀를 앞둔 소감을 밝혔습니다. 이날은 KIA가 72경기째를 치러 그에 대한 출장정지 징계가 종료되는 시점이었습니다. KIA 김기태 감독은 1일 곧바로 임창용을 1군 엔트리에 등록하고 넥센전에 출격시키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임창용은 “일단 내 잘못이 크다. 아직도 충분히 벌을 받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 동안 뒤를 많이 돌아보게 됐다. 이제 징계가 끝나 다시 시작하게 돼 기쁘고 다시 시작하는 만큼 팀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잘하는 수밖에 없다. 팀이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임창용은 “3월 말이 되도록 나를 원하는 팀이 없었다. 이대로 포기해야 되나 하면서도 포기가 되지 않더라. 지금까지 야구를 해오면서 은퇴를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더 공을 던질 수 있고 젊은 선수들과 경쟁해도 이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컸다. 그래서 야구를 놓을 수 없었다. 가족들이 제일 큰 힘이 돼줬다. 나름대로 개인훈련을 하면서 기다렸는데 KIA에서 나를 받아줬다”고 밝혔습니다.


무려 18년 만에 돌아온 고향팀 KIA의 품은 따뜻했습니다. 임창용은 “예전에 함께 뛰던 선수는 하나도 없다. 그러나 조계현 수석코치, 김태룡 코치, 이대진 코치 등 당시 함께 뛰었던 선배들 덕분에 낯설지는 않다”고 했습니다. 임창용은 전날 등번호 12번을 받았다. 일본 야쿠르트 시절의 배번입니다. 그는 “아무래도 가장 애착이 가는 번호는 37번인데 새로운 마음으로 뛰기 위해 12번을 택했다. 재기에 성공했던 일본 야쿠르트 시절 달았던 등번호다. 미안함을 무릅쓰고 후배 배힘찬에게 양해를 구했고 흔쾌히 허락해줘서 기분좋게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임창용은 “구위는 아직 만족스럽지 않다. 그래도 충분히 몸은 만들었다. 지난 해에 비해 몸상태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체중도 그대로이고 근육량도 비슷한 수준이다. 첫 날부터 경기에 나가게 될 것 같다. 컨디션 점검을 위한 등판이지만 어떤 상황이든 나가면 승부에서 이겨야 한다. 팀에 보탬이 되고 믿음을 줄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도 밝혔습니다.


KIA는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팀 최다인 6연승을 달리고 있었는데 임창용이 가세해 뒷문을 단단히 걸어잠그면 가파른 상승세에 화룡점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양현종, 지크 스프루일, 헥터 노에시 등 빅3 외에 선발투수 두 자리가 펑크난 상황이라 불펜이 버텨주지 못하면 금세 상승세가 꺾일 수도 있습니다. 이를 잘알고 있는 임창용은 “팀이 연승을 달리는 중이라 조금은 부담이 된다. 행여나 좋은 분위기를 내가 망칠까봐 걱정스럽다. 분위기가 흐트러지지 않고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그러나 넘치는 자신감을 굳이 감추려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는 “아무래도 실전 감각은 조금 떨어졌겠지만 신인도 아니고 나름대로 노하우도 있다. 문제될 것은 없다. 나도 22년차가 되지 않았나”라고 당당하게 말했습니다.


j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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