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전술설명서' 컨텐츠는 Daum 카페인 'I Like Soccer' 카페의 'FC Barcelona'님으로부터 받은 요청을 바탕으로 구상하게 되었습니다. 이 컨텐츠는 시리즈 형태로 진행되는 것이 아닌 축구전술에 관한 모든 포스팅을 지칭하게 될 예정이며 요청 받은 글, 또는 구상하여 작성한 글의 카테고리로 해당될 예정입니다. '축구전술설명서'는 많은 축구팬들이 궁금해하시는 '축구전술'을 자세하고 전문적으로 풀어놓았다는 점에서 '설명서'라는 명칭을 사용하게 되었으며 앞으로 여러분의 뜨거운 반응을 부탁드립니다 :)
#알프 램지가 잉글랜드에 준 변화, 그리고 4-4-2의 매커니즘 월드컵의 주름을 잡은 브라질을 중심으로 변화한 세계축구는 1950년대 들어서 4-2-4 전술이 유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격적인 선수들을 매우 전진배치 시키며 연일 승리를 거둔 남미의 스타일을 전세계가 따르기 시작했다. 월드컵 역시 우루과이와 브라질에게 매료되었다. 중간중간에 이탈리아와 서독을 비롯하여 많은 유럽국가가 존재하였으나 '초대 우승국'과 '줄리메컵 소장국'의 명성은 나날이 높아져만 갔다. 한편 잉글랜드는 자존심이 구겨졌다. 자신들이 축구종주국이라며 많은 권력을 휘둘렀으나 항상 메이저대회에서 성적을 내지못했다. 이에 FA는 어떻게든 우승을 차지하고자 하는 욕망을 드러냈다. 그리고 노력끝에 자국에서 열린 1966 월드컵이 찾아왔다. 잉글랜드의 감독이였던 알프 램지는 우승에 대한 부담감을 갖고서도 어떻게 상대를 제압할지 고민하였다. 그리고 생각에 생각을 더한 그는 투 톱 체제를 바탕으로 4-4-2 전술을 사용하기로 마음먹었다. 물론 처음부터 4-4-2를 사용한 것은 아니다. 조별리그에서는 비대칭 4-3-3을 사용한 후 8강전부터 4-4-2를 통해 상대를 눌렀다. 하지만 당시의 잉글랜드는 구체적인 전술을 갖고 있진 않았다. 포메이션이 대강 비슷했을 뿐, 다이아몬드 형태로 4-1-3-2라고 볼 수도 있는 전술이였다. 이는 성공적이였다. 4-4-2의 특징들을 살려 토너먼트에 나선 그들은 상대들을 꺾고 줄리메컵을 들어올렸다.
잉글랜드는 4-4-2 전술로 국제대회에서 쏠쏠한 맛을 보자 국내외 축구정세가 변하기 시작했다. 언제나 '골'과 '공격'만을 외치던 사람들도 수비를 기반으로 한 안정적인 포메이션에 빠져들었다. 이를 바탕으로 빌 샹클리는 리버풀을 지휘했고 순식간에 유럽전역을 휩쓸었다. 이런 4-4-2의 매커니즘은 유럽 전역으로 퍼졌고 알렉스 퍼거슨 감독에게 영향을 미쳤다. 이 후 1990년대 중후반부의 퍼거슨이 4-4-2 포메이션을 사용하며 팀의 기반을 다졌다. 엄청난 변화였다. 불과 20~30년만해도 득점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던 사람들이 어느새 안정적인 포메이션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4-4-2는 어떤 전술일까. '사키이즘'의 창시자, 이라고 사키는 4-4-2를 두고 '가장 이상적인 공간 장악이 가능한 포메이션'이라고며 극찬한바가 있다. 4-4-2는 그라운드를 매우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포메이션의 형태로 상대를 압박하는데 있어 일가견이 있는 포메이션이다. 많은 포메이션에 있어 '베이스'가 되는 전술이며 이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포메이션과 전술을 짜는 팀들이 매우 많다. 기본적으로 수비에 4명, 미드필더에 4명, 공격에 2명을 배치하며 안정적인 빌드업을 추구한다. 대체적으로 역습을 사용하는 약팀들의 4-2-3-1과는 달리 경기의 볼을 지배하고 점유하며 주도권을 잡아가는 플레이를 펼친다.
반면 단점도 있다. 라인을 구성하는 선수들이 간격유지에 실패한다면 공간을 내주기 쉽다. 4-4-2는 다른 전술들과 달리 중원 미드필더에 2명만을 배치하고 있으며 최근 트렌드인 '볼란치'가 존재하지 않는다. 이로인해 중원에서 볼 싸움을 이겨 팀을 이끌어가는 볼 위닝 플레이어가 사용되기 어렵고 중원에 3명을 배치하는 4-3-3이나 더블 볼란치를 사용하는 4-2-3-1에 비해 중원에 힘이 떨어진다. 또한 수비와 미드필드간의 간격이 벌어지게 되면 순식간에 상대에게 슈팅과 침투를 내줄 가능성이 높고 어떻게 보면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평가도 있다. 공격진에서도 원 톱과 투 톱은 별다른 특징이 없다는 평가다. 최근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BBC 라인'과 'MSN 라인'이 인기를 이끄는 이유 중 하나가 공격진에서의 유기적인 플레이를 이용하여 많은 득점을 올리는 것인데 4-4-2에서는 불가능하다. 또한 양측면에 사이드 윙어가 공격수보다 낮은 위치에서 플레이를 하기에 사이드라인을 극대화시키는데도 어려움이 있다. 이는 분명히 현대축구의 트렌드를 따라가기에 무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의 4-4-2는 재해석되고 있다. 21세기에 들어 약세를 보인 전술이였지만 최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레스터시티를 중심으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 두 줄 압박을 중심으로 수비를 펼치는데 이어 4-4-2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유럽을 정복했다. 그들의 중심 키워드는 바로 '수비가담'이다. 중원에서 수적으로 밀린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사이드 윙어들이 적극적으로 중원싸움에 가담을 하며 볼을 따냈다. 예를 들어 레알 마드리드가 4-4-2를 사용하는 경우, 측면의 이스코와 하메스가 공격을 마친 후에 중원에서 수비까지 함께 해주면서 경기를 지배했다. 이 후 중원에 공을 내주며 다시 사이드로 간격을 넓혀 공격을 진행하면 더욱 효과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었다. 이런 플레이를 펼치기 위해서 사이드에 체력이 강한 선수들이 존재해야하지만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결과물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레스터시티도 4-4-2를 통해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을 들었다. 스트라이커인 제이미 바디의 무게감이 매우 떨어짐을 알아챈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이 전술적으로 그를 이용하면서 프리미어리그 정복에 성공했다. 제이미 바디를 최전방에 세우고 파트너인 오카자키 신지가 수비가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자신들의 문제점을 해결했다. 중앙 미드필더들도 창의성은 매우 부족하지만 수비와 간격유지를 잘하면서 많은 활동량으로 4-4-2의 단점을 커버했다. 한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도 비슷했다. 앙투안 그리즈만과 페르난도 토레스의 투 톱에서 선수들이 수비적인 플레이를 펼쳐주며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기록했다. 레스터시티와 마찬가지로 많이 뛰는 축구를 구사했다. 레스터시티는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많이 뛰는 팀으로 남기도 했다.
#4-4-2 전술을 사용할 때 선수들은 어떤 움직임을 가져가야할까? 먼저 센터백이다. 4-4-2의 포메이션에서 중요하지 않은 포지션은 없지만 센터백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최후방에서 최종적으로 상대를 차단해줘야하며 상대를 피지컬적으로 막아주는 플레이를 펼쳐야한다. 앞서 언급됬다싶이 4-4-2의 단점은 간격유지에 실패할 경우 공간을 내준다는 점에서 공간을 내줬을 경우에 피지컬을 이용해야한다. 역시나 간격유지에도 능해야한다. 2015/16 시즌의 레스터시티의 센터백들은 이를 충족시켰다. 웨스 모건과 로베르트 후스는 단단한 몸을 바탕으로 많이 뛰는 축구에 녹아들며 '철의 방어벽'을 완성시켰다. 한편 양측 사이드 수비수는 강인한 체력이 요구된다. 수비적인 능력 뿐만 아니라 공격적인 플레이, 그리고 잔기술까지 필요하다. 최근에는 측면 전환에 뛰어난 선수들이 중용되고 있으며 중원가담에 적극적인 선수가 4-4-2의 측면 수비수로 기용되고 있다. 중앙 미드필더 또한 4-4-2의 중심축이다. 공격수를 제외한 1선 수비진형이기도 하며 볼 점유율을 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위치에 서있다. 리더십을 통해 선수들을 이끌어가는 포지션이며 다재다능한 플레이가 요구된다. 대표적으로 아틀레티코의 코케가 있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무려 14.46km를 뛰며 부지런히 역할을 수행했다. 윙어의 역할을 수행하는 사이드 미드필더는 빈공간을 침투하여 투톱에 도움이 되는 플레이가 요구된다. 기본적으로는 수비적인 가담이 필요없으나 최근 트렌드상 전체적으로 각각의 선수들이 많이 뛰어줘야한다. 위에 언급됬듯이 레알 마드리드의 윙어들은 중원가담을 플레이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스트라이커, 4-4-2의 방점을 찍는 선수들이다. 스트라이커들에게는 각자가 맡을 수 있는 최고의 플레이가 요구되며 다양한 종류의 선수들이 있다. 과거 전통적인 4-4-2의 스트라이커는 '빅 앤 스몰'형태로 타켓형 스트라이커와 쉐도우, 스몰형 스트라이커가 사용되었지만 최근에는 '스몰 앤 스몰'을 비롯하여 역습형, 멀티롤, 센터 등 많은 역할을 수행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최근의 4-4-2에서 요구되는 것은 '수비가담'이다. 적극적으로 팀에 도움이 되는 가담을 통해 단점을 최소화시키는 플레이의 시작점은 스트라이커다. 레스터시티의 제이미 바디와 오카자키 신지처럼 역습형 선수와 멀티, 수비가담형 스트라이커가 파트너로 활약하기도 하고 아틀레티코의 페르난도 토레스와 앙투안 그리즈만처럼 센터포워드와 쉐도우 스트라이커가 조합되기도 한다. 대체적으로 선수들의 개성을 살려주는 편이다. 가볍게 4-4-2 전술을 알아보았다. 다음 글에서는 4-3-3 전술의 역사적인 이야기와 선수들의 움직임을 알아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