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읽남의 오르되브르] '봉이 김선달'…'유승호'라는 보물을 지켜줄 의무

오르되브르는 정식 식사에 앞서 식욕을 돋우기 위한 음식입니다. '영읽남의 오르되브르'는 관람 전, 미리 영화에 대해 읽어보는 코너입니다.

청나라의 전장에서 죽다 살아 돌아온 김인홍(유승호). 새로 얻은 인생, 그는 뭐든 하고 살겠다며 결심을 하고, 그렇게 파란만장한 인생이 시작된다. 닭은 봉황이 되고, 남자는 여자가 되며, 평범한 남자는 왕이 되는 기상천외한 삶. 그는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조선 최고의 사기꾼이 되었다.

더 큰 사기판을 찾던 인홍은 담파고(담배)가 조선 최고가의 물건임을 알고, 이를 손에 넣으려 한다. 이 과정에서 성대련(조재현)과의 악연이 시작되는데…. 성대련에 빚을 진 인홍은 복수를 위해 더 기상천외한 판을 짠다. 주인 없는 강, 대동강을 팔아넘기려는 그의 계획은 현실이 될 수 있을까.

사기극에 뛰어든 소년

'봉이 김선달'은 대동강을 팔기 위해 김인홍이 판을 짜는 이야기다. 범죄를 계획하고, 실행하는 과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케이퍼 뮤비의 설정들이 보인다. 이 장르는 다양한 인물이 장애물을 하나씩 해결하며 손에 넣으려 한 물건에 다가가는 스릴, 쾌감이 있다. 하지만 '봉이 김선달'은 이 장르의 대표 격인 '범죄의 재구성', '도둑들', '오션스 일레븐' 등과 비교했을 때, 더 유쾌하고 한 명의 인물에게 초점을 맞춘 영화다.

케이퍼 무비가 주는 치밀함과 스릴보다 김인홍이라는 인물의 매력이 더 돋보이는 '봉이 김선달'. 역시나 소년의 범죄를 다뤘던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연상되는 지점이다. (실제로 감독은 이 영화를 생각했다고 한다) 조선이라는 공간을 무대로 여전히 소년성을 간직한 배우, 유승호가 무엇을 보여주며 관객은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이 영화의 호불호를 결정할 포인트다.

유승호라는 보물

군대에서 연기를 향한 열정을 확인했다는 유승호는 제대 이후 드라마, 영화를 오가며 왕성히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올 초에 방영한 '리멤버: 아들의 전쟁'은 한층 묵직하고 성장한 모습의 배우를 목격하게 했다. '봉이 김선달'에서도 연기의 갈증을 해소하려는 그의 모습을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각기 다른 사기를 칠 때마다 다른 인물이 되는 그는 여장까지 소화하며 자신의 다양한 얼굴, 이미지, 연기를 펼쳐놓는다. 선배 고창석이 여러 개의 영화를 찍는 느낌을 받았다는 말처럼, '봉이 김선달'엔 유승호의 변화무쌍하고, 발랄한 코미디 연기를 보는 즐거움이 있다.

그렇지만 유승호의 다양한 이미지만으로 이 영화가 완성될 수 있는가는 대답하기 어렵다. 그의 연기만큼 다양한 성격의 장면이 혼합된 '봉이 김선달'. 액션, 코미디, 범죄, 모험이 버무려진 사극 영화(다 표현하기도 어렵다.)는 조화를 이루기보단, 어울리지 않는 조각들이 합쳐진 모자이크 그림이다.

개별적으로 하나씩 음미할 때에는 무리 없던 장면은, 큰 그림으로 보면 기괴하다. 그 덕에 배우들의 연기도 수많은 장르, 톤 앤 매너를 오가며 위태롭고 불안해진다. 그 많은 것 중에 뭐 하나 제대로 보여주는 게 없다는 게 '봉이 김선달'의 한계로 보인다.

'조선 마술사'로 한 번 아팠을 젊은 배우를 더 소중히 다뤄야 할 시점이 온 것 같다. 그는 한국영화와 함께 성장한 배우이고, 그의 가능성과 스펙트럼은 한국 영화의 그것과 밀접히 연결되어 있다. 성실히 배우로서 보물이 된 그를 한국영화는 지켜줄 의무가 있지 않을까.

여름 기획 영화의 집착, 그리고 패착

여름철 극장가의 성수기에 스크린에 도착한 '봉이 김선달'의 목표는 뚜렷하다. 다양한 볼거리로 관객을 웃고, 즐겁게 만들어 최대한의 수익을 노리겠다는 노골적인 전략. 그 즐거움이 만듦새의 조악함보다 뛰어나다면 관객은 돈을 낼 것이고, 기대한 만큼의 즐거움을 안고 돌아갈 것이다. 하지만 흥행이라는 목표에 스스로가 취해버린 듯한 '봉이 김선달'이 관객에게 지급한 돈 만큼의 즐거움을 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해 보인다

우려할 수 있던 아이돌 배우의 연기는 이 영화에서 크게 중요한 부분이 아니었다. 영화 자체가 산만했다. 좋다는 것을 모은 종합선물세트이지만, 받고 싶지 않은 선물이 되었다. 과연 이 영화는 기획에 부합하는 성과를 가져올까. 관객에게 선택받고, 이 글을 무력화시킬 수 있을까. 글을 마무리하는 지금, 도리를 찾아서 곧 부산행 열차에 오를 관객이 보일 뿐이다.

[글]문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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