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곳곳에서 여성 리더들이 부상하고 있다. 우리는 이미 여성 대통령을 배출했고, 영국은 총리를, 이탈리아는 로마 시장을 배출했다. 세계 최강대국 미국도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의 탄생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경제가 어려워지자 글로벌 정치가 애국주의로 무장, 국가간 민족간 종교간 대립 가능성이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여성 리더들의 부상은 시대적인 요구와도 맞아 떨어진다. 동양에서 숫컷 성질인 양은 대립과 경쟁을, 암컷 성질인 음은 포용과 상생을 뜻한다. 경제와 정치가 대립과 경쟁 구도로 가는 가운데 포용과 상생의 기운을 가진 여성의 리더십은 이를 상충시킬 수 있다. 한 종교에서는 여성 리더십의 부상을 우연으로 보지 않고 우주의 기운으로 풀이한다. 역사를 선천5만년, 후천5만년으로 구분하고 후천 5만년은 상극의 선천 5만년과는 달리 서로 보듬고 상생하는 기운이 충만하다고 한다. 여성 리더십의 득세는 이런 우주의 기운을 받은 필연적 결과란 것이다. 이같은 종교적 설명을 절대적으로 믿을 수는 없지만 사람의 기운이 자연환경에 상당히 영향을 받는다는 일상의 경험에 비춰보면 절대 부정도 할 수 없다. 남자들은 가을을 타고 여자들은 봄 바람이 들며, 비가 오면 기분이 가라앉고, 눈이 오면 개들도 점프를 하지 않나. 앞서말한 종교에서 말하는 5만년의 주기는 지구의 기운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세차운동과 주기와 교묘하게 겹친다. 지구의 자전축은 23.5도 기울어져 있는데 공전을 하며 지구는 수직으로 섰다 다시 반대방향으로 23.5도 기울어진다. 세차운동이라고 하는데 지구가 수직으로 섰다 반대로 기우는 데 2만5000년이 걸리고 다시 제자리도 돌아오는 데 5만년이 걸린다. 지구가 5만년을 주기로 새 기운을 받게 되는 셈이다. 이유야 어찌됐건 나는 이같은 변화가 좋다. 세상의 절반인 여성의 사회적 참여가 늘어나면 남자들의 설자리가 그만큼 줄 수 있지만 줄어도 좋다. 앞으로의 세상을 살아갈 우리의 딸들이 더 웅대한 꿈을 꿀 수 있기를 바란다. 행복은 현실의 충만과 미래의 희망으로 이뤄진다. 둘 중 어느쪽이 비중이 크냐면 내 생각엔 후자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퇴근 길에 검은 비닐봉지에 사오는 열 알 남짓 귤을 형제들과 다퉈 먹을 때가 귤 한박스를 쉽게 살 수 있는 지금보다 행복하다고 느껴지는 건 꿈꿀 수 있는 시간이 지금보다 많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아이들에게 여자는 교사가 최고야란 식의 말을 더 이상 하지 않아도 마음이 편한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