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권 이양, 한미 양국의 ‘책임 시험대’

한국은 아직도 전쟁의 그림자가 가시지 않은 나라다. 북한의 위협이 고조되면서 불안해진 한국 정부는 미국에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환수 시기를 연장해달라고 요청했다. 한국측의 이같은 요청은 미국이 ‘깡패국가’들을 견제하는 ‘세계 경찰’이라는 것을 다시금 상기시켜준다. 한미 양국군은 미국이 유엔(UN) 깃발 아래 연합지휘체제를 장악한 한국전쟁 이래 긴밀히 공조해왔다. 한국군은 전쟁 후에도 미국의 통제 하에 있었지만 민주주의가 뿌리를 내리면서 보다 독립적으로 변모했다. 1994년 한국 정부는 평화시작전통제권을 이양받았고, 2006년 한미 양국은 한국이 전시작전통제권까지 이양받는데 합의했다. 전작권의 이양은 2015년 12월로 예정돼 있지만 이제 한국이 이 시기를 연기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양측은 이미 2010년에도 전작권 환수 시기를 늦춘 바 있다. 북한이 한국 해군의 초계함인 ‘천안함’을 폭침해 장병 46명을 죽음으로 내 몬 이후다. 이후 북한은 연평도를 포격하고,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고 3차 핵실험을 강행했으며, 한국과 미국 본토를 향해 전쟁 도발을 계속해왔다. 이러한 위협 속에서 한국이 전작권 전환으로 지휘구조를 흔들어놓지 않으려 하는 것은 그리 놀라운 사실이 아니다. 또한 한국은 미국이 전작권에서 손을 뗄 경우 미군의 한국에 대한 전반적인 안보 전념 의지도 희미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는 많은 한국인(16명의 전직 국방장관 포함)들이 2006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전작권 환수 방침을 정했을 때부터 이를 반대해 온 이유 중 하나다. 이런 우려는 미국의 현 외교정책이 세계적으로 취약한 모습을 드러내면서 더욱 극심해졌다. 미국은 아시아를 전략적 ‘중심축’으로 삼겠다고 공언하면서도 국방예산을 삭감하고 해군과 공군을 축소하고 동시에 두 개의 전쟁을 수행하는 전략을 버렸다. 미국은 핵우산과 미사일방어체제 등 한국에 대한 ‘확장된 억지력’을 약속하고 있다. 하지만 올 4월 북한이 추가 미사일 발사로 위협을 가하는 가운데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중국이 북한을 자제시킬 경우 미국의 미사일방어를 축소하겠다고 제안했다. 미국의 이런 행동은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우방들을 우려스럽게 만든다. 일부 한국 의원들은 이미 핵무기 개발을 촉구하고 나섰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한국인의 66%가 이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핵확산은 미국이 전작권 이양을 연기 혹은 무기 연기하는 데 동의하면 실현가능성이 떨어진다. 미국이 전작권 이양을 완수할 경우 한미 양국군은 전시에 별도의 지휘 하에 놓이게 돼 잘못된 의사소통과 지연 등의 취약점이 발생할 것이고 북한은 이를 악용할 것이다. 전작권을 이양하든 안하든 한미 양국 대통령은 궁극적으로 전작권을 공동행사할 것이지만 전시에는 중대한 결정 대부분이 정치권 밖에서 이뤄진다는 게 문제다. 작전통제권의 통일이 근본적인 군 지침인데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미국은 2006년 전작권 이양에 동의했고, 이는 이러한 위험을 감수하기로 한 셈이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이 미국의 자원을 필요로 하던 당시 반미 정서를 가진 한국 대통령은 국가의 주권과 자긍심을 이유로 전작권 환수를 요구했다. 미국은 한국이 자국의 안보에 보다 큰 책임을 지겠다고 나선 점을 환영했다. 미군 지휘관들은 2006년 이래 한국이 전시에 자국군을 지휘할 준비가 됐다고 주장해왔으며 지난주 커티스 차기 주한미군 사령관 역시 같은 얘기를 했다. 하지만 최소 한 명의 전직 주한미군 사령관은 은퇴 후 전작권 전환에 대한 입장을 수정했다. 2006~2008년 사이 주한미군 사령관을 지낸 버웰 벨 장군이다. 그는 올 4월 “북한이 핵무기 능력을 유지하는 한 한미 양국군의 지휘는 미국이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제 결정은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과 오바마 대통령에게 달려있다. 일각에서는 한미 양국 각료들이 연례국방회의를 갖는 올 10월까지는 결정이 나올 것으로 전망하지만 2015년 12월이라는 당초 이양 시기가 아직 많이 남은 관계로 미국이 결정을 서두르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결국 미국은 우방인 한국의 요청에 답해야 한다. 이를 무시할 시에는 한반도 안정을 위협할 뿐 아니라 전세계 미국의 우방들에게 부정적인 신호를 보내게 될 것이다. **관련기사 더보기** 전작권 이양, 한미 양국의 ‘책임 시험대’ http://goo.gl/y2n9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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