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 역사] 한국힙합 1세대는 비난? 존중? 어떤 대상일까

사진=1세대 래퍼 주석 '힙합 늙은이', '힙합 퇴물' , '랩타령', '무한의 바다' 등등... 요즘 인기 캐이블채널 m-net 쇼미더머니 시리즈에 1세대 래퍼들이 종종 출연하면서 쇼머니머니 흥행과 함께 1세대들도 부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위 제시된 수식어가 대변하듯 좋은 시선보다는 나쁜 시선으로 1세대 래퍼들을 보는 경향이 있더군요. 오늘은 '빙글'서 처음 쓰는 카드인지라, 국내 힙합의 시작인 1세대 힙합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일단 리스너 분들에게 여쭤보겠습니다. 1세대 래퍼들이 활동한 시기는 몇년부터 몇년까지라고 생각하세요? 시기를 구분짓는 게 애매하긴 한데,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1세대 시기는 ▲현진영과 와와, 듀스, 서태지와 아이들, DJ DOC 등이 힙합 장르를 들고 첫 선을 보인 1990~1996년 1세대 힙합 태동기 ▲업타운과 지누션의 성공적인 오버 활동과 홍대클럽 형태이자, 주석 가리온 원썬 등 언더 래퍼들의 주무대인 마스터플랜의 부흥 시기인 1997~1999년 1세대 힙합 중흥기 ▲라임이 어느정도 정립되는 한편, 버벌진트와 4WD의 등장으로 랩 트랜드가 바뀌게 된 계기인 2000~2004년 1세대 힙합 말년기로 보여집니다. 그렇다면 이들은 랩의 중요 요소인 라임과, 플로우, 스킬(펀치라인 포함), 메시지, 그루브 있는 비트 등을 함축해서 곡을 만들었을까요? 태동기 때는 래퍼들이 라임의 존재를 알았지만 본인 이야기를 털어놓는 식의 단순 라임을 쓴지라 제외하고, 중흥기 때부터는 래퍼들이 어느정도 라임과 플로우, 메시지 등을 포함해 시도했던 것 같습니다. 아직도 논란이 되고 있지만 스킬적으로 주석이 창안했다는 반음절 라임(다음절 라임)이 시작됐고, 주석과 드렁큰타이거, 피타입 등이 라임을 정립하고 정형화시키기도 했죠. 주석의 MP Hip-Hop Project 2000 앨범에 속한 곡 '배수의 진'이나 드렁큰타이거의 3집 앨범 타이틀곡인 'good life', 피타입의 1집 앨범 타이틀곡인 '돈키호테'는 딱딱 각운이 떨어지고 정형화된 라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곡이죠. -good life에서 타이거 jk 벌스 중- 끝없는 경쟁 속에 나는 우정속에/터지는 기쁨에 눈물 조이는 내 목에/텅빈 내 맘 위해 불러보는 슬픈 노래/내 손에/ 슬픈 술잔 속에/ 친구Johnny be walking the dark until he yack you bring it back/ 힙합은 나의 술 so where're you at?/ -돈키호테에서 피타입 벌스 중- 비록 타다만/불씨 같다만/이뤄질 꿈인지도 장담할 수 없다만/내가 잠든 무덤가에 마이크 하나만/던져다오 파란/풀잎과 바람/에 몸을 떠는 갸냘/픈 들꽃 하나/저 모두가 나 대신 내가 부르다만/내 노래를 이어 부르리라/가슴에 품은 희망/과 꿈은 이 날/ 머금은 이 많은 서러움 만큼이리라/이제 세상 위에 눈물되어 흐르리라/난 노래 부르리라/ #피타입은 반음절 라임을 많이 쓰는 편입니다. 한국식 라임의 대표적인 예이죠. 위 사례와 같이 보통 한 라임이 시작되면 7~10개 이상의 각운으로 가죠. 현재 3, 4세대 래퍼들은 3~4개정도 라임의 각운이 이어지다 다른 라임의 각운으로 전환이 되는데, 1세대 래퍼들은 한 라임의 각운으로 길게 가는 경향을 보여줬죠. 요즘 쇼미더머니의 이슈메이커인 래퍼 정상수 스타일 같은 느낌으로요. 하지만 지금 시각으로 봤을 때 라임을 국어책 읽듯 하는 식이라서 단조로움이 있었습니다. 플로우나 스타일 면에서도 태동기 때보다 좀 더 노력한 흔적이 보입니다. 딕션을 좀 꼬아서 래핑을 하는 등 본인만의 스타일로 곡을 만들려고 시도했죠. 지금으로 치면 단순 스킬이지만 예컨대 당시 허인창이 본인 1집 앨범 타이틀곡인 '반전' 가사 "우리 정말 뭐 하는 겁니까(니까) 이대로 계속 살 겁니까(니까) 왜 잘못된 걸 모른 척 합니까 Let me say Yo~ (Ho~) 고쳐나갈 생각 안 합니까(니까) 우리는 잘하는 겁니까 (니까) 왜" 라고 랩을 하면 멋져서 혀를 내둘렀으니깐요. #지금 허인창을 욕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당시 허인창은 1세대 힙합씬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킨 슈퍼스타였습니다. 스타성, 스웩, 래핑 등 빠지는게 없었죠. 물론 요즘처럼 비트를 쪼개서 랩을 빨리 하거나, 엇박자 스타일, 펀치라인 개념, 한 곡 안에서의 여러가지 플로우 전환 등은 거의 없었죠. 허니패밀리의 디기리가 엇박자 스타일 래퍼인데, 당시 엇박 스타일이라는걸 알면서도 리스너들이 "저가 뭐지?" 라며 생소해했죠. 힙합을 국악과 락 등 다른 음악 장르와 믹스해 퓨전하려는 시도도 있었습니다. 쇼미더머니에서 랩타령을 했다고 비웃음을 받는 원썬은 1999년 클럽 마스터플랜에서 힙합과 국악의 접목을 시도하는 공연을 펼치면서 인기를 얻기도 했습니다. 당시 원썬은 지금처럼 비난받을 만한 래퍼가 아니라 새로운걸 시도하는 참신한 래퍼라는 평을 받았습니다. 또한 MC스나이퍼도 가야금 선율을 접목시켜 2집 앨범 타이틀곡 '한국인'을 만들기도 했죠. 이런 시도들이 당시 한국힙합에 대해 정의를 내릴 수 없는 과도기였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죠. 이와 별도로 힙합 마인드와 메시지 전달 부분에서는 1세대 래퍼들이 현재 래퍼들보다 더 공을 들이는 느낌을 받습니다. 지금은 많이 퇴색됐지만 가난한 흑인들의 삶부터 시작된 힙합의 의미 즉 약자의 편에 서고, 잘못된 건 비판하고, 돈에 퇴색되지 않는 힙합을 추구하는 힙합 마인드를 1세대 래퍼 대부분이 가졌었죠. 만용을 부리는 '힙부심'과 달리 홍대의 힙합씬을 지키고, 힙합을 상업적으로 이용하지 않으며 순수한 힙합을 추구하겠다는 생각이었죠. 힙합은 본인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표현하는 진실성이 중요한데, 이 부분을 1세대 래퍼들이 가장 공을 들였죠. 그렇다면 힙합을 발전시키기 위해 이러한 시도들도 많았고, 힙합마인드도 상당히 가지고 있었는데, 왜 다른 세대로 넘어가고 힙합 역사의 뒷편으로 사라졌을까요? 리스너들이 원하는 트랜드가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남자들이 예전의 헤어스타일인 모이칸이나 울프컷, 5대5 가르마, 쥐꼬리 스타일을 원하지 않고 포마드나 투블럭 스타일을 원하듯이 리스너들도 1세대 말년기쯤 리드미컬하고 지루하지 않는 랩을 원했던거죠. 1세대 말년기 기간 중인 2000년 4WD와 버벌진트가 당시 1세대 터줏대감인 조피디와 DJ UZI를 겨냥한 '노자'란 디스곡을 내면서 힙합씬 판도가 바뀌게 됩니다. 아직도 리스너들 사이에선 역대급 디스곡이란 평이 있죠. 리스너들이 4WD와 버벌진트의 직설적인 가사, 세련된 라임과 래핑 등에 반해서 1세대 힙합씬에 더 나은 힙합을 요구하게 되고 2004년 6월 '소울 컴퍼니'란 대형 힙합 레이블의 등장으로 1990~2004년 14년 동안 이어져 온 1세대 힙합씬에서 2세대 힙합씬으로 넘어갑니다. #소울 컴퍼니는 2004년 6월~2011년 11월까지 7년 반 동안 활동하면서 24명의 아티스트를 배출하고 80장의 앨범을 발표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키비, 더콰이엇, 화나, 마이노스, 라임어택, DJ Wegun 등이 소울 컴퍼니 소속이었죠. 결론적으로 총평을 하자면 지금의 힙합씬에 비해 1세대 힙합씬은 스킬적으로나 비트적으로 화려하진 않았지만 한국 힙합의 롤모델이 없는 시절에 한국적 라임을 만들고 한국 힙합의 뿌리를 만든 점은 개인적으로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뿌리가 있기 때문에 비와이 같은 요즘의 좋은 래퍼들도 뿌리를 근간으로 줄기를 타고 잎사귀와 꽃을 만든 게 아닐까요? 물론 1세대 출신 래퍼라고 '내가 만든 음악이 최고'라는 식의 타협 없는 마인드는 잘못된거지만 1세대 래퍼라는 이유로 늙은이 취급을 받고, 개인이 노력해 온 역사가 무시되는 건 가혹한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차피 음악을 선택하는 사람은 리스너이기 때문에 1세대 래퍼들의 음악이 별로면 안듣고 선택을 안하면 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개인의 역사까지 무시하고 1세대 래퍼란 이유로 모욕적인 언행까지 하기엔 한국 힙합씬에서 그들의 공로를 봤을 때 가혹한 면이 있습니다. 1세대 현진영, 이현도, 서태지, 양현석, 이하늘, 이현배, 라이머, 지누션, 업타운, 드렁큰타이거, 허인창, 절정신운 한아, 바스코, 버벌진트, 4WD, 조피디, DJ UZI, 래퍼홀릭, 주석, MC메타, 나찰, 원썬, 비즈니즈, 데프콘, 진실이 말소된 페이지, 박명호, 미료, 넉업샨, 김디지, 김진표, 리쌍, 션이슬로우, 피타입, 후니훈, 에시리, UMC, 디기리, 테디, 마스타우, 대팔, SEVEN, 사이드비, 윤희중, 오박사, MC스나이퍼, MC성천, 취랩, 최자, 개코, 커빈, 매니악, 터틀맨, 리오케이코아 등등. 글쓴이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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