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해부/ ⑤여성과 마이너리티에 대한 시각… ‘인턴 무급’ 해결 못해, 여성 직원도 ‘소수’

fact


▲유엔 인턴은 ‘무급’이다. ▲지난해 항의시위까지 벌어졌지만, 지금도 변함이 없다. ▲유엔 직원 중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도 낮다. ▲반기문 총장은 유엔 홈페이지를 통해 “유엔 경영 자문위원회(SMG)의 여성 비율을 적어도 40% 이상으로 끌어 올리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광고없는언론 팩트올이 확인한 결과 8월 10일 현재 여성 비율은 30%로, 여전히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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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과 여성. 유엔에서 수적 비율이 낮다. 하지만 유엔에 기여하는 비중은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다. 그런데 이들에 대한 인식이나 처우와 관련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비판을 받고 있다.


데이비드 하이데(David Hyde)는 뉴질랜드 출신의 23살 청년이다. 그는 유엔의 6개월짜리 인턴십 프로그램에 합격, 지난해 7월 말부터 유엔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일을 시작했다. 그런데 돈은 받지 못했다. 유엔이 인턴을 뽑으면서 ‘급여·교통·주택·식사·의료 지원이 없다’는 조건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급여 못받아 텐트에서 생활한 인턴


하이데는 지난해 8월 10일 스위스 일간지 ‘트리뷴 드 제네바(Tribune de Geneva)'에 “스위스의 물가와 숙박비는 내가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제네바 호수(Lake Geneva)에 텐트를 쳤다. 하이데는 “그 누구도 나에게 텐트에서 자라고 말한 적은 없다”면서도 "하지만 지금 내 상황을 고려하면 텐트에서 지내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했다.


결국 하이데는 지난해 8월 12일 인턴을 그만뒀다. 겨우 2주만이었다. 하이데가 인턴 중단 신청서를 내려고 유엔에 왔을 때, 그의 얼굴에는 수염이 덥수룩했고 셔츠는 구겨져 있었다고 한다. 하이데는 영국 BBC에 “유엔을 탓하려는 생각은 없다”면서도 “이런 상황에서는 인턴을 계속할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인턴 계속할 자신이 없다”


이후 이틀 뒤인 지난해 8월 14일, 유엔 인턴과 젊은 직원들이 모인 ‘공정하게 보상받는 인턴십 추진 모임(QFRII; Quality and Fairly Remunerated Internships Initiative)'은 반기문 총장에게 인턴의 유급 전환을 촉구하는 편지를 보냈다.


QFRII는 편지를 통해 “무급 인턴은 제3세계 국가 출신의 젊은이들이 국제사회 진출할 기회를 빼앗는다”고 주장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해 8월 18일 “무급 인턴 논란이 유엔의 수장에 대한 압박으로까지 나아갔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반기문 총장은 QFRII가 보낸 편지에 공식 답변을 하지 않았다. 다만 워싱턴포스트는 “반 총장이 인턴의 재정문제에 대해 사과하는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QFRII의 대표인 드미트리 바르베라(Dimitri Barbera)는 “매우 불만족스러운 답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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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들 무급 항의시위하자… 방탄조끼 입은 보안요원이 왔다


인턴들이 단체 시위에 나선 적도 있다. 지난해 11월 10일 오후 1시, 유엔 인턴들 20명이 유엔 뉴욕본부 앞에 모였다. 이들은 “무급은 없다(unpaid is unseen)”라는 영문이 한 글자씩 적힌 종이를 각각 손에 들고 유엔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한 보안직원이 “건물 안에서 시위는 안 된다”며 인턴들을 막아섰다. 인턴들은 하는 수 없이 기념촬영을 하기로 했다. 그러자 유엔 긴급대응팀(Emergency Response Unit) 소속의 보안직원 2명이 방탄조끼를 입고 다가왔다.


보안 직원들은 인턴들과 동행한 미국 인터넷매체 바이스뉴스에 “사진 촬영은 허락되지 않았으니 사진을 지우라”고 명령했다. 반기문 총장실의 파란 하크(Farhan Haq) 대변인은 이메일을 보내 “보안팀이 가이드라인에 따라 시위를 해산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여전히 무급… “생활비, 보험료, 여행비 모두 알아서 해라”


유엔 인턴의 사정은 지금도 달라진 것이 없다. 8월 10일 현재, 유엔 구인 사이트(UN careers)에는 “유엔 인턴은 무급이다. 여행비, 보험료, 숙박비, 생활비 등 모든 비용은 인턴 본인이나 인턴 지원기관이 지불해야 한다”고 적혀 있다.


유엔사회개발연구소(UNRISD; United Nations Research Institute for Social Development) 인턴 출신인 지밍 유(Zhiming Yu)는 지난해 8월 14일 워싱턴포스트에 “인턴의 행정력이 유엔 기관들을 대부분 뒷받침하고 있다”면서 “인턴이 파업을 하면 유엔은 제대로 운영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유엔 홈페이지에 따르면 유엔에서 일하는 인턴 수는 2014년 기준 약 4000명이다. 같은 시기 유엔 직원 수는 총 4만 4000명으로 추정된다. 인턴 비율이 약 9%에 달한다.


반기문 총장, 노력했지만 아직 미흡


비율로 따져보면 여성도 다수가 아니긴 마찬가지다. 유엔 직원 중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절반이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엔 차기 사무총장 후보로 나선 이고르 루크시치(Igor Lukšić) 몬테네그로 부총리는 4월 12일 유엔 뉴욕본부에서 공개 유세를 갖고 “유엔 여성 직원의 비율을 50%까지 올리겠다”고 주장했다.


반기문 총장이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는 사무차장급 직원들을 뽑을 때 ‘반드시 후보군에 여성을 1명 이상 포함시켜야 한다’는 인사원칙을 세웠다. 스테판 두자릭(stephane dujarric) 유엔 총장 대변인은 올 6월 3일 영국 이코노미스트에 독자투고를 보내 “반기문 총장은 기록적인 수의 여성을 고위직에 임명해(record number of women to high-level positions) 유엔의 유리천장(glass-celling; 여성의 승진을 막는 보이지 않는 장벽)을 깼다”고 평했다.


하지만 드러난 수치는 아직 목표에 미치지 못한다. 유엔 홈페이지에 따르면 반 총장이 의장으로 있는 ‘유엔 경영 자문위원회(SMG)’ 회원(사무차장급)은 현재 총 41명이다. 이 가운데 여성은 13명으로, 약 30%다. 반 총장은 “경영 자문위원회의 여성 비율을 적어도 40% 이상으로 끌어올려 유엔 역사상 최고의 비율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아직까지 목표치에 10%포인트 미달한 셈이다.


유엔을 다루는 미국의 독립매체 ‘유엔 트리뷴(UN TRIBUNE)’은 지난해 12월 3일 “반 총장 내각에서 여성은 여전히 소수”라고 지적했다. ‘여성사무총장선출캠페인’의 샤지아 라피(Shazia Rafi) 대표는 5월 25일 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에서 “세계 인구의 51%가 여성이지만, 유엔은 이 같은 국제적 인식에 부합하는 기준을 단 한 번도 달성한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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