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롯데와 손예진을 구해낸 ‘덕혜옹주’의 흥행

올여름 극장가에서 흥행 성적을 제일 가늠하기 어려웠던 작품은 ‘덕혜옹주’였다. 주로 블록버스터가 대결하는 여름 시장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있었고, 투자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는 1년이 넘도록 흥행작이 한 편도 나오지 않은 상태였다. 여기에 주연 손예진도 전작 ‘비밀은 없다’가 전국 관객 25만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뚜껑을 열기 전에는 기대감보다 걱정이 앞섰다.

이런 가운데 개봉한 ‘덕혜옹주’는 다른 대형 투자배급사의 텐트폴(흥행 가능성이 높은 대작) 작품 ‘부산행’(NEW), ‘인천상륙작전’(CJ), ‘터널’(쇼박스)과 비교해 ‘대작’이라는 느낌이 다소 약했다. 그러나 튀지 않고 꾸준하게 관객을 끌어모아 500만 돌파를 앞두고 있다.

# ‘한국영화 빅4’를 강조하기 위한 노력

‘덕혜옹주’는 한국영화 빅4 중에서 최약체로 꼽혀 홍보마케팅 부분에서 특별히 신경 써야하는 작품이었다. ‘부산행’ ‘인천상륙작전’ ‘터널’은 좀비, 전쟁, 재난 등 볼거리가 많은 블록버스터로 묶이는 영화였으나, ‘덕혜옹주’는 성격이 달랐다. 이로 인해 초반에는 ‘덕혜옹주’를 제외한 ‘한국영화 빅3’라는 기획 기사가 꽤 나와 관계자들의 속을 태웠다.

이때 ‘덕혜옹주’ 측이 선택한 키워드는 ‘울림’이었다. 한 여인의 기구한 일생을 통해 영화가 담고 있는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노력했다.

“재난이나 볼거리보단 작품이 줄 수 있는 의미에 중점을 뒀어요. 덕혜옹주의 삶을 보면 관객들이 충분히 공감대를 느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여름 영화 같지 않다는 게 우려됐지만, 반대로 인물의 섬세한 감정과 울림을 선사한다는 것이 차별점으로 작용한 것 같아요. 그리고 최대한 신파를 자제한 허진호 감독의 절제된 연출도 한몫 했다고 봐요.” (홍보마케팅 관계자)

특히 개봉을 앞두고 손예진이 영화에 10억 원을 투자한 사실이 알려져 주목을 받았다. ‘배우가 작품에 대한 애정이 대단하구나’라는 인식과 함께 ‘본인이 직접 투자할 정도면 작품성도 좋을 것 같다’라는 뜻밖의 홍보 효과를 누렸다.

“10억 투자를 홍보에 이용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어요. 저희도 나중에 알게 된 소식이에요. 배우가 오직 돈을 벌기 위해 투자한 건 아닌데 혹시 그렇게 보이면 안 되잖아요. 관객들은 ‘주연 배우가 애착을 갖는 영화’라고 생각해주신 것 같아요.” (홍보마케팅 관계자)

언론 시사 이후 호평이 이어진 ‘덕혜옹주’는 블록버스터 작품 사이에서 의외의 복병으로 떠오르며 관심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 혼돈의 박스오피스, 3위에서 1위로

이번 여름 박스오피스는 ‘부산행’을 제외하면 절대 강자가 없었지만, 그렇다고 수준 이하의 ‘망작’도 없었다. 대부분 톱스타를 주연으로 내세워 평균 이상의 볼거리를 제공하면서 흥행 순위가 자주 뒤바뀌었다. 그만큼 흥행 경쟁이 치열했다.

애초 ‘덕혜옹주’는 ‘인천상륙작전’ ‘수어사이드 스쿼드’와의 정면 대결을 피하고, 광복절 특수를 고려해 개봉 날짜를 8월 10일로 잡았다. 그러나 ‘인천상륙작전’과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향해 혹평이 쏟아졌고, ‘덕혜옹주’ 측은 개봉일을 8월 3일로 앞당겼다.

개봉 첫날은 경쟁작에 밀려 박스오피스 3위로 출발했지만, 입소문이 퍼지면서 관객수가 점점 늘어나 역주행하면서 1위에 올랐다. 총 제작비 110억 원인 ‘덕혜옹주’는 개봉 12일째인 8월 14일 손익분기점 350만 명을 넘었다.

“주연 배우와 감독에 대한 인지도가 높았고, 손예진과 박해일을 비롯한 배우들의 열연이 입소문의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 같아요. 동시기 개봉한 영화들과 차별점도 있었고요. ‘덕혜옹주’는 20~30대 메인 관람층 외에 중장년층도 극장을 찾아 흥행에 도움을 줬다고 생각해요.” (롯데엔터테인먼트 관계자)

‘덕혜옹주’의 선전은 흥행에 목말랐던 롯데에겐 달콤한 단비와도 같다. 1년 6개월이 넘도록 계속된 흑역사가 드디어 종료됐다.

롯데는 국내를 대표하는 대형 투자배급사로 극장 체인까지 갖고 있지만, 2014년 개봉한 ‘해적’ ‘타짜’ ‘기술자들’을 끝으로 200만 명을 돌파한 작품이 없었다. 이처럼 저조한 성적표로 흑역사를 보냈으나, 다행히 ‘덕혜옹주’가 체면을 살려 준 셈이다.

참고로 롯데의 최고 흥행작 ‘해적: 바다로 간 산적’ 역시 손예진 주연으로, 그는 위기의 롯데를 살린 구원자 역할을 제대로 했다.

# 원톱 여주인공 손예진의 가치

손예진은 ‘덕혜옹주’ 개봉 전 인터뷰 자리에서 “애정이 큰 영화라서 흥행도 잘 됐으면 좋겠다”며 욕심을 드러냈다.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과 지방을 가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홍보 활동에 나서며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덕혜옹주’(22일 기준, 약 483만)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흥행에 성공했고, 손예진의 작품 중에서 ‘해적’(866만), ‘타워’(518만)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관객수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 흥행 속도라면 ‘타워’의 기록도 넘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손예진은 지난 6월 선보인 ‘비밀은 없다’가 30만 명도 넘기지 못하는 참패를 맛봤다. 만약 ‘덕혜옹주’도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했다면 여러모로 ‘위기’라는 단어가 나올만했다. 작품 한 편으로 배우 인생이 흔들리는 건 아니지만, 흥행 배우 이미지에는 타격을 받을 만했다.

그러나 ‘덕혜옹주’의 흥행으로 원톱 여주인공으로서 위치와 흥행 배우의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또한, 지난해 ‘암살’을 시작으로 ‘아가씨’ ‘굿바이 싱글’ ‘덕혜옹주’ 등 여배우 작품들이 잇따라 흥행해 손예진은 전지현, 김혜수와 함께 ‘여배우 톱3’의 자리를 더욱 확고히 했다.

“배우 손예진에게 ‘덕혜옹주’는 큰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제작비 100억 원 이상의 대작을 이끌고 가면서 연기적인 부분도 높게 평가를 받았잖아요. 분명 기대치에 대한 책임감이 커질 수도 있지만, 앞으로 배우 손예진에 대한 기대치는 더 높아질 것 같습니다.” (영화 제작사 관계자)

그래픽 = 계우주

사진 = ‘덕혜옹주’ 스틸

하수정기자 ykhsj00@news-ade.com

완전히 새로운 엔터미디어 통통 튀고 톡 쏘는 뉴스! 뉴스에이드
Follow
4.7 Star App Store Review!
Cpl.dev***uke
The Communities are great you rarely see anyone get in to an argument :)
king***ing
Love Love LOVE
Download

Select Collec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