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상권 상생 꿈꾸는 푸드테크 스타트업 ‘에피세리’

직장인 이정아(30)씨는 요리를 즐겨 한다. 주로 집 근처 전통시장의 식재료를 활용하지만 시장을 직접 방문하진 않는다. 스마트폰 몇 번만 클릭하면 내가 고른 식재료를 퇴근 시간에 맞춰 집까지 가져다주는 곳이 있기 때문이다.

이씨가 이용한 것은 식료품 배달 서비스 ‘에피세리’(ÉPICERIE). 지난해 7월 설립된 에피세리는 온라인으로 주문한 상품을 오프라인으로 배송해주는 ‘O2O’(온라인∙오프라인 연계 서비스) 스타트업이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에피세리 홈페이지에 들어가 원하는 식료품을 선택하면 직원들이 전통시장에서 대신 장을 보고 고객의 집까지 배달해준다. 이 서비스를 활용하면 장 보는 시간도 아끼고 무거운 장바구니를 들고 오는 수고도 덜 수 있다. 물품은 주문 1시간 뒤 또는 원하는 시간을 지정해 받아볼 수 있다.

(최준용 에피세리 대표)

에피세리를 설립한 최준용(사진∙28) 대표는 미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스쿨 재학 중 창업 아이디어를 얻었다. 미국 내에서 직접 경험한 ‘푸드테크’ 열풍을 한국에도 가져올 수 있겠다고 판단한 것.

“미국에서 장보기 서비스로 크게 성공한 ‘인스타카트’란 스타트업이 있어요. 한국에도 장 볼 시간이 없거나 장보기를 귀찮아하는 사람들이 꽤 있잖아요. 우리나라에도 ‘인스타카트’ 서비스를 도입해 볼 수 있겠다 싶었죠.”

(세계 최고 경영대학에서 공부한 뒤 한국의 전통시장을 누비는 최준용 에피세리 대표의 이야기는 다음 기사에서 자세히 알려드립니다.)

최 대표의 설명처럼 최근 글로벌 식품 시장에선 O2O를 활용한 ‘푸드테크’ 업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 2012년 설립된 ‘인스타카트’는 대형할인점에서 물건을 대신 구매해 고객에게 배달해주는데, 시장 볼 시간이 부족한 맞벌이 주부나 노인들, 자취하는 대학생 등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실제 인스타카트는 창립 5년도 안 돼 기업가치 2조원을 달성하며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미래가 가장 촉망되는 기업’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기존의 대형 유통업체들도 식료품 배달 서비스 열풍에 동참하고 있다. 미국의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2014년부터 ‘아마존프레시’란 이름의 식료품 배달 서비스를 영국에서 시행 중이다. 구글은 대형할인점의 물품을 당일 배송해주는 ‘구글 익스프레스’ 서비스를 올 2월부터 신선식료품까지 확대 시행하고 있다. 세계 최대 차량공유 업체 ‘우버’ 역시 ‘우버이츠’란 음식배달 서비스를 전 세계 18개 도시에서 운영 중이다.

국내에서도 지난해부터 이런 식료품 배달 스타트업들이 등장하는 추세다. 다만 이 업체들이 유기농 농산물∙조리 명장이 만든 식품 등을 판매하며 고급화 전략을 추구하는 것과 달리 에피세리는 전통시장 등 골목상권에 주목했다.

“어딜 가든 동네마다 전통시장이 하나씩 있잖아요. 그 주변에 크고 작은 동네 상점도 많고요. 여기엔 10년 이상 품질 관리 잘하고 고객관리 잘 해오신 분들이 계시니까, 이분들과 함께한다면 동네 상권도 살리고 좋은 사업도 만들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국내 전통시장은 총 1,501곳(2013년 기준). 이곳에 종사하는 소상공인만 해도 35만1,240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좋은 상점을 골라 품질 좋은 상품을 받아올 수 있다면 동네 상권도 살리고 에피세리 고객도 늘 것이라는 게 최 대표의 판단. 전통 시장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자신의 비즈니스도 키우겠다는 최 대표의 ‘상생 전략’엔 오랫동안 전통시장에서 의류도매업을 해온 어머니의 영향이 적지 않았다.

최 대표는 지난해 9월 서울 마포구에서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며 적정 수요를 파악한 뒤, 10개월의 준비 끝에 올해 7월부터 서울 전 지역을 대상으로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식료품을 구매할 거래처는 최 대표가 직접 발품을 팔며 상품 품질과 주변 평판이 좋은 곳으로 골랐다. 각 지역 전통시장과 주변 상권을 중심으로 운영 중인 상점들과 협업 중이다. 소비자에겐 소정의 배달료를 받지만, 거래 상점으로부턴 단 한 푼의 수수료도 받지 않는다.

이용자들의 반응은 나쁘지 않다. 현재까지의 재구매율은 75%. 에피세리에 식료품을 제공하는 거래처들도 지난 두 달 동안 적게는 3%, 많게는 10%에 가까운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최 대표는 “소비자들이 전통시장 상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것에 아직 익숙하지 않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나름 의미있는 성과”라고 자평했다.

에피세리의 사훈(社訓)은 ‘지역 상생’. 소비자가 주문한 상품을 그 지역 가게에서 구매함으로써 지역민들의 상생을 도모하겠다는 게 최 대표의 생각이다. 주문한 상품을 대신 구매해 배달하는 배달원을 해당 지역 거주민 중에서 고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마포구의 소상공인들이 생산한 상품을, 마포구 주민이 주문해서, 마포구에 사는 직원들이 배달하는 거죠. 저희는 지역 안에서 돈이 도는 지역별 선순환을 만들고 싶어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다 보면 금전적 가치는 자연스럽게 따라오잖아요.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모델 하나쯤은 나와야 하지 않을까요?” / 조가연∙백상진 기자 gyjo@bzu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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