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en Camino #41. 드디어 까미노의 반을 걷다.

13/ 06 / 2014 (Day 17) Cadilla del los camino > EL Brugos


오늘 하루는 28km를 걸어야 한다. 점심시간에 35도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날씨예보를 듣고 오늘은 이른 새벽에 출발하기로 한다. 오늘은 조금 빠르게 걸어서 오후 1시 전에 알베르게에 도착하는 것이 목표.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아직 달이 떠있고, 길 위에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조그마한 마을 두개를 지나니 나보다 더 일찍 출발한 순례자들 한 둘이 보인다. 가끔 이른 새벽에 걸을때면 누군가 내 앞에 가고 있다는 것이 그렇게 위안이 된다. 지도가 따로 없어 갈래길이 나오면 늘 어리둥절하곤 하는데 그럴때마다 가방에 조개껍질을 달고다니는 순례자를 따라가면 늘 그 곳에 길이 있었다.

길은 이렇게 평평하고 중간중간 나무그늘이 있기에 걷기가 참 좋다.

사람이 아직 일어나지 않았을 이른 시각. 까미노에서 길을 걷다가 고요한 작은 마을을 만나면 늘 마을을 조용히 메우는 새소리가 듣기 좋다. 어떤 새인지는 모르지만 오직 지중해 쪽 작은 마을에서 늘 들리던 새소리가 있는데 참 듣기 좋다.

슬슬 메세타에 동이 튼다.

그리고 함께 있던 달은 서서히 희미해져간다.

걷다가 만난 팔렌시아주 표지석. 이제 곧 Sahagun 에 도착하겠구나.

사하군으로 가는 길에는 중세시대의 유적이 아닐까 싶은 곳이 있다. 교회 하나, 다리가 가지런히 있었는데 이곳을 지나며 숲의 기운을 받아가는 것 같다.

그리고 이 기둥은 꼭 개선문 같아서 뭔가 몸에 있는 피를 전부 바꾼 것 처럼 새로워지는 기분이었다.

기둥 밑에 있었던 까미노 데 산티아고가 각인된 돌.

그 돌을 사뿐히- 도약발판으로 해서 또 열심히 걸었더니 Sahagun에 도착할 수 있었다. 예상보다 큰 도시였다. 심지어 기차도 지나고 있다. 그런데 조금 궁금한 점은 사진처럼 도시 전체의 도보가 펜스로 둘러쌓여 있었다는 것인데 알고보니 여기도 소몰이 축제를 준비하던 기간이었다고. 그래서 이렇게 도보가 다 펜스로 둘러쌓여 있었던 것이다.

Sahagun에 도착하니 급 허기가 진다. 너무 빨리 걸어서 그런가보다.

마침 근사해보이는 까페가 하나 있어 들어갔더니 반가운 요코상과 준상이 있었다. 요코상은 늘 나보다 1시간은 먼저 출발하곤 했는데 오늘은 용케도 따라잡았다. 까페에 앉아 카페콘레체와 아몬드와 크림이 잔뜩 올려져있는 빵을 골라 먹으니 힘이 솟아나는 것 같다.


요코상과 합석해서 먹다가 요코상이 하는 말이

"오늘 참 빨리 가네요? 원래 늘 내가 먼저 도착했었는데 호호"

"오늘은 좀 일찍 일어났어요. 오늘 목표는 1시까지 알베르게 도착하는 겁니다."

"하긴.. 요즘은 12시만 되도 정말 덥더라구요.."


힘내서 1시까지 도착해보자하며 요코상이 먼저 나가고 5분 후 나도 자리를 일어선다.

Sahagun에서 알베르게까지는 약 17km가 남은 상황. 17km 정도면 대충 4시간 안으로 걸을 수 있으니 1시에 도착할 수 있겠다.

Sahagun을 지나는 길목에 이렇게 표지석이 크게 세워져 있는데, 바로 까미노 프랑스길의 절반이라는 것을 나타내는 표지석이다. 와.. 내가 800km 중에 400km를 걸었구나. 서울에서 부산거리를 반주 한 것이다. 스스로 뿌듯함을 느끼며 저 발자국에 발을 올려놓는다. 마치 게임에서 세이빙 포인트에 올라간 것 같다.

다시 17km를 걷기 시작한다. 길이 초반부터 참 좋다.

하지만 이윽고 두갈래 길이 펼쳐진다. 또 등장한 길. 여기서도 선택을 해야한다. 왼쪽의 길은 원래 조성된 길이고, 오른쪽 길이 새로 조성되어 있는 것 같다. 사진을 미처 찍지 못했는데 대략 나무가 많은 길이 원래 조성된 길이다.


그럼에도 아직 결정을 못해서 지나던 프랑스 순례자 분들께 이 길이 괜찮냐고 물었더니, 이쪽이 좋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나무가 많은 길로 향했다.


토마스는 분명 새로 조성된 길이 더 예쁘다고 했었는데..계획이 깨져서 가지 않는다고 했다. 에라 모르겠다.. 반신반의하면서 걷기 시작한다.


이 갈래길은 잘 선택해야한다. 왜냐면 새로 조성된 곳으로 가면 오늘의 목적지인 EL Brugos로 바로 가지 않고 Hermanillos로 가게 되기 때문이다. 지도를 가지고 있다면 꼭 확인해봐야 한다. 마침 저 멀리 요코상을 만났다. 요코상도 반신반의하면서 길을 걷고 있었다.


그러다가 눈에 사진에 있는 이 표지판이 나타났다. "Bercianos del real camino"

분명히 다음 목적지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에 이제 좀 마음이 놓인다.


"요코상 저 표지판을 봤으니..뭐..어떻게든 가겠죠!"


그렇게 확신을 갖고 길을 걸으니 몸이 가벼워진다.

그리고 목이 마르다고 느낄때 즈음 BERCIANOS DEL REAL CAMINO에 드디어 도착했다. 내 맘을 어떻게 아는지 마을 초입에 순례자용 음수대까지!


"감사합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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