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핏_인터뷰] 농산물 가격 결정권을 농민들에게 돌려주다

(드림스 이현준 대표)

인터넷을 통한 농산물 직거래 유통 사업을 하는 드림스의 이현준 대표. 그의 명함에는 대표라는 직함과 함께 ‘일꾼’이란 단어가 적혀있다. 평소에는 몸뻬에 밀짚모자를 둘러쓰고 농촌에 나가 있다는 그가 점포를 하나 내도 이미 내었을 돈을 들여가며 직접 농촌을 찾아다니는 이유는 단 하나, 관계 형성 때문이다. 자식들도 나 몰라라 하는 농민들 어깨의 짐을 덜어드리고 눈물을 닦아드리기 위해. 그분들이 한 번이라도 더 웃으실 수 있도록 청년 일꾼 이현준 대표는 오늘도 멈추지 않는다.

Q. 먼저 드림스 사업을 소개해주시겠어요?

드림스는 인터넷을 통해 농산물 중 과일을 직거래하는 유통 회사예요. 정보가 부족하신 농민분들을 위해 판로를 개척하는 것은 물론 인력이 부족할 때는 직접 가서 수확과 포장도 도와드려요. 2014년 사업을 시작해서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약 50톤 정도의 과일을 거래했습니다.

Q. 처음 사업을 시작한 계기는 어떻게 되나요?

저는 드림스를 시작하기 전까지 약 5년 정도 자동차 부품 회사에 다녔는데요. 대구에서 창원까지 왕복 세 시간 거리의 출근길을 오고 가는 동안 신문을 보는데 계속해서 농산물 유통 구조 문제가 눈에 들어왔어요. 약 2년 정도 자료를 모으던 중 어느 날은 신문에 ‘또 태풍 또 눈물’이란 문구와 함께 태풍 때문에 농사를 망친 농민의 눈물을 흘리는 사진이 실렸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고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 사표를 내고 바로 농촌으로 들어갔습니다. 당장 판매를 시작할 수는 없고 진짜 농촌의 문제가 무엇인지 그 고민과 이야기를 현장에서 직접 듣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Q. 굉장히 극적인 경우 같은데요. 그만큼 농촌의 문제가 크게 와 닿으셨나 봐요.

우선 회사에 다니면서 직급이 올라갈수록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어요. 또 제가 어렸을 때 농촌에서 자라서 그런지 농민들의 생활에 관심이 많이 갔고요. 농업의 어려움을 다 말하자면 끝이 없지만, 그중에서도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정보 비대칭성 문제가가 굉장히 심각해요. 가격의 급등락이 심하다 보니 최종 판매자는 이윤을 남겨도 수고 해서 농사를 지은 농민은 스스로 판매가격을 정할 수도 없어요. 대출을 받아서 농사를 짓고도 제 가격에 작물을 팔지 못하다 보니 빚만 떠안는 겁니다.

(드림스는 직접 농가를 찾아가 그들의 실제 목소리를 듣는다)

Q. 그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인터넷을 통한 직거래라고 보신 건가요?

네. 저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농민에게 가격결정권을 돌려주는 일이었는데요. 농민분들이 원하시는 가격에 상품 판매를 도와드려요. 직접 인터넷을 사용하시기엔 무리가 있으니 드림스가 중간 코디네이터 역할을 해드리고요. 주문이 들어오면 저희가 농가에 당일 현금 결제를 해드리고 물건은 농가에서 바로 고객에게 넘어가요.

Q. 그렇다면 농가와는 어떻게 처음 연을 맺으셨나요?

처음에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던 상태로 무작정 농가에 찾아갔어요. 정말 말도 못할 일이 많습니다. (웃음) 알고 보니 젊은 사람들이 물건을 팔아주겠다고 가져가 놓고서는 연락이 끊긴 경우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초기엔 문전박대도 당하고 신분증을 어르신에게 맡겨두기도 했어요. 정말 8시간씩 농가에서 버티면서 물건을 받아온 날도 있었습니다. 농민분 입장에서는 농사의 농자도 모르는 놈이 뭘 한다고 그러나 싶은 마음이 있으신 거죠. 실제로 우리 눈에는 다 똑같은 사과, 포도, 참외인 것 같아도 그 안에서 품종이 굉장히 다양해요. 노란 참외만 해도 네다섯 종류에 사과는 35종이 넘어요.

Q. 과일 종류가 그렇게 다양한지 미처 몰랐네요.

그뿐만이 아니에요. 일반 소비자가 모르는 농업의 세계는 정말 무궁무진합니다. 예를 들어 자두에 하얀색 분이 묻어있는 경우가 있는데요. 생산자는 그게 당도가 높다는 증거이자 자두가 자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성분이라는 걸 아니까 일부러 남겨서 열매를 수확해요. 반면에 소비자는 농약이 묻어있다고 보는 거죠. 또 여름철은 아무래도 습도가 높다 보니 미생물 활동이 활발해지는데요. 택배를 보낼 때 과일과 지면이 닿는 부분에 곰팡이가 핀 거예요. 농가에서 일부러 그런 게 아닌데 고객 입장에서는 항의 전화가 걸려오고 중간에서 저희도 굉장히 난처했죠. 그래서 지금은 장마철에는 배송하지 않고 비 오는 날이나 상대적으로 무른 과일을 배송하는 날에는 직접 농가에 나가서 꼭 상품 상태를 확인해 봅니다.

(과일 맛을 아는 남자들, 드림스의 공간)

Q. 그동안 사업을 운영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시간이 있으시다면요?

한 번은 토마토를 판매하는 어르신에게 전화가 왔어요. 1kg 당 1, 500원은 받아야 할 토마토 가격이 400원까지 떨어져서 급한 마음에 아파트 단지에 나가서 직접 팔려고 차를 몰고 나가셨다고 하더라고요. 그 얘기를 듣고 저도 너무 안타까워서 다른 마케팅 관련 대표님께 말씀을 드렸더니 ‘새콤달콤 보다 싼 토마토’라는 카피를 하나 뽑아주셨어요. 거기에 택배비와 수수료까지 공개해서 인터넷에 올렸는데요. 24시간 만에 2톤 가까이 주문이 들어와서 하우스 안에 있던 토마토를 전부 판매할 수 있었습니다. 그 얘기를 듣고 어르신이 어찌나 좋아하시던지… 드림스 자체적으로 남은 이윤은 없었지만 저도 정말 신났었어요.

Q. 한편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 참여하신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농촌의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가 일손 부족인데요. 사람이 없어서 제때 농산물을 수확하지 못하면 낙과가 되어 농산물 가치가 떨어져요. 당연히 유통도 힘들고요. 그래서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꾸러미 사업을 생각해냈어요. 일종의 계획 재배를 하는 거죠. 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먼저 소셜벤처 경연대회에 참가했고 이후 육성사업을 통해서 꾸러미 사업을 구체화하고 있어요.

Q. 꾸러미와 계획 재배 개념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신다면요?

계획 재배는 일종의 주문생산을 통해 재고가 남지 않도록 하는 것으로 미리 어떤 농작물을 재배할지 정하는 거예요. 꾸러미 신청자에 따라 소비자와 공급량을 파악할 수 있으니 자연스럽게 일손도 조정할 수 있고요. 아직 꾸러미 개념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많아서 본격적인 도입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우선은 작게라도 실험을 해볼 예정이에요. 먼저는 대구 지역을 중심으로 꾸러미를 알리면서 관계를 맺어가려고요.

Q. 마지막으로 앞으로 드림스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농업은 가장 기본적인 일차 산업이잖아요? 농업이 약하다는 건 식량 주권이 약해진다는 뜻으로 농업이 바탕이 되지 않고서는 절대 강대국이 될 수 없어요. 수입 과일이 계속해서 시장에 들어오고 있는데 국산 과일 소비가 줄어들면 결국 그 과일은 없어지는 거고요. 그런 데다가 기존에 농사짓던 분들은 점점 나이가 들어가고 돈이 안 되니 젊은 사람들도 농사를 지을 생각이 없으니 이제 누가 일하나 싶어요. 저는 이 문제를 유통으로 해결하려고 하는데요. 꾸러미의 경우 외국에는 100년 전부터 있던 모델이에요. 여기에 택배기술이나 인터넷이 더해지면서 앞으로 어떤 형태의 유통 시장이 형성될지 고민 중입니다. 더 많은 농가와 소비자가 양쪽에서 서로를 도울 수 있는 모델을 만들고 싶습니다.

4기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우수 창업팀 인터뷰 [소셜챌린저 31]

420여개의 2014년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으로 선발된 창업팀 중 우수 사례로 선정된 31개 창업팀의 이야기입니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사회적기업가육성사업 4기 창업팀의 노력과 그 변화의 흔적들을 인터뷰를 통해 만나보세요. 본 콘텐츠는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기획/발행하며 베네핏이 취재한 콘텐츠입니다. 소셜큐브 홈페이지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본 콘텐츠는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4기 우수사례집 소셜챌린저 30' 내용 중 일부를 발췌해 제작했습니다. 2015년 기준으로 작성된 인터뷰이므로 현재의 정보와 책에 실린 정보가 다를 수 있습니다.

사람이 만들어 낸 문제는 사람의 힘으로 다시 해결 할 수 있습니다. 베네핏은 좋은 의도를 넘어서 세상의 문제들을 보다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이를 위해 ‘사회혁신’을 키워드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하는 사람들과 아이디어를 찾고, 이야기하고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 Facebook : fb.com/benefitmag - Homepage : benefit.is - Tel: 070-8762-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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