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핏_인터뷰] 클래식, 더는 멀지도 낯설지도 않은 세계로의 초대

한 사람의 내면을 구성하는 감정과 기억에 대한 따뜻한 메시지를 전하는 영화 인사이드 아웃. 한참 영화를 보던 중 주인공의 기억 속 ‘젓가락 행진곡’만 빼고 다른 곡은 다 지워버리란 장면을 보고 문득 웃음이 낫더랬다. 그렇다. 젓가락 행진곡 말고는 다 잊어버렸다고 안타까워하기엔 누구나 내면에 아득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클래식이 한 곡쯤 있기 마련이다. 이처럼 마냥 어렵지도 멀지도 낯설지도 않은 클래식의 세계로 향하는 초대장을 전하는 사회적기업, 영남필하모니 오케스트라를 만나보았다.

Q. 영남필하모니오케스트라, 간단한 소개 먼저 부탁드릴게요.

영남필하모니오케스트라는 지역 청년음악가들의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 문화양극화 문제해결,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를 위해 설립되었어요. 지역의 젊고 우수한 연주자들이 설 수 있는 무대를 확대하고 클래식 음악이 일반 대중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다양한 기획공연제작과 다양한 교육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아이들이 쉽고 재미있게 클래식 음악을 체험할 수 있도록 돕고 있어요. 지역의 전문 연주자들로 구성되어 누구나 편하게 클래식 음악을 즐기고 다양한 사람들이 공연을 함께 누릴 수 있기를 바라는 예비사회적기업이에요. 저는 오케스트라 지휘자이자 대표인 최지환이라고 합니다.

Q. 누구나 편하게 클래식을 즐길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점이 무척 반가운데요. 어떤 방법이 있나요?

보통 많은 사람이 클래식 음악이라고 하면 막연한 거리감을 느끼는 게 사실인데요. 공연을 접할 기회가 없다 보니 오해가 커지는 부분이 있어요. 특히 지방의 경우 절대적인 문화 경험 횟수가 적은 편이고요. 그래서 영남필하모니오케스트라는 정기연주회를 비롯하여 청중이 모르는 곡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어디선가 들어 보았던 그 음악’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관객 참여형 음악회인 해설이 있는 음악회, 영화OST 등의 공연 안에 관객이 참여할 수 있는 요소를 넣었어요.

(보다 가까이에서 만나는 클래식 공연을 선사하는 영남필하모니오케스트라)

Q. 구체적으로 공연이 진행되는 모양은 어떤가요?

다가오는 9월에 열리는 가족 음악회가 대표적인 관객 참여형 공연인데요. 유명 영화 중에서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겨울왕국이나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의 OST를 오케스트라로 연주해요. 동시에 집중도를 높일 수 있도록 스크린을 설치해서 영상과 음악을 함께 제시하고요. 공연이 중간에 끊기지 않고 한 흐름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은 물론 중간중간에 해설을 덧붙입니다.

Q.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모르는 곡을 듣는 모습과는 정말 다르네요.

그렇다고 해서 영남필하모니가 연주하는 모든 공연이 관객 참여형으로 열리는 건 아니에요. 전문적인 클래식 곡을 연주하는 정기 연주회가 연간 4회 있고 그 사이사이에 찾아가는 음악회나 기획 연주를 선보이는 겁니다. 최대한 관객과 클래식 음악 사이의 거리를 좁아지길 바라는 만큼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있어요.

Q. 그렇다면 일반적인 오케스트라의 수익 구조는 어떻게 되나요?

보통은 민간오케스트라에서 기업 후원으로 운영되거나 시립교향악단에 소속되어 정부 지원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하지만 경제가 힘들고 지방일수록 대기업이 적다 보니 민간오케스트라는 운영이 상당히 힘들어요. 기업 입장에서 사회공헌활동에 같은 비용을 사용한다고 했을 때 문화 공연보다는 겉으로 드러나는 기부에 더 관심이 많고요. 시립교향악단에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지방 소도시의 경우 환경이 열악한 데다 자리도 거의 나지 않는 편이에요. 여러모로 음악인이 설 자리가 없다고 볼 수 있죠.

Q. 정말 상황이 여의치 않다고 볼 수밖에 없네요.

여기에 지방은 문화생활을 해본 경험 자체가 적기 때문에 관객 수도 적지만 푯값을 높게 받을 수도 없어요. 사실 음악을 전공했다고 하면 일단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다고 보는 경향이 있는데요. 실상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아요. 연주할 자리가 없어서 악기를 내려놓는 경우도 다반사고요. 특히 대구 지역에서만 음악 전공생이 매년 천 명 넘게 나오는데 일자리는 한두 자리 있을까 말까니 실업률이 말할 것도 없죠.

(실력 있는 연주자의 공연 기회 확대를 꿈꾸는 공간)

Q. 이를 해결하는 방법이 있다면요?

우선 저는 무작정 대학에 가기보다는 고등학생 때 아마추어와 전공자를 갈라줄 필요가 있다고 봐요. 또 일반적으로 오케스트라가 예산이 부족하니 공연을 열지 못하고 자연스럽게 음악인이 설 자리가 줄어드는 드는 악순환이 반복되는데요. 영남필하모니는 학교를 통해 전문적인 예술 교육을 제공해 수익을 창출하고 이를 공연 사업에 재투자하고 있어요.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으로 아이들에게 악기를 가르쳐서 오케스트라를 구성하고 있어요.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음악과 접할 기회를 확대하는 것은 물론 정서 함양 교육 효과를 누리는 거죠. 현재 총 5개의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수업 중으로 재능을 지닌 아이들에게는 지속해서 심화 교육을 제공하는 인재 육성사업도 계획 중이에요. 나아가 이 친구들이 음악인으로 성장하면 영남필하모니에 소속되어 활동하는 모습 역시 꿈꾸고 있고요.

(사단법인 영남필하모니오케스트라 최지환 대표)

Q. 악순환을 선순환으로 바꾸고 계시네요. 꼭 필요한 작업이지만 정말 많은 일을 하신다는 생각도 들고요.

밥 먹을 시간이 없을 정도로 바쁜 건 사실이에요. (웃음) 하지만 제가 몸으로 뛰어야 청년들이 산다고 생각하니 움직이지 않을 수가 없어요. 사실 처음 영남필하모니 문을 열었을 때 미쳤다고 하는 사람도 많았어요. 개인적으로 연주나 교육 활동을 하는 게 금전적인 수입이나 삶의 여유 측면에서 월등히 나은 게 사실이고요. 하지만 문제가 눈에 뻔히 보이는데 가만히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었어요. 그래도 육성기관을 비롯해 주위에서 도와주시는 분들도 정말 많았어요. 현재 공연기획팀장으로 일하는 친구는 자기가 운영하던 기획사까지 접고 영남필하모니사업에 같이 뛰어들어줬고요.

Q. 좋은 의도가 가득한 만큼 영남필하모니의 앞으로 계획도 궁금하네요.

영남필하모니는 청소년과 시민에 관심이 많은 편인데요. 새롭게 도입된 자유학기제를 바탕으로 학생들과 공연을 함께 준비하거나 지역 시민을 대상으로 합창단이나 오케스트라를 운영하고 싶어요. 클래식 음악을 바탕으로 서로 화합하고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만드는 거죠. 관계를 바탕으로 이들이 자연스럽게 관객으로 정기 공연 연주회에 흡수되면 더욱 좋고요. 또 현재 음악 교육에는 대부분 외국 교재 번역본이 사용되는데요. 언젠가는 한국의 문화나 정서에 맞는 우리의 예술교육 지도서를 개발하고 싶어요. 아직은 도레미부터 차근차근 음계를 밟아가는 단계지만, 3년 후의 영남필하모니 오케스트라 모습은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4기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우수 창업팀 인터뷰 [소셜챌린저 31]

420여개의 2014년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으로 선발된 창업팀 중 우수 사례로 선정된 31개 창업팀의 이야기입니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사회적기업가육성사업 4기 창업팀의 노력과 그 변화의 흔적들을 인터뷰를 통해 만나보세요. 본 콘텐츠는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기획/발행하며 베네핏이 취재한 콘텐츠입니다. 소셜큐브 홈페이지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본 콘텐츠는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4기 우수사례집 소셜챌린저 30' 내용 중 일부를 발췌해 제작했습니다. 2015년 기준으로 작성된 인터뷰이므로 현재의 정보와 책에 실린 정보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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