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부유층 자녀들, 문제는 무엇인가

내가 뉴델리에서 대학을 같이 다닌 여자 동기는 이제 29살로 뉴델리에서 가장 멋진 지역에 속하는 프리쓰비라지로드의 저택에서 산다. 새로 뽑은 BMW 3시리즈 컨버터블을 몰고 다니는데 부친이 사 준 것이다. 그녀는 직장에 다니지 않는다. 그런 그녀가 최근 전화를 걸어왔길래 점심을 함께 했다. 친구는 지루하고 세상만사 관심없다는 표정이었다. 극도의 우울함에 빠져있으며 인생은 살 가치가 없다고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렇게 느끼는 부유층 자녀는 그녀만이 아니다. 델리의 정신과 의사 산제이 추는 하루에 서너명의 부유층 환자를 치료한다. “이런 젊은이들은 아무 것도 걱정할 것 없다, 돈으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다는 말을 들으며 자란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신흥부자 부모는 자신이 겪은 힘든 세월을 자녀에게 겪게 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들은 인생에는 호사스런 칵테일과 새 장난감, 명품 옷 말고 다른 의미있는 것들도 있다는 사실을 가르치지 못했다. 최근 어느날 저녁, 델리의 한 고급라운지에서 난 프라다와 구찌로 차려입은 10대들이 람보르기니, 재규어, 포르쉐 등을 타고 도착하는 모습을 보게됐다. 그들은 키스하는 시늉을 하고는 바 쪽으로 몰려갔다. 바 웹사이트에는 “쾌락주의가 다시 도래했다”고 쓰여있었다. 한시간 가량 마신 후 무리 가운데 한 뚱뚱한 청년이 계산서를 보더니 큰 소리로 “겨우 60? 나쁘지 않은데”라고 말했다. 계산서에 적힌 금액은 60,000루피(미화 1,000달러)였다. 델리에 사는 한 지인은 오후시간을 주로 자신의 아파트에서, 소파에 앉아 마리화나를 피우며 보낸다고 말한다. 30살인 그녀는 “원한는 건 뭐든지 가질 수 있었다. 그게 내 인생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13살이었을 때는 부모에게 제일 비싼 노트북을 사달라고 했더니 바로 사주더란다. 부모는 “이제 올해 선물은 이걸로 끝이다. 카이로로 여행가는 것 빼고”라고 말했다. 추에 따르면 부유층 젊은 환자들 대부분은 자신이 우울증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한다. 이들에게 흔한 상황/증상은 즉각적 만족과 금전적 풍요, 공허감, 목적의식 부재, 부모의 감독 부족, 알코올 및 마약 중독 등이다.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어떻게 책임져야 하는지 배우지 못한 채 행복을 찾아 끊임없이 배회한다.” G. 사티야나라야나 오스마니아대 사회학과 교수는 “불행히도 이러한 문제는 나날이 증가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모가 자녀와 시간을 함께 보내며 안정적이고 건강한 인생을 사는데 필요한 가치를 주입하지 못하는 게 원인이다.” “모던 (현대) 사회는 이성적이고 융통성이 없는 반면 포스트모던 사회는 비이성적이고 융통성이 있다고 정의된다. 델리는 약 20년전 포스트모던 사회로 변모했고, 자연스럽게 포스트모던 시대에 태어난 아이들의 행동은 포스트모던 문화를 반영한다.” 모디엔터프라이즈 이사로 두 명의 10대 딸들을 두고 있는 사미르 모디는 자녀 양육에는 두 가지 접근법이 있다고 본다. “오냐오냐 하면서 아이들을 망치거나 돈의 가치를 가르치는 것이다.” 그는 딸들에게 어느 정도의 럭셔리는 허용하지만 매달 정해진 용돈을 타서 쓰게 한다. “어떤 경우에도 예외없이 그 안에서 씀씀이를 관리하게 한다.” 자녀에게 원하는 만큼 돈을 펑펑 주다보면 노력해서 벌어야 할 이유를 모르게 된다는 것. “우리는 부모로서 자녀에게 모범을 보이며, 확실한 목표를 세우고 선을 그어야 할 의무가 있다.” 뉴델리에서 인격 형성기를 보낸 사회과학자 라디카 보르데는 명망있는 집안 출신으로 조모에게 상당한 유산도 물려받았다. “대학 학부생이었던 때 델리에 살면서 내 또래 부유층 젊은이들과 같은 호화로운 생활을 했다. 하지만 곧 나는 그런 삶이 매우 지루하다는 걸 깨달았다.” 그녀는 시골인 자르칸드에서 보낸 어린 시절을 가리켜 “지저분하고 위험한 것 투성이지만 정신만은 살아있던 인도가 훨씬 흥미로웠다. 촌락과 촌락 정치, 빈곤, 그 속에서 빛나던 미소와 웃음, 끈끈한 유대관계 같은 것 말이다.” 결국 보르데는 뉴델리를 떠났고, 현재 환경과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네덜란드와 자르칸드를 오가며 살고 있다. 그러나 모디의 두 딸과 보르데 같은 이들은 소수인 듯 하다. 앞서 언급한 대학 동기를 그녀의 집에서 다시 만났을 때다. 친구는 차를 마시고 쿠키를 먹고 나서 손가락에 끼워진 커다란 보석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최근 투자은행가와 약혼했으며 런던 베이커 스트리트에 위치한 멋진 저택에서 살 거라고 한다. 하지만 그 외에는 거의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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