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보지도 않고 “김영란법 바꾸자” 주장한 국회의원 64명… ‘주요법안 처리’ 의원 명단공개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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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 올라와 있는 ‘김영란 법 개정안’ 6개 중 5개 법안에서 “농산물 빼고, 수산물 빼고, 축산물 빼고, 언론인 빼고, 사립학교 교원 빼고, 명절은 예외로 하고, 농어민들에게 3년간 유예기간을 주자”고 주장한 국회의원 64명은 다음과 같다. ▲이들 64명 중에서 농어촌에 지역구를 둔 사람들은 ‘지역 유권자들의 입장’을 고려해 “농수축산물은 예외로 하자”는 주장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농수축산물과 상관없는 서울 지역 의원들이나, 심지어 지역구가 없는 초선 비례대표 의원들이 이같은 주장을 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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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의 시행이 21일 앞으로 다가왔다. 그런데 우리 사회의 부패를 뿌리 뽑는 데 누구보다 앞장서야 할 국회의원들이 김영란법 시행 전부터 앞다퉈 개정안을 발의했다.

7일 현재 국회에 발의된 김영란법 개정안은 총 6건. 이 중 5건은 “김영란법 적용 범위를 축소하자”는 내용이다. 반면 나머지 1건은 “김영란법을 더 강화하자”는 내용이다.

해당 법을 바꾸려는 의원들은 누구일까? 내 손으로 뽑은 의원도 포함돼 있을까? 어느 의원이 어떤 이유로 김영란법을 바꾸려고 하는지, 광고없는 언론 팩트올(FACTOLL)이 살펴봤다.

①당선무효형 선고받은 김종태 등 13명 “농수축산물 빼자”

새누리당 김종태, 더민주 안규백, 국민의당 유성엽 등 국회의원 13명은 “김영란법에서 농축수산물과 그 가공품을 제외하자”는 내용의 개정안을 6월 28일 발의했다. 이들은 “5만원이라는 기준가액이 현실 물가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애꿎은 농어민들만 곤경에 빠뜨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원활한 직무수행 △사교, 의례의 목적으로 제공되는 선물 등의 경우에는 농수산물과 농수산가공품을 금품수수 항목에서 제외하자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들 의원 13명은 ‘원활한 직무수행’이 무엇인지, ‘사교, 의례의 목적으로 제공되는 선물’이 뇌물과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밝히지 않았다.

이 개정안이 발의된 다음날인 6월 29일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가톨릭농민회(가농) 등 농민단체들은 “농어민의 어려움을 방패막이 삼아, 김영란법을 무력화시키려는 일체의 행동을 중단하라”는 성명서를 냈다.

이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김종태 의원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7월 28일 ‘당선 무효형’을 받은 사람이다. 김 의원의 아내 이모(60)씨는 4‧13총선을 앞두고 당원 등 3명에게 1505만원을 건넨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공직선거법은 당선인의 배우자가 금고 이상의 형이나 300만원 이상 벌금형이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화되도록 정해 놨다.

김종태 의원과 함께 이 법안에 이름을 올린 의원은 △새누리당 10명 △더민주 1명 △국민의당 2명 등 전부 13명이다. 이들은 다음과 같다.

▲새누리당; △김종태 △김성원 △김성찬 △김태흠 △박덕흠 △백승주 △안상수 △이만희 △이명수 △홍문표 의원.

▲더민주; △안규백 의원.

▲국민의당; △유성엽 △황주홍 의원.

②강석호 등 10명 “명절은 예외로 하자”

위 개정안이 발의된 지 이틀 후인 6월 30일, 새누리당 강석호 의원 등 10명은 “명절과 같은 특정 기간 내에는 농축수산물과 그 가공품을 수수금지 품목에서 제외하자”는 내용의 개정안을 냈다.

이들 10명은 “도덕적 범위의 행동을 법적으로 규제함으로써 미풍양속을 해치고, 내수시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헌재가 28일 김영란법 합헌 결정을 내자 강석호 의원은 “가령 농수축산물의 경우 선물할 때 5만원짜리가 별로 없기 때문에 선물 가액에 맞추려다 보면 전부 수입품을 써야 할 수도 있다”면서 “조금이라도 단가가 낮은 수입고기에 밀려 한우 시장이 완전히 죽어버릴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개정안을 발의한 새누리당 의원 10명은 다음과 같다.

△강석호 △김정재 △박덕흠 △박명재 △여상규 △이군현 △정갑윤 △정유섭 △주광덕 △함진규 의원.

③이완영 이개호 등 25명 “농축수산물과 가공품은 다 빼자”

7월 6일 발의된 개정안에는 더 많은 국회의원들이 이름을 올렸다.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등 25명은 “사회경제적 현실을 반영하고, 해당 업계의 피해를 방지하고자 한다”고 주장하면서 “농축수산물과 그 가공품의 경우엔 수수금지 품목에서 제외하자”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앞서 김종태 의원이 6월 28일 발의한 개정안과 다른 점은 “원활한 직무수행 또는 사교, 의례의 목적으로 제공되는 선물 등으로서”라는 표현이 빠졌다는 점이다. 한 마디로 “이유를 막론하고 농축수산물을 금지 품목에서 제외시키자”는 주장인 셈이다.

대표 발의한 이완영 의원은 28일 헌재 결정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8월 말 공포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영란법 시행령에는 국내 생산 농축수산물을 제외하는 내용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다시 주장했다.

이 개정안은 새누리당 23명, 더민주 1명, 국민의당 1명 등 총 25명의 국회의원이 발의했다. 이들 명단은 다음과 같다.

▲새누리당; △이완영 △김명연 △김석기 △김성찬 △김성태 △김승희 △김정재 △김현아 △민경욱 △박덕흠 △안상수 △염동열 △윤상직 △윤종필 △이군현 △이만희 △이양수 △이우현 △이장우 △장석춘 △최경환 △함진규 △황영철 의원.

▲더민주; 이개호 의원.

▲국민의당; 황주홍 의원.

④선물 받는 것이 언론의 자유?… 강효상 등 22명 “교원, 언론인 빼자”

기자 출신인 새누리당 강효상 의원 등 22명은 ‘사립학교 교원과 언론인을 제외하자’는 내용의 개정안을 7월 7일 발의했다. 여기에는 국회의원의 ‘제3자의 민원 청탁’에 대한 처벌을 예외로 두는 조항을 없애자는 내용도 담겨 있다.

강효상 의원은 2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 기본권을 수호하고 헌법 가치를 구현해야 하는 헌재가 법리 해석에 따른 합헌성 판단이 아닌 여론의 눈치만 살핀 정치재판을 했다”면서 “언론의 자유와 학문의 자유는 각 헌법 제21조와 제22조에 규정돼 있는 기본권인데도 헌재는 언론의 자유와 사학의 자유를 ‘사익’으로 폄훼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그의 주장은 ‘선물을 받는 것=언론의 자유’이자 ‘학문의 자유’라는 말처럼 들린다. 사실이라면 커다란 착각을 하고 있는 셈이다.

김영란법에서 사립학교 교원과 언론인을 제외하자는 개정안을 발의한 새누리당 의원 22명은 다음과 같다.

△강효상 △강석호 △김규환 △김상훈 △김순례 △김현아 △문진국 △박대출 △송희경 △신보라 △심재철 △윤상직 △이은권 △이은재 △이현재 △임이자 △전희경 △정유섭 △정태옥 △조훈현 △최교일 △추경호 의원.

⑤이개호 등 10명 “농어민들에게 3년 유예기간 주자”

더민주 이개호 의원 등 10명은 ‘농어민들에게 유예기간을 주자’는 내용의 개정안을 8월 12일 발의했다. 10명의 의원은 “김영란법이 현행대로 시행될 경우 농축수산업과 관련된 손실이 연간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농어민들이 (김영란법) 허용가액의 범위 내에서 생산할 수 있는 준비체계를 갖출 수 있도록 3년간의 유예기간을 주고자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법안을 대표 발의한 이개호 의원은 “농축수산물은 김영란법 기준(선물 5만원)을 쉽게 넘어가는 게 현실”이라면서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농가가 선물포장 소량화 과정 등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라도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한 의원 10명의 명단은 다음과 같다.

▲더민주; △이개호 △김영춘 △김철민 △김한정 △박경미 △조정식 의원.

▲국민의당; △정인화 △주승용 △최경환 △황주홍 의원.

서울 지역 의원-비례대표 의원이 여기에 왜 끼나?

이들의 주장은 “농산물 빼고, 수산물 빼고, 축산물 빼고, 언론인 빼고, 사립학교 교원 빼고, 명절 때는 예외로 하고, 농어민들에게 3년간 유예기간을 주자”는 것이다. 그런데 이걸 다 빼고 나면 김영란법을 시행하는 의미가 아예 없어진다. 한마디로 ‘하지 말자’는 얘기와 다를 바 없다.

이들 64명의 국회의원 중에서 농어촌에 지역구를 둔 사람들은 ‘지역 유권자들의 입장’을 고려해 “농수축산물은 예외로 하자”는 주장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농수축산물과 상관없는 서울 지역 의원들이나, 심지어 지역구가 없는 초선 비례대표 의원들이 이같은 주장을 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서울에 지역구를 둔 의원은 김성태(강서구을) 이은재(강남구병) 등 2명이다. 비례대표는 강효상, 김규환, 김성태, 김순례, 김승희, 김현아, 문진국, 박경미, 송희경, 신보라, 임이자, 윤종필, 전희경, 조훈현 등 14명이다.

⑥안철수 등 17명 “김영란법에 이해충돌 방지 조항 추가를”

반면 ‘김영란법을 더욱 강화하자’는 취지의 개정안을 발의한 의원들도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의원 등 17명은 “김영란법에 빠진 이해충돌 방지 조항을 추가하자”는 내용의 개정안을 8월 1일 발의했다.

이해충돌방지 조항은 김영란법 초안에 원래 포함돼 있었다. 핵심은 자신의 4촌 이내의 친족과 관련된 업무에서는 해당 공직자를 배제하는 것이다. 이를 두고 “법 적용 대상이 너무 포괄적”이라는 비판과 함께 위헌 논란이 일었다. 결국 지난해 3월, 19대 국회 정무위는 이해충돌방지 조항을 제외한 채 처리했다.

안철수 의원은 8월 1일 해당 개정안을 발의하며 “이해충돌 방지 조항이 빠져 ‘반쪽짜리 법안’이라는 지적이 있었던 만큼, 지금이라도 공론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더민주 김기식 정책특보는 “안철수 의원이 발의한 이해충돌 방지 조항을 포함한 김영란법 개정안은 합헌이 나기 어렵다”면서 “시행이 불가능하다”고 8월 2일 비판했다. 김기식 정책특보는 19대 국회 정무위 소속 의원이었다. 이 조항을 빼고 김영란법을 통과시킨 ‘주역’인 셈이다.

김 특보는 “이해충돌 방지 조항에서 가장 문제가 된 것은 ‘제척회피 제도’인데 원안이든 정부의 수정안이든 도저히 현실적으로나 법률적으로 시행이 불가능하다는 데 전문가들의 이견이 없었다”고 말했다. ‘제척회피’란 공직자에게 4촌 이내의 친족과 관련된 업무를 하지 못하도록 금지한 것을 의미한다.

김 특보는 또 “안 의원이 제출한 법안은 3년 전 정부안을 그대로 가져다가 똑같이 베끼다시피 해서 낸 법안”이라고 지적했다.

“이해충돌 방지 조항을 추가하자”는 개정안을 발의한 국회의원 17명은 다음과 같다.

▲국민의당; △안철수 △김경진 △김광수 △김삼화 △김종회 △박주선 △박주현 △손금주 △송기석 △신용현 △이동섭 △이상돈 △이용주 △이태규 △장정숙 △조배숙 의원.

▲더민주; 윤관석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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