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와 SBS가 이번에 또 같은 장르로 '월화극' 경쟁을 펼칩니다.바로 <달의 연인>과 <구르미 그린 달빛>의 대결인데요.바로 전작에서도 동일한 '메디컬' 장르 <닥터스>와 <뷰티플마인드>로 '수목극' 경쟁을 벌였었습니다.
당시 <닥터스>의 압도적인 승리로 왕좌를 차지했던 SBS가 이번엔 중국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보보경심>의 리메이크 작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로 2차전 또한 압승을 예언했었는데요. 초반이긴 하지만, 예상과 조금 다름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 뒤바뀐 'K'와 'S'
선방을 날린 드라마는 150억 대작에 <그 겨울, 바람이 분다>, <괜찮아 사랑이야>를 연출한 김규태 피디의 <달의 연인>이 아닌, <구르미 그린 달빛>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지난 1차전의 <닥터스>vs<뷰티풀 마인드> 와는 전혀 반대된 상황이죠. 그럼, 지금부터 수많은 화제를 쏟아내고 있는 드라마 <달의 여인 - 보보경심 려>의 '판타지한 고려'로 떠나볼까요?
'달의 연인'은 고려 태조 이후 황권 경쟁 한복판에 서게 되는 황자들과 개기일식 날, 고려 소녀 '해수'로 들어간 현대 여인 고하진이 써내려가는 사랑과 우정, 신의의 궁중 트렌디 로맨스입니다.
◈ <달의 연인>의 원작
현재 5회까지 방영된 <달의 연인>은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중국을 대표하는 작가 동화의 소설 보보경심이 이 드라마의 원작 소설입니다. 중국 국민드라마로 불릴 만큼 사랑받았던 이 드라마가 설정한 줄거리는 판타지인데요. 교통사고로 정신을 잃은 여주인공이 300년 전 청나라 강희제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탄생하게 되고 황실권력(皇權)을 둘러싼 정치적 암투에 휘말린다는 스토리입니다. 한국 드라마로 리메이크 되면서 작품의 배경이 고려시대로 변경된거죠.
◈ 달의 연인만의 매력
달의 연인에는 구그달이 결코 따라올 수 없는 차별점이 있습니다. 그들이 사는 세상과 그 겨울, 바람이 분다를 연출한 김규태 PD의 작품답게 극대화된 영상미가 시선을 끌고 있는데요. 달의 연인에서만 볼 수 있는 몽환적 화면을 엑소가 부른 OST 너를위해 뮤직비디오와 함께 감상해 보시겠습니다.
◈ OST Part1. 엑소의 너를 위해 뮤직비디오
섬세한 연출로 그려낸 고려시대는 보다 화려하고 이국적으로 표현돼 신비로운 한 폭의 수묵화 같은 분위기를 전달했습니다.
◈ 고려판 가을동화
특히 고려판 가을동화라 할 정도로 아름답게 연출된 해씨부인의 마지막 씬은 안타까운 죽음마저 낭만적으로 그려내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는데요.
가을 동화에서 송승헌의 등에 업힌 채 죽음을 맞은 송혜교의 모습이 연상되는 이 장면은 마치 꿈 속인 듯 아련한 영상과 눈 덮힌 하얀 풍경, 그리고 슬픔의 깊이를 담아낸 동공의 흔들림까지 클로즈업으로 표현했습니다.정통 사극엔 없는 이질적 요소인 타임슬립과 21세기 여인 해수의 존재는 극에 자연스럽게 녹아듭니다.1회에서는 21세기 하진이 절벽 물가에서 물에 빠진 남자 아이를 구하려다 영혼이 고려시대 해수몸에 들어가 왕자들 목욕탕에서 나오는 내용이 전개됐는데요.
◈ 몽환적 궁중목욕탕, 다미원의 에피소드
당시 8황자들이 함께 목욕 중이었던 황궁 목욕탕 다미원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달의 연인 속 황족들의 목욕 장소, 다미원에는 어떤 이야기가 숨어 있을까요?시청자들이라면 예상치 못한 이 장면에 눈을 번쩍 떴을 텐데요.복근을 드러낸 채 목욕을 즐기는 황자들의 모습은 물론이고, 다미원의 몽환적인 아름다움도 큰 즐거움입니다.
물 위에 떠다니는 장미 꽃잎과 화려하게 늘어진 커튼, 목욕 후 걸치는 가운까지 온통 레드로 장식된 황후유씨의 개인 목욕탕은 그의 잔인하고 탐욕스러운 성격을 보여줍니다.
다미원은 중국 소설 원작인 작품을 고려시대로 녹여내기 위해 선택한 장치로 제작진이 공들여 만든 세트라고 합니다.고려시대에 존재하고 있었던 목욕 문화에 집중해 다미원이라는 황궁 전용 목욕탕을 만들어냈는데요.
다미원의 오묘한 물빛은 여러가지 입욕제를 섞어 만들어낸 색깔이라고 하네요.표정만으로도 위험한 분위기를 전달했던 황후유씨의 다미원과 장난끼 많은 8황자들의 복근을 감상할 수 있었던 다미원, 정말 인상적인 공간입니다.이제 달의 연인을 이끌어가는 중심 캐릭터 살펴보겠습니다.
◈ 한쪽 눈으로 전하는 불꽃 연기, 왕소 역의 이준기
먼저 반쪽 얼굴만으로도 폭발적 연기를 선보이고 있는 주인공 왕소 역의 이준기입니다.분량 씹어먹는 설레임 미소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데요.
이준기가 맡은 4황자 왕소는 얼굴에 난 상처와 그 상처를 가린 가면은 다른 황자들과는 이질적인 캐릭터를 보여줍니다.
어릴 적 얻은 얼굴의 상처로 부모와 형제들에게 철저히 외면 받아 온 고독한 황자입니다. 어린 나이 친모, 황후 유씨에 의해 상처를 입고 버려진 이 왕소는 스스로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공포의 존재, 늑대개로 자신을 지킵니다.
황자가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를 박탈당한 채 숱한 세월을 보냈던 만큼 그의 외로움과 그리움이 절절해 시청자들의 가슴을 울립니다.
이준기는 눈빛 하나로 이 왕소의 심경변화를 연기합니다.얼굴 가득 피칠갑을 한 채 이글이글 타오르는 눈빛을 통해 그의 내면 가득한 분노를 표현해냈는데요.
그런 그가 해수 앞에서는 경계를 풀고 웃음기 머금은 눈빛으로 변할 때는 마음이 풀어지는 변화를 느낄 수 있습니다.얼굴 한 쪽을 거의 가리고, 눈빛 하나만으로 이런 감정의 교차를 표현해내는 건 역시 이준기가 아니면 힘들 것 같습니다.
◈ 절제된 조용한 목소리의 슬픈 황자, 왕욱 역의 강하늘
다음은 절제된 감정선으로 이준기와 극을 이끌어가는 강하늘입니다. 타인에 상처를 주지 못하고 차라리 자신이 상처를 입으려는 책임감 강한 선한 캐릭터, 왕욱을 연기하는 강하늘 역시 감정을 억누르는 인물입니다. 온화하고 인자한 성품의 그는 정략결혼한 해씨 부인에게 예의를 다했고, 해수를 향한 마음을 멀리하고자 했으나, 해씨부인이 세상을 떠나면서 해수를 두고 왕소와 대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