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광점퍼 준비해도 되려나?

4연승을 거둔 LG가 4위 굳히기에 나섰습니다

일부 팬들의 퇴진 요구에도

흔들리지 않은 선수단과 양상문 감독의 뚝심이

마침내 결실을 맺는 듯 합니다

김기태 감독의 퇴진 뒤

양상문 감독이 지휘봉을 이어받아

극적으로 가을잔치에 합류했던 2014년을

다시 보는 듯 합니다

[잠실=스포츠서울 이환범선임기자] 즐기는 야구로 똘똘 뭉친 LG가 파죽의 4연승을 달리며 4강 굳히기에 들어갔다. 지난 2014년 시즌 초반 꼴찌에서 뚜벅뚜벅 한 계단씩 올라 4강에 골인한 것 처럼 올해도 시즌 중반까지 온갖 역경을 이겨내고 정규시즌 최종 4강 입성에 한 발짝 더 다가가 팀 리빌딩과 성적이라는 두마리 토끼 사냥에 성공하고 있다.

LG는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홈경기에서 선발 류제국의 생애 첫 완봉역투와 양석환 문선재의 홈런을 앞세워 5-0으로 승리했다. 지난 15일 잠실 KIA전 승리를 시작으로 4연승을 달리며 4강 굳히기에 들어간 모양세다. 5위 KIA 역시 한화에 승리해 2.5경기 차가 유지됐는데 남은 경기수가 10~11경기 밖에 안돼 최종 4강 입성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졌다. 마운드의 에이스이자 주장인 류제국은 9이닝을 산발 5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생애 첫 완봉승을 따냈다. 지난 8월 26일 고척 넥센전 이후 5연승을 달리며 팀의 4강 탈환에 선봉장이 됐다. 양석환은 2회 결승 좌월3점홈런, 문선재는 7회 쐐기 좌월 2점홈런을 터뜨려 전날 이천웅의 연장 11회말 끝내기 홈런에 이어 ‘크레이지 모드’를 이어가며 연승 행진에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대반전 디딤돌은 ‘양상문 감독의 뚝심’

LG는 시즌 첫 4월을 4위로 시작했지만 매달 한 계단씩 떨어지더니 7월엔 8위로 추락했다. LG가 하위권으로 처지자 날선 비난이 양 감독을 향했다. 선수기용에 대한 비난도 거셌다. 8월초 외야 관중석엔 퇴진을 요구하는 일부 팬들의 플래카드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양 감독은 흔들림 없이 장기적인 시선을 견지하며 팀을 이끌었다. 팀의 미래를 위해 젊은 선수 발굴에 계속 매진했다.

LG는 올 시즌을 시작하며 이진영 등 베테랑 주축 선수가 떠났고 이병규(9번)는 2군으로 내려갔다. 베테랑이 떠난 자리에 치열한 경쟁이 자리잡았다. 야수조에서 채은성, 이천웅 양석환 등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고 투수조에서는 임정우, 이준형 김지용 등이 주요 전력으로 부상했다. 지난 10년간 LG가 투자하지 않은 단 한가지인 시간 투자에 인내심을 갖고 접근했는데 시즌 막판 그 열매를 확인하고 있다. 8월 16승10패에 이어 9월엔 10승5패를 기록하며 마침내 4위에 입성했다. LG호 선장 양상문 감독이 뚝심을 갖고 방향타를 놓치지 않고 밀어붙인 결과 ‘시간’이라는 마지막 퍼즐이 맞춰지며 성적과 리빌딩 두마리 토끼를 다 잡고 있다.

◇베테랑 끌고, 젊은 파워 밀고

주장 류제국은 18일 삼성전 완봉승을 포함해 5연승을 달리며 시즌 13승을 수확했다. 생애 첫 완봉승에 한국무대 데뷔 후 최다승(13승)이기도 하다. 주장이라는 중책을 맡으면서 팀 성적이 하락할 때는 양상문 감독에게 쏟아지는 비난이 자신을 향한 듯 미안해하기도 했지만 묵묵히 팀을 화합으로 이끌면서 자신도 마운드의 중심으로서 최고의 피칭을 계속하며 상승세의 버팀목이 됐다.

팀의 수호신에서 선발 전환 후 각종 부상과 함께 미운 오리새끼로 전락했던 봉중근도 시즌 후반부터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베테랑다운 관록투로 힘을 보탰다. 타선에서는 박용택이 2000안타를 넘어 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5년 연속 150안타라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시즌 후반 4할에 가까운 맹타로 팀 타선을 견인하고 있다. 또다른 베테랑 정성훈도 2000안타 고지를 밟으며 타선의 한 축을 단단하게 맡고 있다. 이들의 기록잔치는 후배들의 의욕을 고취시키는 긍정적 작용을 한다.

양상문 감독의 뚝심 아래 젊은 영건들도 무럭무럭 성장했다. 새로 마무리를 맡은 임정우는 후반기 세이브 1위를 달리며 LG의 뒷문을 단단히 잠그고 있다. 불펜엔 김지용이라는 새 얼굴이 등장해 강철 허리의 중심이 됐다. 야수진 성장 역시 눈부시다. 김용의는 테이블세터로 확실히 자리매김하며 공격 선봉장이 됐고, 채은성은 LG의 새 해결사로 자리 잡았다. 투수에서 야수로 전향한 이형종, 양석환 등 새 얼굴들이 양상문 감독의 기다림이라는 든든한 지원을 등에 업고 성장해 연일 ‘크레이지 모드’로 잠재능력을 터뜨리고 있다.

◇두마리 토끼 잡은 LG 내년이 더 기대된다

LG가 뒷심을 발휘하며 가을잔치를 향해 순항하고 있는데 뭐니뭐니 해도 그 원동력은 하나로 뭉친 팀워크다. 양상문 감독을 필두로 베테랑과 신인급 선수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밝은 분위기로 똘똘 뭉쳐 LG의 트레이드 마크인 ‘신바람 야구’를 재연하고 있다. 4연승 기간 매일 새로운 영웅들이 출현하며 상승세를 이끌었는데 그 밑바탕엔 포스트시즌 진출에 대한 열망과 함께 이런 즐기는 야구가 단단히 자리잡고 있다.

이날 완봉승을 거둔 류제국은 “개인만의 승리가 아니라 선수단 전원이 잘 해서 이뤄낸 승리다. 완봉승은 프로야구 인생 중 처음이다. 한 번도 해보지 않아 조금은 어색한 승리다”라고 소감을 밝힌 뒤 주장으로서 힘든 부분을 묻는 질문에 “선수들이 원하는 부분, 힘든 부분에 대해 괜찮다고 다독이며 즐겁게 야구하려고 한다”고 말했는데 즐겁게 야구한다는 생각이 선수단 전체에 온전히 스며들고 있다.

양 감독은 “지금처럼 매경기 선수들 모두가 최선을 다한다면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수 있을 것 같다”고 연승 소감을 밝힌 뒤 “오늘도 정말 많은 팬들이 찾아와주셨는데 좋은 경기 보여드려 기분좋고 팬 분들 응원에 감사드린다”고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지난 16일 시즌 100만 관중을 돌파해 프로야구 최초 11시즌 100만 관중 돌파로 최고 인기팀임을 재확인한 LG가 리빌딩과 성적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며 환하게 웃고 있다.

whit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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