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대책도, 재발방지책도 없이 그냥 ‘끝’/ 가습기살균제 청문회에 없는 6가지④

Fact

▲‘폐섬유화’에 한정된 환경부 ‘가습기살균제 피해 조사, 판정위원회’의 조사 기준은 논란의 대상이다. ▲이 기준에 따라 3단계(가능성 낮음), 4단계(가능성 거의 없음) 판정을 받은 피해자들은 정부나 기업의 보상 및 배상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환경보건시민센터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가족 모임’ 등은 “판정 기준을 보완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환경부는 “기준을 당장 넓게 인정을 한다는 것은 사실상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재발방지와 관련해서는 국민의당 김삼화 위원이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의 허점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대책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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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편에서 계속>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는 1~4단계로 분류된다. 환경부 ‘가습기살균제 피해 조사, 판정위원회’로부터 1단계(가능성 확실), 2단계(가능성 높음) 판정을 받아야만 정부로부터 병원비, 간병비, 장례비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3단계(가능성 낮음), 4단계(가능성 거의 없음) 판정을 받을 경우 정부뿐만 아니라 기업으로부터도 보상 및 배상을 받을 수 없다. 현재까지 환경부가 1~2단계로 판정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는 258명(사망 113명)이다. 3~4단계 피해자는 431명에 달한다.

판정 기준 ‘폐섬유화’에 한정에 대한 논란

그런데 정부의 판정 기준에 대해 논란이 있다. 환경부의 기준이 ‘폐섬유화’에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환경보건시민센터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가족 모임’ 등은 “판정 기준을 보완하라”면서 “3~4단계 피해자가 사망할 경우 부검 등을 통해 사망원인을 정밀하게 조사해, 가습기살균제와의 관련성을 추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가습기살균제 사고 진상규명과 피해구제 및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는 이 같은 논란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8월 30일 청문회 2일차에서 의사 출신인 박인숙 위원(새누리당/서울 송파갑)이 3~4단계 피해자 문제를 지적했다.

△박인숙 위원; “지금 제일 문제가 3단계 4단계 판정을 받으신 분들이 굉장히 괴로워하고 있거든요. 판정위원회에서 3, 4단계로 했을 때는 이유가 있을 텐데, 3, 4단계 사례를 죽 읽어봐도 기형아가 태어났다, 심장병, 천식, 비염이 생겼다, 지방간이 있다, 폐렴이 있다 이런 것들이에요.”

△홍상범 교수(아산병원); “천식, 비염 관련해서는 폐손상위원회 내에서도 현재 이야기가 많이 되고 있습니다.”

△박인숙 위원;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피해와 일반적 사례가)구별이 될 수가 있나요?”

△홍상범 교수; “구별될 수 있다고 하는 분들이 계시고, 구별할 수 없다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 디베이트(논쟁)이 많은 부분이어서 폐손상위원회에서 최대한 서로 의논해서 그게 만들어져야 될 것 같습니다.”

△박인숙 위원; “3~4단계에서 이렇게 피끓는 호소를 하는 분들은 재판정을 하든가 다시 재상담을 해서 왜 1~2단계가 안되는지, 또 가능하면 조금 더 검사를 해서 1~2단계로 옮겨 갈 수 있는지 그중에서도 특히 심한 분들은 특별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세요?”

△홍상범 교수; “예, 신청하시면 재판정도 하고 있고 면담 요청하시는 경우에는 외래에서 만나서 설명드리고 있습니다.”(2일차 청문회 62쪽)

△정태옥 위원(새누리/대구 북구갑); “3~4등급에 대해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정섭 환경부차관; “말씀하신 것처럼 3~4단계, 지금 현재 기준은 폐섬유화를 전제로 해서 조사‧판정하고 있기 때문에 폐 이외의 부분에 대해서는 1~2단계 판정받기가 쉽지 않다라는 말씀 하시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 부분은 이미 여러 번 지적을 했고, 지난번 정부 내에서도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지적을 해서 폐 이외의 질환에 대해서 판정을 하는 부분들에 대해서는 연구를 하고 있다라는 부분을 말씀드리고요.”

환경부 차관 “넓게 인정한다는 것 쉽지 않다”

이정섭 차관은 다음과 같이 말을 이었다.

“1~2단계, 3~4단계 판정하는 부분들에 대해서는 어쨌든 객관적인 기준이라든가 명백한 증거가 토대로 돼서 판정 기준을 마련한 겁니다. 그 판정 기준을 마련한 것도 정부가 임의로, 자의적으로 한 게 아니고 전문가들의 충분한 검토를 거쳐서 판정 기준을 만든 것이기 때문에 저희가 이 기준을 당장 어떤 부분으로 넓게 인정을 한다는 것은 사실상 쉽지 않다라는 부분을 말씀드립니다.”(3일차 청문회 회의록 77쪽)

이에 대해 정태옥 위원은 “질병적인 인과관계 외에 그때 당시 태아나 환자들이 다른 가능성이 있느냐 없느냐라는 법리적이고 사회학적인 조사까지도 같이 좀 해주시라 그 이야기를 지금 드립니다”라면서 관련 질의를 마쳤다.

이날 청문회에 대해 ‘가습기살균제 참사 전국네트워크’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은 “3~4단계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약속 등을 이끌어내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재발 방지 방안은 있나?

‘제2의 가습기살균제 참사’를 막기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관련 제도와 감시 및 관리의 미비가 비극을 키운 원인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김삼화 위원(국민의당/비례)은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의 허점을 지적했다.

△김삼화 위원(환경부 차관에게); “현재 화평법에서 유해화학물질 함유제품 사전 신고제도가 운영되고 있지 않습니까? 신고기준이 어떻게 되나요?”

△이정섭 환경부차관; “1t 이상 사업자...”

△김삼화 위원; “중량 기준 1t 이상이지요?”

△이정섭 환경부 차관; “예.”

△김삼화 위원; “자료 한번 띄워 볼래요? (영상 자료를 보며) 제품 내에 CMIT/MIT 비중을 보면, 이 분량으로도 지금 사상자가 상당히 나 있는 상태입니다. 그런데 현행 화평법 체제로 한다면 1t로 하면, 가습기살균제 같은 이런 일이 또 발생할 가능성이 없다고 볼 수 있나요?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보여질 수도 있는데 어떻습니까?”

△이정섭 환경부차관; “예, 위원님 말씀이 맞습니다.”

△김삼화 위원; “그러면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뭔가 대응책을 마련하셔야 되지 않습니까?”

△이정섭 환경부차관; “그래서 살생물제에 있어서는 별도로 관리할 수 있는 관리제도 개선방안을 만들어 가지고 추진할 계획이 있습니다.”

△김삼화 위원; “살생물제하고 유해물질하고 같은 뜻은 아니지요?”

△이정섭 환경부차관; “아닙니다. 범위가 더 좁다고 보시면 됩니다.”

△김삼화 위원; “그렇지요. 살생물제가 유해물질보다는 훨씬 범위가 좁은 그런 개념이지 않습니까?”

△이정섭 환경부차관; “예, 그렇습니다.”

△김삼화 위원; “유해물질이 살생물제보다는 더 상위, 넓은 개념인데 그러면 살생물제 관리제도를 도입해도 여전히 유해물질들이 소량이거나 또 살생물질이 아니라는 이유로 관리체제에서 벗어나게 되는 경우는 없을까요?”

△이정섭 환경부차관; “일부 발암성 물질이라든가 일부 고위험 유해물질이 있을 수 있습니다.”

△김삼화 위원; “그런 부분은 어떻게 하실 겁니까?”

△이정섭 환경부차관; “그래서 그 부분까지 같이 포함해서 대책을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3일차 회의록 31~32쪽)

질병관리본부가 가습기살균제와 폐질환과의 연관성을 발표한 지 5년이 지난 시점에도 환경부는 “만들어 나가고 있다”는 ‘면피용’ 답변을 하는 데도 이를 지적하는 위원은 없었다.

새누리당 김상훈 간사 “정부 잘했다” 옹호

이런 상황에서 오히려 정부를 옹호하는 위원이 있었다. 이날 새누리당 위원 중 유일하게 참석했던 김상훈 간사(대구 서구)다.

△김상훈 간사; “저는 이 문제를 굉장히 냉정하고 현실적인 시각에서 바라봐야 된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습니다. 질본에서 가습기살균제가 원인이다라고 밝히고 폐손상위원회가 인과관계를 짚어냈기 때문에 검찰의 수사가 가해업체를 상대로 본격적으로 기소에 들어가고, 속도를 내고 있고 그 뒤에 정부의 여러 가지 치료비, 간병비, 장제비 등등의 지급조치가 이어지고, 지금 계속 그런 상황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특히 검경의 수사에 대해서도 많은 분들이 늑장, 지연 수사라는 이야기를 하고 계신데, 제 입장에서 검찰, 경찰은 임상분석기관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수사기관이기 때문에 피해자들이 입은 피해를 제대로 책임규명하고 거기에 맞는 법원의 판결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인정할 만한 공신력 있는 기관의 결과가 나와줘야 비로소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 우리가 너무 조급한 마음을 갖고 있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3일차 청문회 회의록 33쪽)

김상훈 간사는 관료 출신이다. 1963년 대구에서 태어나 1982년 대구 대건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90년도에 영남대 법학과 졸업과 동시에 제33회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이후 2000년부터 대구광역시에서 중소기업과장을 시작으로 공무원으로 지내다,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대구 서구)으로 당선되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9월 2일, 3일간의 청문회는 막을 내렸다. 증인도 없고, 증언도 없고, 특위 위원들조차 자리를 지키지 못했던 청문회였다. 그 탓에 진상규명은 물론 뚜렷한 피해대책과 재발방지 방안도 내놓지 못했다. 국정조사는 10월 4일까지 계속된다. 남은 시간 동안 청문회에서 이끌어내지 못했던 부분을 얼마나 채워나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⑤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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