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핏_문화] 거기 사직서 내신 분들, 이쪽으로 오세요

배부른 소리가 아니다. 생각이 없는 것도 아니다. 무슨 소리냐고? 몇백대 일의 경쟁률을 뚫고 대기업에 입사했다가, 3년도 채 되지 않아 사표를 내미는 '요즘 젊은 것들' 얘기다.

지난 11일 방송된 SBS 스페셜 <은밀하게 과감하게-요즘 젊은 것들의 사표>가 화제다. 유례없는 취업난과 동시에 신입사원 100명 중 27명이 3년 이내 그만두는 '조기 퇴사'가 새로운 사회현상으로 대두되고 있다. 나 또한 높은 경쟁률을 뚫고 어렵게 좋은 회사에 취직했다가 1년 5개월 만에 사직서를 내민 조기 퇴사자다. 내 주위만 봐도 벌써 두 번째, 세 번째 직장에 다니고 있거나 혹은 해외로 떠난 친구들이 수두룩하다.

사람들이 직장을 떠나는 이유는 물론 제각각이겠지만, 이번 다큐멘터리에 출연한 퇴사자, 퇴사예정자, 퇴사를 꿈꾸는 사람들은 모두 공통분모가 있었다. 바로 이해하기 힘든 '기업문화'다. 호기롭게 입사한 회사에서는 내 능력을 키워볼 기회는 온데간데없이 부장님 지시에 따르기 바쁘고, 주말 산행에, 상습적인 야근에, 쉬고 싶은 날엔 회식까지 강요받는다. 회사가 군대도 아닌데 해병대 캠프에 보내는가 하면, 보고서 좀 잘못 썼다고 인격적인 모독도 서슴지 않는다. 소위 '꼰대질'이다. 이런 생활에 지친 젊은이들은 높은 연봉도 마다하고 은밀하고 과감하게 사표를 던진다.

이 다큐멘터리를 시청한 젊은이들은 당연히 열광했다. 일종의 카타르시스다. 내가 가지고 있는 고민을 다른 사람도 똑같이 하고 있다는 사실에 안도했고, 그러면서도 맘처럼 쉽게 사표를 던질 수 없는 현실에 분기탱천했다. 불난 집에 기름을 붓듯, 다큐멘터리에 등장한 기성세대는 '요즘 것들은 끈기가 없다', '한심하다'고 일갈한다. 내가 회사를 그만둔다고 할 때도 물론 주변에서 같은 말을 했다. '어딜 가나 똑같이 힘든데 왜 그거 하나 못 견디고 벌써 그만두느냐'고.

사실 이 말속엔 어폐가 있다. 기성세대는 흔히 젊은이들의 조기 퇴사 현상을 개인의 문제로 돌리곤 한다. 하지만 '어딜 가나 똑같이 힘들다'는 말은 개인의 문제라기보다는 구조의 문제에 가깝다. 어딜 가나 똑같은 기업문화라면 그게 어째서 개인의 문제가 된단 말인가. 우리는 이제까지 획일화된 교육을 받으며 자라왔다. 지금이야 어릴 때부터 다양하게 진로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자유학기제를 시행하는 등의 시도를 하고 있지만, 실상 대부분 명문대를 졸업해서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어 승승장구하며 적당한 나이에 결혼해서 아이 낳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것을 최고로 친다. 그래서 직급이 벼슬이고, 신입사원도 줄타기를 하느라 눈치를 봐야 하는 기현상이 벌어지는 거다.

그나마 다큐멘터리에 나온 사람들은 사정이 좀 낫다고 해야 하나. 실제로는 사표를 내고 싶어도 낼 수 없는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훨씬 많을 것이다. 용기의 문제일까? 그건 아니다. 막상 청년들이 사회에 나와 하고 싶은 일을 하려다 보면 곧장 열정페이에 부닥칠 게 뻔하다. 창업을 꿈꿔보다가도 실패했을 때를 생각해보면 눈앞이 아찔해져 금방 고개를 가로젓게 된다. 다 사회안전망이 부족해서다. 하늘이 무너지면 솟아날 구멍이 없는 게 현실이니, 부모님들이 '안정된 일자리'를 입에 침이 마르도록 얘기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래도 퇴사를 꿈꾼다면, 혹은 대부분의 사람과는 조금 다른 대안적인 삶을 찾고 있다면 참고하기 좋은 반가운 장치들(완벽하진 않지만)이 꽤 있다.

(Photo CC via <saigerowe> / flickr.com)

퇴사학교청춘상담소 좀놀아본언니들

청년허브

나도 청년활동가로 일하다 보니 경험하기 전에는 알 수 없던 실제 업무의 장단점을 파악할 수 있어 무척 도움이 되고 있다. 같이 활동하는 사람들 중에도 이 경험을 통해 자신의 꿈에 더 확신을 하게 되거나, 혹은 원래의 자리로 다시 돌아가는 경우도 있다. 어찌 됐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과정에서 자신을 되돌아볼 좋은 기회인 것만은 분명하다.

이 외에도 뜻이 맞는 사람들과 아이디어를 나눌 수 있도록 활동비를 지원하는 ‘청년참’, 실제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게 돕는 ‘청년활’, 최소한의 비용으로 사무실을 임대하는 ‘미닫이 사무실’ 등 창업 꿈나무들을 위한 제법 괜찮은 지원들도 많다.

취준생, 직장인, 백수, 그리고 다시 직장인. 솔직히 말하면 이 모든 과정 내내 앞날이 캄캄했다. 남들보다 사회생활을 늦게 시작할까 두려웠고, 이렇게 일만 하다 죽을까 서러웠고, 사직서를 괜히 냈나 자책했다. 하고 싶은 일에 비교적 가까이 다가온 지금도 이걸로 평생 먹고살 수 있을지 불안한 건 사실 매한가지다. 하지만 같이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아 나가려고 노력하는 청년들이 있어서, 또 작게나마 청년들의 꿈을 뒷받침해주는 제도적 장치가 있어 힘을 내본다. 지금도 사직서 파일을 열었다 닫았다 고민하고 있을 수많은 청춘을 응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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