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원 100만명’ 중국조폭 ‘흑사회’ 국내 터잡아/ 외국계 조폭 심층취재①

Fact

▲수사당국은 2000년대 들어 외국계 폭력조직이 잇달아 국내에 들어와, 2007년께 급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검거된 외국인 범죄자 수는 2007년 1만4524명에서 지난해 3만5443명으로 2.4배 이상 늘었다. ▲국내 진출 1호 외국계 폭력조직은 1988년 부산 칠성파와 의형제 결연식(사가스키 의식)을 맺은 일본 야쿠자 ‘가네야마구미’. ▲이후 태국·베트남은 물론 아프리카 범죄조직까지 국내에 진입해 설치고 있다. ▲신흥 해외 조폭 중 가장 ‘악명’을 떨치는 것은 중국조폭 ‘흑사회’로, 조직원이 무려 1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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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단순 폭력을 넘어 조직화하는 추세다. 우리에게 익숙한 일본 야쿠자와 러시아 마피아는 물론, 2000년대 중반 진출한 것으로 알려진 중국 흑사회(黑社會)도 이젠 토착 세력이다. 태국·베트남은 물론 아프리카 범죄조직까지 설친다. 하지만 수사당국은 실체가 없다고 한다. 그만큼 외국계 범죄조직도 지능화·합법화하고 있다는 얘기다. 광고없는 언론 팩트올이 국내 외국계 범죄조직의 실체를 취재했다.

2014년 12월 20일 밤 10시30분, 외국인 근로자가 밀집한 경남 김해시 서상동의 한 주점에서 집단 난투극이 벌어졌다. 부산 사상공단과 김해지역 한림공단에서 일하는 캄보디아인들 간의 ‘칼부림’이었다.

사건의 발단은 조금 거슬러 올라간다. 사건 발생 한 달 전인 그해 11월께 김해지역 캄보디아인이 부산지역 캄보디아인에게 폭행을 당했다. 이에 앙심을 품고 있던 김해지역 캄보디아인 린모(24)씨 등 10여명은 사건 당일 김해를 방문한 윗모(34)씨 등 10여명의 부산지역 캄보디아인들과 만났다. 이들은 서로 정글칼과 각목 등을 휘두르며 집단 패싸움을 벌였다.

이 사건으로 전치3~5주의 상처를 입은 피해자가 수십 명 나왔고, 주동자급인 린씨와 윗씨 등 캄보디아인 5명은 구속(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되고, 단순 가담자로 분류된 온모(22)·리모(24)씨 등 6명은 불구속 입건됐다. 경남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이들에 대해 “평소 무리지어 다니며 세를 과시하는 패거리 폭력배로 행세했다”고 말했다. 폭력조직이라는 말이었다.

日야쿠자 ‘가네야마구미’ 국내 1호 외국계 폭력조직

국내 진출 ‘1호’ 외국계 폭력조직은 일본 야쿠자다. 일본 야쿠자는 1988년 11월 14일 일본 오사카 한 음식점에서 부산 칠성파와 의형제 결연식(일명 ‘사카스키’ 의식)을 맺어 국내에 진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리 사회에 충격을 줬다. 당시 야쿠자 조직은 가네야마 고사부로(재일교포·한국명 김재학) 회장의 ‘가네야마구미’였다.

‘사카스키(酒盃·주배)’ 의식에는 칠성파 두목 이강환씨 등 조직원 14명을 비롯해 최창식씨 등 수원 대표 2명, 광주지역 최대 폭력조직인 ‘국제PJ파’ 두목 여운환씨와 ‘번개파’ 두목 박종석씨 등 전라도 대표 4명을 포함한 한국 측 20여명과 일본 야쿠자 조직원 2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사카스키 의식에는 방송인 강호동씨가 참석했다고 2011년 12월 ‘채널A’가 보도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강씨는 당시 고교 졸업 직전 프로씨름에 데뷔한 신인이었는데 칠성파 일행 중 한명으로 행사에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씨 측은 “일본에서 열린 위문 씨름대회에 참가했다가 단장(김학용씨)이 밥이나 먹자고 해 따라갔던 것”이라며 “그 자리가 어떤 자리인지 몰랐다”고 해명한 바 있다.

러시아 마피아, 2003년 4월 17일 총기 사망사건으로 실체 드러나

러시아 마피아가 국내에 실체를 드러낸 것은 2003년 4월 17일 발생한 총격 사망 사건 때문이다. 당시 부산시 영도구 한 아파트에서 나우모프 바실리(당시 54세)씨는 머리에 수발의 총탄을 맞고 그 자리서 숨졌다. 니콜라이 안드레비치(당시 39세) 씨는 총알 3발이 복부와 허리를 관통하는 중상을 입었다. 함께 있던 가르코플로 알렉세이(당시 27세)는 급히 몸을 피해 다행히 목숨을 건졌다.

숨진 나우모프는 러시아 수산물 수출입회사인 ‘콘코리아서비스’ 대표였고, 니콜라이는 그의 경호원이었다. 하지만, 이는 공식적 직함일 뿐 그들의 실체는 ‘러시아 마피아’였다. 경찰 수사 결과, 나우모프는 러시아 마피아 ‘야쿠트파’의 두목이었으며, 범인은 반대세력인 ‘페트라코프파’의 조직원이었다. 이 총격 사건은 수산물 수출입 이권을 두고 러시아 마피아 간에 벌인 ‘그들끼리의 전쟁’이었다.

당시 부산경찰청은 “경호원은 치명상을 입지 않도록 공격했던 점과 범행에 사용한 총기를 현장에 버리고 간 점, 마스크에 모자, 선글라스로 신원노출을 피한 점 등 범행수법이 러시아 마피아의 ‘불문율’과 닮았다”며 “러시아 마피아가 국내에 실체를 드러내는 순간”이라고 밝혔다.

외국인 폭력조직이 국내에 들어온 건 2000년대 전후이지만, 폭력조직이 다양화하고 급증한 시기는 2007년 전후라는 게 수사당국의 일반적 견해다. 2007년 3월 시행한 중국과 구소련 거주 재외동포 대상 방문취업제 등 개방적 정책기조로 국내 거주 외국인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중국 ‘흑사회’ 조직원만 100만명

경찰청에 따르면 국내 체류 외국인은 2007년 107만여명에서 지난해 189만여명으로 76.6% 급증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 피의자 검거현황을 살펴보면 2007년 1만4524명에서 지난해 3만5443명으로 2.4배 이상 늘었다.

이 시기 중국·베트남·태국 등 동남아 지역 국가는 물론 아프리카 국가의 범죄조직도 진출하게 된다. 일본 야쿠자와 러시아 마피아가 국내에 이미 뿌리를 내린 국제 범죄조직이라면 이들은 신흥 세력인 셈이다. 이 가운데 중국 흑사회(黑社會)가 대표적이다. 흑사회는 중국 본토의 폭력조직을 통칭하는 말로 우리가 쓰는 ‘조폭’과 유사한 호칭이다. 홍콩·마카오에서는 ‘삼합회’(三合會·트라이어드)라 불리기도 한다.

중국은 많은 인구만큼이나 흑사회의 조직 규모도 거대하고 조직원의 숫자도 상상을 초월한다. 상하이를 주무대로 활동하는 청흥방 외 4000여개 조직으로 구성돼 조직원 수가 1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흑사회는 1992년 8월 한·중수교 후 국내에 진출하기 시작했다는 것이 일반적 시각이다. 하지만 이들이 본격적으로 국내에 진출한 것은 2007년 무렵이다.

국내 흑사회의 대표적 조폭이 ‘연변흑사파’와 ‘흑룡강파’다. 처음엔 흑룡강파가 세력을 키웠으나 연변흑사파에 의해 조직이 와해됐다고 알려졌다. 세력이 커진 연변흑사파는 서울 가리봉동·대림동 일대와 경기도 안산시 원곡동 등의 군소 조직을 흡수해 전국 차이나타운을 장악하고 국내 흑사회의 대표주자격이 된다. 현재는 조선족계 흑사회 4∼5개 조직과 한족 출신 흑사회 등 20여 개 분파가 활동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한다.

2007년 전후 외국계 조폭 국내 진출…전문가, ‘연변흑사파’ 등 중국계 조폭 20개파 활동 추정

신흥 외국인 범죄조직의 선발주자가 흑사회라면 후발주자는 베트남·태국·방글라데시 등 동남아 국가 출신 조폭이다. 이들은 아직 ‘패거리’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짐작되지만, 결코 방치할 대상은 아닌 듯하다. 조직원과 자금을 늘리며 무서운 기세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중 눈여겨봐야 할 게 베트남계이다. 베트남계 조폭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주로 경기도 시흥과 안산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활동했다. 하지만 최근엔 호치민·하노이 등 출신지별로 세력을 규합해 대구와 경남 김해 등 전국으로 뻗어나가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전형적인 조폭 성향을 띠기 시작한 것이다.

베트남계 조폭의 대표주자는 ‘하노이’파다. 베트남 북부 하노이 출신이 주축이고 밀입국한 현지 조직원이 불법체류자, 근로자를 규합해 세를 불리고 있다고 한다. 특히 이들은 그 바탕에서 폭력성이 강하기로 유명하다. 한 경찰은 “하노이파는 칼을 잘 쓰고 과격하다. 범행을 자백하면 같은 조직원이 본국의 가족을 해친다고 한다”고 말했다.

베트남계 ‘폭력성’ 강하고…태국계 ‘정글도’ 소지

동남아계 조폭 중엔 태국계도 주목할 만하다. 2010년 5월 결성된 ‘깽야이(큰 폭력)파’와 ‘딸라타이파’ 등 2∼3개의 태국계 폭력조직이 활동 중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들은 주로 경기 화성·광주 등 수도권을 근거지로 삼고 있다. 태국 조폭은 1m가량의 ‘정글칼’을 소지하고 다니는 것이 특징이다.

이 밖에 아시아계 범죄조직으로는 방글라데시·스리랑카·필리핀·파키스탄 출신도 있다.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국가 출신 조폭도 이미 은밀하게 국내에 진출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아프리카계 조폭은 지난 2008년 나이지리아 마약조직 두목 ‘O.C 프랭크’가 경찰에 검거되면서 한때 와해된 분위기였다. 그러나 최근 다시 이태원을 중심으로 활동을 재개했다는 게 떠도는 소문이다.

<②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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