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의 헬싱키 보돔 호수 살인 미제사건

1. 사건 개요

1960년 6월 5일에 핀란드 헬싱키 근교의 보돔 호수에서 3명의 청소년이 살해당하고 1명이 중상을 당한 살인사건이다.

용의자가 3명이나 존재 했으나 모두 알리바이가 성립되어 체포되지 못했다.

2016년 기준 56년 째 범인이 잡히지 않아 사실상 영구 미제 사건이 된 사건이다.

2. 사건 스케치

1960년 6월 4일, 마일리 이르멜리 비에르클룬드(Maili Irmeli Bjorklund, 15세 女), 아냐 툴리키 매키(Anja Tuulikki Maki,15세 女), 세포 안테로 보이스만(Seppo Antero Boisman, 18세 男), 닐스 빌헬름 구스타프손(Nils Wilhelm Gustafsson,18세 男) 4명은 보돔 호수에서 수영과 낚시를 즐긴 후 하룻밤 야영을 하기로 했다.

보돔 호수는 에스포(Espoo) 시의 교외에 있으며, 핀란드 수도 헬싱키에서도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다. 보돔 호수로 놀러간 이 아이들은 늦은 시간인 자정까지 놀다가 잠에 들었고 새벽 2시까지 고작 2시간만 자고 일어나 다시 놀러갔다고 한다. 남자아이들인 세포와 닐스는 낚시를 갔고 여자아이들인 마일리와 아냐는 호숫가에서 물놀이를 하다가 남자아이들이 낚시를 마치고 텐트에 돌아오자 다시 잠이 들었다고 한다.

다음 날인 6월 5일, 이곳에 놀러온 소년 2명이 산책하던 중에 위 4명의 아이들이 타고 온 오토바이를 발견했다. 그들이 오토바이를 가까이서 보려고 다가갔는데 그 오토바이 옆에는 뭉개진 텐트가 있었다. 바로 스웨덴인 2명, 핀란드인 2명으로 이루어진 그 소년, 소녀들이 야영하고 있던 텐트였다. 그런데 그 뭉개진 텐트 밖으로 발이 삐져나와 있는데다, 둔기로 얻어맞은 닐스가 텐트 위에서 피를 흘리며 숨을 헐떡거리는 걸 본 소년들은 깜짝 놀라 곧바로 인근에 위치한 경찰서로 달려가 신고했다. 경찰들이 급히 출동해 텐트 안을 살펴보니 텐트 안에는 참혹한 모습으로 변한 소년, 소녀들의 시체들이 들어 있었다.

이 4명의 소년, 소녀들은 모두 둔기에 얻어맞았는데 오직 닐스만이 중상으로 살아남았고, 마일리와 아냐, 세포는 모두 둔기에 맞아 죽은 채로 발견되었다. 또 이 아이들의 몸에는 칼에 찔린 자국도 남아 있었다. 특히 마일리의 경우는 무려 15군데나 칼에 찔린 흔적이 있었다. 그런데 이 아이들을 찌르고 때리는 데 쓰였을 칼과 둔기는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사망 추정 시각은 6월 5일 새벽 4시~6시 사이로 밝혀졌다.

경찰 조사 결과 텐트는 바깥에서 안으로 찢어진 것이라고 한다. 이로 보아 범인이 소년, 소녀 4명이 야영하고 있는 텐트를 노리고 바깥에서 칼로 찢고 들어오는 식으로 침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닐스와 세포의 신발은 사건 현장에서 약 1km 떨어진 길가에서 발견되었으며 세포의 가죽 재킷을 비롯한 아이들의 몇 가지 소지품은 사라진 상태였다. 그런데 희한한 건 여자아이들의 옷은 전 날 저녁에 텐트 밖에 걸어둔 그대로 있었다는 것이다.

왜 범인은 여자아이들의 옷과 소지품은 건드리지 않고 오직 남자아이들의 옷, 신발, 소지품들만 들고 도망간 것일까?

3. 목격자의 증언들

경찰 측에서는 호수가 유명한 해수욕장 근처에 있어 유동인구가 많기에 목격자를 찾기 쉬울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이 호수가 위치한 곳은 해수욕장에서 안쪽으로 들어가야 하는 다소 호젓한 곳에 있어서 생각보다 사람들의 왕래가 그리 많지 않았다. 그 탓에 목격자들을 찾는 것부터 난항에 빠지기 시작했다. 우선 경찰은 이 사건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닐스 구스타프손에게 범인의 인상착의에 대해 물어봤지만 머리에 심한 충격을 받아 기절한 탓인지 사건이 있었을 때 일어난 일에 대해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이후 사건에 대한 증인이 나왔다. 그녀들은 호수 건너편에 사는 여자 2명인데, 야영지 쪽에서 뭔가가 움직이는 모습을 봤다고 증언했다.

또 근시를 가지고 있는 남자아이 1명의 증언이 있는데 새벽에 살인사건이 일어났을 무렵에 한 금발 남자를 목격했다고 한다. 그러나 더 이상의 목격자들은 나오지 않았다. 목격자들의 증언이 나오지 않자 경찰도 수사를 진행할 방법이 없었으며 딱히 다른 증거도 나오지 않아 사건은 미궁으로 빠져 들어갔다.

결국 경찰은 최후의 방법으로 최면술을 사용했다. 유일한 생존자 닐스 구스타프손과 수상한 금발 남자를 봤다는 증인인 근시 소년에게 최면을 걸어서라도 범인의 몽타주를 만들고자 했던 것이다. 비과학적인 방법을 동원한다는 세간의 비판을 무릅쓰고 경찰은 생존자 닐스 구스타프손에게 최면을 걸었다. 구스타프손은 마침내 한 금발 남자가 텐트를 찢고 쇠파이프로 자신과 친구들을 공격했다는 사실을 기억해 냈다. 그러나 살인자의 다른 뚜렷한 특징은 기억해내지 못했고 일단 구스타프손의 증언을 바탕으로 몽타주를 제작하긴 했지만 금발머리를 한 남자가 한 둘이 아닌 이상 범인을 특징지을 만한 추가 단서가 더 필요했다.

4. 유력한 용의자 1 - 한스 아스만

한스 아스만(Hans Assmann)은 사건이 일어난 보돔 호수 근처 마을에 사는 중년의 독일인 남성이다. 그는 마을 사람들에게 다소 평판이 좋지 않았는데, 그가 KGB에 소속된 소련의 첩보원이라는 소문과 이미 여러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되었기 때문이었다. 그 때문인지 이번 사건에서도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되었다.

용의자로 지목된 결정적인 이유는 사건이 일어난 바로 다음 날인 6월 6일에 헬싱키 외과 병원을 방문했는데, 그 때 그가 때가 낀 더러운 손톱을 하고 있었고 옷에는 피로 보이는 붉은 색 얼룩이 사방팔방으로 튀어 있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그를 치료해준 의사는 아스만이 이 살인사건의 범인이라고 강력하게 의심했고, 다른 근무자들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신경학과 교수 요르마 팔로(Jorma Palo)는 이후에도 이 사건에 관해 3권의 책을 내며 한스 아스만 범인설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전직 경감인 마티 팔로아로(Matti Paloaro)는 아스만을 이 사건 외에도 5건의 다른 살인사건과 관련된 용의자로 보았고, 요르마 팔로와 함께 아스만에 관한 책을 한 권 같이 쓰기도 하였다.

앞서 소년들을 상대로 시행한 최면 수사를 통해 얻어낸 몽타주의 모습과 한스 아스만의 얼굴이 놀라울 정도로 닮았기에 더더욱 의심을 받았으며, 뉴스에 범인 인상착의에 대한 보도가 나간 직후에 금발 머리를 깎았다는 점도 매우 수상쩍었다.

그러나 그에게는 결정적인 알리바이가 있었다. 바로 그가 외도를 하고 있었다는 것인데, 사건 당일도 그는 불륜녀의 집에서 밀회를 즐기고 있었다고 한다. 만일 증인이 불륜녀 뿐이었다면 둘이서 입을 맞춘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지만, 그 날 그 불륜녀의 집에서는 파티가 열렸고 파티에 참석한 사람들마다 한스 아스만이 그 날 자신들과 함께 있었다고 증언하는 바람에 알리바이가 성립되어 결국 풀어줄 수밖에 없었다.

5. 유력한 용의자 2 - 칼 발데마르 윌스트룀

두 번째 유력 용의자는 보돔 호수 일대에서 매점을 운영하는 칼 발데마르 윌스트룀(Karl Valdemar Gyllstrom)이라는 남자다. 그는 캠핑족을 매우 혐오하여 과거에도 캠핑하러 온 사람들을 상대로 폭력을 휘두른 바 있었다고 한다.

그가 용의선상에 오르게 된 이유는 살인사건 직후 자기 집 우물을 메워버린 일 때문이었다. 경찰은 급히 그의 집을 조사했지만 흉기로 보이는 물건들을 하나도 발견하지 못했다. 윌스트룀의 의붓아들은 아마 윌스트룀이 살인을 저지를 때 쓴 흉기 등을 우물에다 버리고 메웠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러나 그 역시 알리바이가 입증되었는데 사건이 일어났을 무렵, 아내와 함께 있었음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윌스트룀은 보돔 호수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9년이 지난 1969년에 호수에 빠져 죽었는데 정황상 자살로 판단되었다.

이상한 것은 1969년에 윌스트룀이 익사한 직후 그의 아내가 9년 전 조사 때, 남편이 자신에게 알리바이 조작을 부탁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이다. 또 윌스트룀의 술 친구 역시 그가 술에 취하면 자신이 보돔 호수에서 애들을 죽였다고 떠들고 다녔다고 진술했다.

이로서 살인범이 윌스트룀으로 밝혀지는 듯 했지만, 문제는 그가 본래 제2차 세계대전 때 머리에 심한 부상을 입은 이후로 횡설수설하는 일이 잦았다는 것이었다. 이 때문에 그가 평소에 자신이 보돔 호수에서 사람을 죽였다고 말하던게 사실일 지 알 수가 없어, 용의선상에서 배제되었다.

6. 유력한 용의자 3 - 생존자 닐스 구스타프손

마지막 유력 용의자는 이 사건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닐스 구스타프손이다. 그가 범인으로 지목된것은, 그의 증언에서 뭔가 이상한 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닐스는 자신이 텐트 근처에서 낚시를 하던 2명을 봤다고 했는데 그 낚시꾼들은 경찰에 자진 출두도 하지 않았을 뿐더러 자신들이 잡은 물고기까지 해변에 버리고 갔다고 한다. 여기서 뭔가 이상함이 느껴졌다.

오랫동안 수사를 하지 않던 경찰은 아마추어 탐정, 추리 마니아 등이 앞다투어 자신들의 주장을 늘어놓자 사건 발발 후 44년이 지난 2004년에 재수사를 진행했고 현장의 혈흔을 통해 닐스가 범인일 가능성이 있음을 지적했다.

기소장에 따르면 사건 발생시 닐스가 세포와 심하게 말다툼을 했으며 술에 취한 닐스가 마일리를 강간하려고 했다는 게 밝혀졌다.

즉, 닐스가 마일리를 강간하려 하니 세포가 마일리를 보호하기 위해 달려들었고, 이에 격분한 닐스가 세포를 칼로 찌르고 몽둥이로 때려 죽였으며 입막음을 위해 마일리와 아냐마저도 죽였을 것이란 뜻이다. 닐스가 범인이라면 살해 동기까지도 입증이 된다.

특히 2005년 재판을 앞두고 닐스가 "일은 이미 벌어졌고 전 15년 형을 받겠지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말은 공식 문서에 적힌 게 아니라 수사관의 기억에서 나온 것이라 증거로 채택되기 힘들었다. 물론 범인이 아니라면 스스로 자신의 형량을 예측한다는 건 있을 수 없다는 점에서 닐스가 범인일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그가 자신의 형량으로 예상한 징역 15년이 살인으로 인한 형량인지 강간으로 인한 형량인지는 해석이 갈릴 여지가 있다.

또 풀리지 않는 건 만일 닐스가 범인이라면 자기 머리에 그렇게 심한 부상을 입힐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는 현장에서 발견되고 약 6~7주 동안 혼수상태에 있다 깨어났는데 자신의 머리를 그 정도 손상이 가도록 때릴 수 있을까?

게다가 닐스와 세포의 신발은 현장에서 1km밖에 떨어졌는데 닐스가 범인이라면 제 신발과 세포의 신발을 버리고 맨발로 1km나 걸어와서 몽둥이로 자기 머리를 내려치고 기절했단 말인가?

그가 자신의 손으로 머리를 쳤다면 대체 그 몽둥이는 어디로 간 것인가?

결국 이런 의문점들 때문에 용의자 닐스 구스타프손도 무죄로 풀려나게 되었다. 정신적 피해 보상으로 44,900 유로도 지급되었다.

그리고 경찰들이 지목한 3명의 용의자 모두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음이 밝혀지면서 미제 사건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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