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 집값만 오르고…전세대란, 서민경제는 '지뢰밭'

박근혜 정부 4년 차,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역대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직전 최고치는 2010년 3월 3.3㎡당 1848만 원이었으나 올해 6월 3.3㎡당 1853만 원으로 이를 넘긴 것이다. ‘집값을 쏘아올렸다’라고도 표현되는 박근혜 정부는 대선공약부터 부동산 시장의 정상화를 내세웠다. 이후 부동산 경기를 띄우기 위해 세제부터 금융, 재건축 등 전 분야에 걸쳐 규제를 풀며 부양책을 실시한 박근혜 정부의 부동산 정책 성적표는 어떨까.

부동산114에 따르면 박근혜 정권이 출발했던 2013년도부터 2019년 9월까지 아파트 매매가격은 초반 2013년도를 제외하고는 줄곧 상승세를 기록했다.

연간상승률의 경우 △2013년 -0.08% △2014년 3.28% △2015년 5.97% △2016년 2.10%로 2013년도 직전인 2012년도 3.87%의 하락세를 보였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러한 박근혜 정부는 출범 이후 초기 2년간 주택시장 살리기에 올인하며 부동산 대책만 8번째를 내놓기도 했다. 이 중 부동산 정책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것은 2013년 4·1 대책과 2014년 2·26 대책이다.

2013년 4월 1일 박근혜 정부는 첫 부동산 대책인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시장 정상화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폐지와 주택구입자 양도세 한시 면제, 수직 증축 리모델링 허용 등 굵직한 대책을 대거 쏟아냈다. 이후에도 수도권 주택공급 조절 방안과 주거안정을 위한 전·월세 대책 등 다양한 방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주택시장은 정부의 부양대책에 탄력을 받지 못하고 서울 집값은 단 0.5% 상승에 그쳤다. 서울 아파트 가격은 3.3㎡당 평균 1637만 원에서 1646만 원으로 불과 9만 원 상승에 그쳤다. 반면 전세난은 나날이 가중됐다. 전 정권인 MB정부 당시 초기 2년간 전셋값 상승률은 8.4%에 그쳤지만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19.3%나 증가했다.

그나마 4·1 대책의 일환인 양도세 면제와 취득세 인하 등 주택매매시장의 규제요인이 해소되면서 주택거래량은 2013년도 60만4331건, 2014년도 64만4268건 총 85만2000건으로 전년 대비 15.8% 올랐다. 수도권의 경우 36만3000건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3.5% 증가했다.

이후 2014년 주택임대차시장 선진화방안(2·16)에서 임대소득세 과세방안 마련, 서민 주거비 부담완화 조치 등이 제시됐다. 같은 해 주택시장 활력회복을 위해 주택담보대출의 걸림돌로 지적되던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한도를 각각 70%, 60%로 상향 조정했다. 그 결과 2014년 연간 총 주택 매매거래량은 100만5173건을 기록하며 2006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당시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주택시장 정상화 대책(7·24)과 주택시장 활력회복 및 서민주거 안정 강화방안 등에 따라 시장 활성화의 기대감과 매매가격 회복세에 따른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역대 최고 주택 거래량을 기록했던 2014년에도 박근혜 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쏟아져 나왔다. 2·26 임대차 선진화 방안부터 7·24 부동산대책 및 경제 활성화 대책, 수도권 그린벨트 해제 공공택지 전매제한 완화와 민영주택 청약 가점제 사실상 폐지 내용을 담은 9·1 부동산 대책이 나왔다. 특히 부동산 3법(분양권 상환제 완화, 초과이익제 폐지, 재개발 다주택자 분양 허용) 연내 처리 합의를 담은 12·23 대책을 펼치면서 부동산 시장의 ‘대못’이 뽑히며 재개발·재건축 수혜 기대감이 높아졌다.

이 같은 규제 완화는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가져오면서 2015년 한 해에는 주택매매거래가 119만3691건에 이르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도권의 주택매매거래량은 전년 대비 32.4% 증가했으며 특히 서울지역의 증가율은 49.5%에 이르렀다. 이와 함께 분양시장에도 꽃이 피면서 같은 해 아파트 분양물량은 전년 대비 55.8% 증가한 51만6000가구로 5년간 승인 물량 평균치(27만4000가구)의 2배에 육박했다. 부동산 3법 통과로 올해 부동산 시장이 상승장을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청약제도의 개편으로 수도권의 경우 청약요건이 2년에서 1년으로 줄면서 투자 목적의 수요자들 진출입이 쉬워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세난이 가중되면서 전세 세입자들이 매매 실수요자로 전환되는 등 매매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했다. 이와 함께 임대주택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 육성정책이 첫선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임기가 시작됐던 2013년도부터 지난해까지만 해도 박근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주택매매 활성화에 집중해 ‘빚 내서 집사라’는 기조를 이어갔다. 그 결과 박근혜 정부에서 가계부채는 가장 많이, 그것도 가장 빠르게 늘어나게 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로 올해 8월까지 늘어난 가계부채는 308조5000여억 원에 이른다. 이명박 정부 5년간 늘어난 가계부채가 298조8000억 원인 것과 비교하면 출범 3년 5개월 만에 이를 넘어선 것이다.

결국 가계부채 해소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박근혜 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도입해 주택담보대출 구조를 기존 변동금리·일시상환 대출에서 고정금리·장기분할 상환 대출로 전환해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대책을 내놓았다. 올 8월 25일에는 기획재정부·국토교통부·금융위원회·한국은행·금융감독원 합동으로 택지 공급을 축소하고 집단 대출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는 내용의 ‘가계부채 대책’을 발표했다. 집단대출과 상호금융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업계로부터는 가계부채 폭증을 막기에는 대책 강도가 턱없이 낮다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공급택지 조절을 통해 집단대출을 막겠다는 계획은 그 효과가 시간을 두고 나타날 수밖에 없는 데다 공급 축소에 따라 부동산 가격이 폭등할 위험도 있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기도 했다.

다만 지난 4년 동안 3~4개월에 한 번씩 부동산 정책을 쏟아냈던 박근혜 정부에 대해 침체된 부동산시장의 거래 활성화를 이끈 점은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박근혜 정부 출범 당시 경제가 워낙 좋지 않은 시기였기 때문에 다양한 거래활성화 정책이 금융위기를 탈피하는 데 도움이 됐다”며 “다만 정부가 시장에 민감하게 반응하다 보니 너무 짧은 시기에 정책들을 쏟아내면서 서둘렀다”고 말했다.

정경진 기자 jungkj@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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