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집을 허물다

그늘 깊던 살구나무집을 허문다 구식 함석모자 간신히 얻어 쓰고도 무덤 속 아버지 헛기침처럼 서 있던 흙벽돌집 어머니 오기에 오래도 버티더니 골다공증 깊은지 맥없이 쓰러진다 무너지는 마루 밑에서 과거에 유폐시킨 내 유년이 햇살에 영사되어 무지개먼지 덮어쓴 채 뿌옇게 걸어나온다 흑백필름 속, 우리 집 가난은 웅덩이에 잠시 고였다 마르는 빗물이 아니다 끊임없이 솟아나는 샘물이어서 그 우물 차올라 넘치는데 어머니 부지런한 날품의 두레박으로 하루 온종일 퍼 올리고 있다 해지는 끝집이라 그 두레질 길고 길어도 끝내 퍼낼 수 없던 그래서 내 어머니 남보다 배로 빨리 늙던 집 그래도 당신의 보름달 항상 환하게 뜨던 그 집이 무너지고 있다 조각난 마루 판대기에 불 지피는 내 곁으로 꾸부정하게 그림자 하나 걸어온다 속 허한 어머니가 옛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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