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브가 분주하다.
지난 8월 현아를 시작으로, 9월 비투비 유닛 비투비 블루, 10월 펜타곤까지 연이어 내놨다. 잠정 휴업 태세를 보였던 지난 7월과 비교하면 놀랄 만한 속도감이다. 불과 3달여 만에 달라진 상황. (성적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올스톱 상황이었던 큐브에 큰 변화가 있었다는 것이 확실하다.
그 변화의 중심에는 홍승성 회장이 있다. 지난달 2일 큐브 엔터테인먼트는 “회사의 한 단계 발전적인 성장을 위한 걸음에 (홍승성 회장이) 큰 힘을 다시 보태주기로 했다”는 보도자료로 그의 재개를 공식화 했다. 제기됐던 수많은 관측이 무의미하게 홍승성 회장은 2달여 만에 돌아왔다. 완전히 자기자리로 복귀했다. 그는 떠날 때와 마찬가지로 돌아올 때도 많은 변화를 동반했다.
# 잘 돌아가고 있나
큐브를 바라보며 첫 번째로 드는 궁금증일 것이다. 대답을 하자면, ‘아마도’다. 이 회사를 지켜보는 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은 늘 같다. 전에도 ‘어떻게든 돌아갈 것’이라고 봤다. 그런데 홍승성 회장이 돌아왔으니 ‘더 잘’ 돌아가야 할 것이라는 기대가 더해졌다.
“홍승성 회장이 있고 그 밑으로 일하는 이사, 실장급 매니저들이 있으니 매니지먼트 팀은 특별히 어려울 것은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에요. 이런 환경이라면 초짜 매니저들도 들어가서 일을 거둘 수 있는 정도라고 보는데.”(가요관계자 A)
“비스트, 포미닛이 이렇게 됐으니 이제 남아있는 친구들이 빵 터트려줘야되는 거겠죠. 그런데 지금 남아 있는 그룹이 비투비, CLC, 펜타곤이라......비투비 부담이 크겠네요. 그런데 지금이에요. 빵 터져야 돼요, 더!”(가요관계자 B)
한 사람의 등장으로 갑자기 극적인 반전이 있을 것이라 기대하긴 힘들다. 다만 회사에 안정적인 분위기가 만들어졌다는 것에는 의미를 둘 만 하다.
# 현재 분위기는?
한 마디로, 현재 큐브의 모습은 반전 드라마 한 편을 보는 듯하다. 쉽게 말해 홍승성 회장은 자리를 비움으로써 ‘홍승성 없이는 큐브가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을 확실히 증명해보였다. 짧은 순간 승리(?)했던 반대편의 입장은 머쓱해졌을 법 하다. 여전히 한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과 상황은 구구절절하게 설명하지 않아도 불편하다.
그와 별개로 최근 큐브의 주가는 연이어 하락했다. 한 때 5000원 이상으로 솟았던 주가가 현재는 3215원(17일 기준)이 됐다. 불안한 주가 추이는 이 기업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불안함으로 볼 수 있다.
그 불안함은 소속 아티스트가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으면서 발생했다. 콘텐츠가 돈줄인 가요기획사에서 ‘콘텐츠가 없다’는 ‘수익이 없다’는 말로 통한다. 큐브가 어느 때보다 왕성하게 움직이는 것에는 이 불안함을 종식 시키고자 하는 의도가 숨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 올스톱은 스톱!
그 결과, 올스톱이 스톱됐다. 현아는 막바지 작업까지 끝난 상황이었고, 현아라는 이름으로 굴러가는 콘텐츠기 때문에 매니지먼트팀의 에너지 할애가 크지 않았다. 본격적인 시동은 펜타곤부터로 볼 수 있는데, 지난 10일 데뷔를 했다.
비록 단독 콘서트로 야심차고 화려하게 첫 선을 보이려던 계획은 무산됐지만, 서울 한강 새빛둥둥섬에서 으리으리한 세트를 동반한 쇼케이스를 열고 데뷔했다. 그리고 가열차게 활동 중이다.
펜타곤과 관련해 주목할 만한 성과는 사실 아직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제 경우 데뷔 1주일 차다. 음원차트 순위권에 진입하는 데에도 실패했다. 폭발력 있는 화력은 아니지만 가요계가 주목하는 보이그룹 중 하나라는 것만은 확실하다.
# 승부처는 11월인가
공교롭게도 지난 석달 간 성적에 의미를 둘 활약을 한 아티스트가 없었다. 위태로운 큐브의 형국과 맞물려 위기의 시간이 지나갔다. 홍승성 회장의 복귀로 재정비된 큐브는 앞으로 남은 3개월에 바짝 재미를 봐야 한다. 시간이 많지 않다.
첫 주자는 비투비다. 포미닛, 비스트가 차례로 재계약을 하지 않으면서 비투비가 소속 아티스트 중 가장 고참급이 됐다.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비투비가 1위 가수 타이틀을 얻은 것이 오랜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데뷔 후 1500여일이 지나 1위의 감격을 맛봤다. 그게 지난 8월, ‘봄날의 기억’ 때의 일이다. 또 최근에 발표한 비투비 블루(유닛) 앨범으로는 이렇다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완전체 화력에 대한 부담감이 커졌다.
큐브의 부흥기를 만들었던 비스트는 큐브를 떠날 분위기다. 그 말은 큐브의 1막이 끝날 것이라는 의미. 큐브의 2막은 누가 이끌어 갈 것인가. 큐브는 어떻게 안정궤도에 오를 것인가. 고비를 넘기니 또 고비가 찾아왔다.
<사진> 큐브엔터테인먼트 제공
임영진기자 plokm02@news-ad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