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정결핍

애정결핍인 사람들이 사랑을 많이 받은 사람들보다 연애를 못하는 것은 그들이 사랑받지 못하는 상태를 더 잘 견디기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반대로 너무 많은 사랑을 받으려고 하기 때문이 아닐까? 김현진 글을 보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까 평소에 김현진이 주장하던 이론과는 완전히 정반대되는 이론인데 이게 굉장히 설득력 있어 보인다. 상실의 시대의 미도리도 애정결핍이라 애인에게 사랑을 너무 많이 바래서 문제였지 않은가. 사랑받지 못하는 상태를 잘 견디는 것은 연애를 잘하는 조건이 아닌 건 맞다. 이건 마츠코만 봐도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랑받지 못하는 상태에 항상 불만족해 있는 것이 연애를 잘하는 조건이 되는 것은 아니다. 사랑을 많이 받은 사람들은 연인에게 사랑을 그렇게까지 많이 받으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그점이 오히려 연애를 잘되게 만드는 것이다. 반면에 애정결핍 환자들은 연인에게 너무 많은 사랑을 요구하므로써 오히려 연인을 질리게 한다. 그리고 가장 결정적으로는 자기자신이 결코 만족을 못한다. 애정결핍 환자의 가장 큰 문제는 사랑받지 못하는 상태를 잘 견딘다는 게 아니다. 오히려 그들의 가장 큰 문제는 타인에게 너무나도 많은 사랑을 바란다는 것이다. 즉 말하자면 어머니나 아버지, 부모에게 받았어야 할 사랑을 연인에게 기대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인 것이다. 생각해보면 저 두 명제는 서로 모순이다. 사랑받지 못하는 상태를 잘 견디는 사람이 어째서 타인에게 너무나도 많은 사랑을 바라기도 하는 사람인 것일까. 그들은 사랑받지 못하는 상태에 익숙해 있으면서도 동시에 엄청난 사랑을 바라는 모순된 상태를 가지고 있다. 그러면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사람은 어떨까. 그들은 사랑받지 못하는 상태를 잘 견디지는 못하지만 대충은 견딜 수 있다. 너무 심하면 헤어지게 되지만 기본적으론 별로 신경 안쓴다. 이게 중요하다. 원한의 인간은 항상 복수를 하는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원한의 인간은 전혀 반응하지 않음으로서 원한을 쌓고 누적시킨다. 마찬가지로 애정결핍 환자들에게 애정을 안주는 것은 그대로 원한이 되서 쌓이는 것이다. 잘 참고 견딘다는 말은 반만 맞는 말이 된다. 그들은 견디면서도 그 견딤을 결코 용서하지 못한다. 잊지 못한다. 이것이 사랑을 많이 받은 사람들과의 차이다. 더욱 결정적인 차이는 결국 바라는 사랑의 양에 있다.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사람은 타인에게 엄청난 사랑을 바랄 정도로 결핍되어 있지않다. 당연히 적당한 양 정도만 바란다. 근데 애정결핍 환자는 김현진이 말했듯이 중앙에 구멍이 뻥 뚫린 도넛이라 엄청난 사랑을 바라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그 엄청난 사랑을 연인이 주지 않는 것에 대해 항상 원망한다. 원한이 쌓이게 된다. 이것이 그들이 연애를 잘 못하는 근본적인 이유다. 그러니까 애정결핍 환자가 연애를 좀 더 잘하게 되기 위해서는 두가지가 필요하다. 1.연인에게 바라는 사랑의 양을 줄일 것. 2.사랑받지 못하는 상태에 대해서 '견디는' 거라고 생각하는 사고방식 자체를 버릴 것. 1번은 지금까지의 얘기로 놓고 보면 당연한 것이고. 2번은 이런 얘기다. 뭐든지 간에 견디지 말라는 거다. 잘 참고 견디는 것이 꼭 강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약한 것이다. 강자들은, 즉 연애로 보면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사람들은, 결코 견디지 않는다. 그들에겐 둘중 하나 밖에 없다. 아무렇지도 않거나(즉 아예 피해화하지 않거나) 혹은 떠나고 망각하는 것.(즉 참지 않는 것) 애정결핍 환자는 연애의 약자들이라 강자들과는 정반대이다. 그들은 피해의식 가득한 채로 상황을 참고 견디면서도 결코 떠나지 못한다. 그래서 결국 원한만 쌓이게 된다. 이것은 기본적으로 1번, 즉 너무 많은 사랑을 바라기 때문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애정결핍 환자들이 피해의식을 느끼지 않을 만큼, 완전히 만족할만큼 사랑을 주는 것은 현대의 연애에선 거의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부모의 사랑을 연인에게 바라는 것은 그저 번지수를 잘못 찾은 것에 불과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애정결핍 환자들은 그런 이유들 때문에 연애를 못하게 되고 연애를 하더라도 그것을 잘 못하게 된다. 혹은 잘못 하게 된다. 여기서 잘못은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사람들이 아니다. 부모처럼 사랑해주지 않는 연인도 아니다. 애정결핍을 극복하지 못하는 자신과, 그 애정결핍을 자신에게 선물해준 부모다. 연인을 욕하는 것은 이들이 연애를 잘 못하는 가장 큰 원인이 된다. 왜냐하면 원래는 욕할만한 것이 아닌데 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피해의식을 느끼는 사람이 항상 피해자인 건 아니다. 오히려 진정한 피해자는 연인 쪽일 수도 있다. 이제와서 부모를 욕해봐야 아무 소용도 없다. 이거야말로 과거에 대한 원한일 뿐이다. 지금은 부모와 사이가 좋다면 더욱 그렇다. 그러니 결론은 하나다. 자기자신을 탓하고 자기자신을 고치는 수 밖에 없다. 사실 그게 꼭 애정결핍 뿐만 아니라 지구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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