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티유 데이’, 왜 안 봐?

여기 ‘팝콘 무비’로서 역할을 다하는 영화가 있다. 팔짱 끼고 앉아 흐린 눈으로 평온하게 감상할 수 있는 최적의 영화다. 액션 블록버스터가 장르지만, 그 어떤 작품보다 편안한 승차감을 자랑한다. 불구하고 좋지 못한 성적에 아쉬움이 앞서 써본다. ‘바스티유 데이’ 영업글을.

# 생각하기 귀찮을 때

복잡한 세상에 지칠 때로 지친 요즘, 영화관에서 만큼은 걱정 없이, 생각 없이 쉬고 싶지 않은가. 그렇다면 해답은 ‘바스티유 데이’다. 한 마디로 ‘킬링 타임’에 제격이다. 영화는 ‘먼치킨 CIA 요원과 소매치기 장인의 도시 구출 36시간’이라는 단순한 플롯 하에 신속하게 진행됐다.

인물 간에는 복잡한 설정도, 필요 이상의 관계 설정도 없다. 뒤통수를 얼얼하게 하는 반전 역시 삽입되지 않았다. 무난한 서사와 단순한 액션 시퀀스가 조화롭게 결합됐을 뿐이었다. 프랑스 독립 기념일, 아나키스트, 부패한 정부, 이중첩자 등의 콘셉트는 무거워 보이지만 가볍게 연출됐다.

감독은 특별한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러닝 타임을 소비하지 않았다. 테러를 소재로 함에도 불구하고 제노포비아에 빠지지도 않았다. 그저 ‘케미’ 좋고, 비주얼 훌륭한 두 남자의 버디 액션을 스크린 속에 펼쳐놓았다. 관객들은 이 기쁨을 편안하게 만끽하면 된다. 품에 안은 팝콘을 우적우적 씹어 먹으며.

# 이드리스 엘바X리처드 매든

그렇다. 이드리스 엘바(션 브라이어 역)와 리차드 매든(마이클 메이슨 역) 두 남자의 훈훈한 비주얼과 찰떡같은 호흡은 ‘바스티유 데이’의 핵심이자 관람의 이유였다. 이들이 콤비를 형성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소요되지 않았다. 관객도 모르는 사이 둘은 언제부턴가 영혼의 파트너가 됐다.

이드리스 에라, 리차매든의 대조적인 외면은 예상 밖의 ‘케미’를 빚어냈고, 가볍게 흩뿌려지는 말장난은 웃음 코드로 사용됐다. 사실 이들에게 훈훈하다는 말보다 더 적합한 건 ‘알콩달콩’이 아닐까 싶다. 그 정도로 이드리스 엘바와 리차드 매든은 커플과도 같은 호흡을 자랑했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두 사람은 ‘킹스맨’의 콜린 퍼스(해리 역)와 태런 애저튼(에그시 역), ‘맨 프롬 엉클’의 헨리 카빌(나폴레옹 솔로 역), 아미 해머(일리아 역)가 형성하는 관계와 흡사하다. 말로 설명하기에는 애매모호한 그 지점의 관계 말이다.

# 맨몸 액션, 묵직하거나 가볍거나

‘바스티유 데이’ 속 액션은 어디에선가 한 번쯤 봤음직한 것들로 구성됐다. 지붕이나 주택가 골목, 재래시장, 광장 등과 같이 액션 영화 속 단골 로케이션은 ‘바스티유 데이’에도 나왔다. 너무나도 전형적인, 밋밋한 클리셰의 반복이 지루함을 야기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았다. 배우들의 차진 연기와 빠른 진행은 특색 없는 액션에 호흡기를 달아줬다.

이드리스 엘바는 거대한 몸집에 걸맞게 무게감이 느껴지는 액션을 선보였다. 거구의 몸으로 파리 시내 곳곳을 누비거나 지붕 위에 올라가 전력질주 하는 등의 장면을 대역 없이 소화해냈다. 극 중 36시간이라는 제한된 시간 안에 액션은 쉴 틈 없이 연속된다. 이드리스 엘바의 육중한 액션과 ‘바스티유 데이’ 특유의 속도감은 클리셰 덩어리 액션 틈 사이에 스며들어 역동성을 만들어냈다.

반면 리차드 매든은 어딘가 허술한 액션을 담당했다. 극 초반 리차드 매든이 일반 시민들을 상대로 벌이는 소매치기 스킬은 왜 안 들키나 생각이 들 만큼 엉성했다. 리차드 매든이 잘 생겨서 봐주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이드리스 엘바가 숱한 위기에도 죽지 않는 불사조 캐릭터로 비현실성을 드러냈다면, 리차드 매든은 현실성을 부각시켰다.

이처럼 영화는 총성이 비처럼 쏟아지고, 피가 여기 저기 흩뿌려지지 않는, 결코 스펙타클하지 않은 액션물이다. 그러나 두 남자가 나름의 방식대로 펼치는 두 가지 버전의 맨몸 액션은 볼거리로 충분했다. 그러니까, 우리는 ‘바스티유 데이’를 봐야 한다. 막을 내리기 전에.

사진 = ‘바스티유 데이’ 스틸

그래픽 = 안경실

김은지 기자 hhh50@news-ad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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