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틸리케, 그리고 슈팅영개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슈틸리케 감독을 믿어야 한다”, “팬들이 이해할 수 있는 인터뷰, 국내리그를 존중하는 행보…”, “잠깐 털려도 자기가 하고 싶은 거 펼쳐보게 진득하게 지지할 필요가 있다.”

필자가 지난 6월 8일 쓴 칼럼 ‘슈틸리케호,여론 체크만큼 플랜과 뚝심도 소중하다’에 달린 주요 포털의 댓글들입니다. 당시 필자는 스페인과의 평가전 대패 뒤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이 진행한 90분짜리 인터뷰 중 “축구 선수가 대학을 왜 가는가” 등 유소년 축구에 대한 언급, “스페인전 직후 쏟아진 기사와 댓글을 접했다” 등 여론 체크에 대한 언급이 아쉽다고 밝혔습니다. 슈틸리케 감독은 축구 디렉터로 온 것도 아니고 한국 축구 홍보대사도 아닙니다.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과 본선까지 치밀한 플랜과 이를 밀고 나가는 뚝심만 있다면 당장의 비판도 감수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었습니다. 여론은 여론일 뿐이다. 언제든 확 바뀔 수 있는 성격의 것들입니다.

4개월이 지난 지금 그 칼럼과 댓글 그리고 독자들 이메일을 보니 만감이 교차합니다. 당시 필자 등 몇몇 언론이 꾸준히 제기했으나 온라인에서 욕만 먹었던 문제점들을 지금 팬들과 네티즌이 제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슈틸리케 감독 이전에 대한축구협회와 협상하다 계약기간이나 세금, 거주지 문제 등으로 결렬된 뒤 베르트 판 마르베이크 감독이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좋은 성적을 내자 ‘재택 근무하면 어떤가. 성적만 좋으면 된다’는 반응이 나오는 것을 보면 씁쓸하기까지 합니다. ‘재택 근무는 한국 축구를 깔보는 짓이다’며 판 마르베이크 감독을 비웃고 슈틸리케 감독의 한국 거주에 극찬하던 이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습니다. 지난해 국제축구연맹(FIFA) 평균 랭킹 111.4위의 팀들을 상대로 승승장구할 때 ‘갓틸리케’로 불리던 슈틸리케 감독은 어느 새 ‘남 탓’을 한다는 의미의 ‘탓틸리케’, 대표팀이 이란전에서 유효슛 하나 기록하지 못했다는 의미의 ‘슈팅영개’로 전락했습니다.

필자가 맞고 누군가가 틀렸다는 주장을 하려는 게 아닙니다. ‘묻지마’식으로 확 달아올랐다가 하루 아침에 훅 꺼지는 여론이 지금의 ‘슈팅영개’ 사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얘기를 하려는 것입니다. 그간 대표팀이 펼친 축구과 슈틸리케 감독의 리더십 곳곳에서 경고등이 울렸음에도 언론과 축구계에서 적지 않게 제기했던 의문점들이 모두 슈틸리케 감독을 흔드는 세력으로 간주된 것이 안타깝습니다. 슈틸리케 감독이 ‘냄비 여론’에 취하지 않고 비판과 문제점을 꾸준히 받아들여 스스로에게 충실한 축구를 펼쳤더라면 아마도 지금보다는 더 좋은 성적과 밝은 분위기에서 내달 우즈베키스탄전을 이끌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듭니다.

지금 한국 축구는 큰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우즈베키스탄을 이길 능력은 충분하지만 어느 누구 승리를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여기에 슈틸리케 감독과 기술위원회는 우즈베키스탄전을 앞두고 ‘동반 책임’을 결의했습니다. 지난 14일 기술위 뒤 “현 기술위가 스마트 프로젝트 등 한국 축구의 대계를 위한 좋은 사업들을 열심히 하고 있는데 슈틸리케 감독에 발목이 잡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는 축구협회 관계자의 발언은 지금 대표팀 현실이 ‘우즈베키스탄은 이기겠지…’란 낙관론에 머무를 수 없음을 알려줍니다. 슈틸리케 감독을 데려온 1차 목표는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서 최소 16강 토너먼트에 들기 위해서입니다. 약체를 줄줄이 이겨 박수받기 위함이 아닙니다. 그 순간까지는 지나친 극찬도, 지나친 비판도 대표팀에 득이 될 것이 없습니다. 냉탕과 열탕을 순식간에 오가는 팬심도 이번엔 반성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축구팀장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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