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비즈업] 삼미 슈퍼스타즈와 말타는 아이, 그리고 주변의 이야기

우리의 슈퍼스타즈는 마치 지기 위해 이 땅에 내려온 패배의 화신과도 같았다. 어느 정도인가 하면 - 오늘도 지고, 내일도 지고, 2연전을 했으니 하루를 푹 쉬고, 그 다음 날도 지는 것이다. 또 다르게는 일관되게 진다고도 말할 수 있고, 어떤 의미에서는 용의주도하게 진다고도 말할 수 있겠으나, 더 정확한 표현을 빌리자면 주도면밀하게 진다고도 말할 수 있고, 쉽게 말하자면 거의 진다고 할 수 있겠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원년부터 85년 해체될 때까지 주로 지기만 하는 야구를 했던 국내 프로 구단을 소재로 한 소설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의 한 구절이다. 이 구단, 삼미 슈퍼스타즈는 슈퍼스타라는 이름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실력 덕에 프로야구 출범 34년이 된 올해까지도 깨지지 않은 전무후무한 기록을 갖고 있는데, 대략 이런 것들이다. 역대 특정 시즌 최저 승률(0.125, 1982년 후반기), 특정팀 상대 최다 연패(OB 상대 16연패), 팀 최다 연패(18연패, 1985년 3월 31일~4월 29일), 시즌 최소 득점(302점, 1982년). 이쯤되면 소설 속 표현처럼 일관되게, 용의주도하게, 주도면밀하게 졌고, 쉽게 말해 거의 졌다고 할 수 있겠다. 승리만을 강요하는 21세기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처럼 프로페셔널하게 지는, 패배의 화신 삼미 슈퍼스타즈를 빌려 소설가 박민규는 다음과 같이 우리들을 위로한다. 1할 2푼 5리의 승률로 세상을 살아가는 모두에게, 그래서 친구들에게. 10년도 더 전에 읽었던 이 구절이 문득 떠오른 건 순전히 필자의 최근 심경 때문이다. 경제신문사에서 약 9년간 기자 생활을 하다가 갑작스레 뛰어든 창업 시장. 기자가 기레기란 소리 안 듣고 돈도 잘 버는 세상이라는 거창한 목표 속에 지난 4월 비즈업을 설립했지만 현실은 말로만 듣던 것보다 훨씬 냉엄했다. 창업 후 도전했던 정부 지원 사업 4개와 미디어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하는 엑셀레이터 1곳에 대한 지원 모두 서류 탈락 , 요샛말로 하면 광탈했다. 공공기관이 발주한 용역 사업 2개에도 도전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시골 출신으로 공부 좀 한다고 유세떨고 다니던 샌님이 세상 쓴 맛을 뒤늦게 안 것 같아 겸연쩍었고, 다른 무엇보다 자존심이 상했다. 웃음으로 이 기분을 치유해보자는 심정으로 이 실패 사례를 와신상담 리스트로 정리, 비즈업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공간에 공개도 해봤지만 뒷맛은 영 개운치 않았다.

그런 필자를 위로한 건 비즈업을 함께 만든 직장 동료와 독자들, 그리고 이 시장을 함께 뒹굴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다음에 잘 하면 되죠. 지금 우리는 잘 해나가고 있어요라고 다독거려준 비즈업의 식구들로부턴 동료애를 느꼈고, 힘내시라, 응원한다고 격려해준 독자들을 통해선 사업을 이어나갈 수 있는 큰 원동력을 얻었다. 이 시장을 함께 뒹굴고 있는 사람들, 그러니까 대한민국의 창업가들로부터 얻은 감정도 색달랐다. 저희와 비슷하네요, 우리 회사의 처음을 보는 것 같아요. (우린) 32번 탈락 등의 댓글에서 필자가 느낀 건 비슷한 실패의 경험을 해본 사람만이 공유할 수 있는 연대감이었다. 그런 실패 따위 기꺼이 감내하자, 함께 이겨내자 등등의 것 말이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 보면 그렇다. 우리의 주변 사람들 대부분이 그렇지 않은가. 이런저런 실패를 하고, 그 실패를 기꺼이 감내하고, 견뎌내고 있지 않나. 실패의 쓴 맛을 더 큰 성공의 발판으로 삼기 위해 와신상담하고 있지 않나. 그래서 떠오른 구절. 1할 2푼 5리의 승률로 세상을 살아가는 모두에게, 그래서 친구들에게.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그저 그런 실패담을 굳이 글의 소재로 삼은 까닭은 어느 말타는 아이와 그의 부모, 그리고 이 두 모녀를 감싸안느라 제 정신을 잃은 권력들의 성공담이 하도 어이가 없어서다. 이들의 성공담은 다양한 사연들을 가진 우리의 실패담과는 달리 오직 하나의 강력한 무기만으로 가능했는데, 그건 바로 뻔뻔함이다. 대한민국 최고 권력을 언니라고 부를 수 있는 능력 말곤 당최 설명할 길이 없는 한 여성의 뻔뻔함. 이런 어머니를 어머니라고 부를 수 있는 능력 말곤 당최 답도 안 나오는 어느 말타는 아이의 뻔뻔함. (벼락을 몇 번을 맞을 확률과 비슷한 우연(이라고 말하는 의혹) 덕에 대한민국 최고 여성 대학이라 불리는 곳을 입학한 그 말타는 아이 말이다.) 또 이런 두 모녀의 벼락 맞을 확률을 모두 우연일 뿐이라고 말하는 대한민국 최고 여성 대학 최고 지성들의 뻔뻔함(며칠 전까지 이 대학의 가장 높은 자리에 앉아 있던 사람은 이 두 모녀 탓에 그 자리를 잃은 순간까지도 우연일 뿐 특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두 모녀와 관련해 하루에도 수개씩 쏟아져나오는 의혹 모두가 파란 지붕을 가리키고 있는데, 그 지붕 아래 사는 대한민국 최고 권력과 그의 보좌진들은 먼 산 보듯, 소 귀에 경 읽듯, 사돈 남말 하듯 하는 그 뻔뻔함 말이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 보면 그렇다. 저 사람들의 성공담이 얼마나 오래 가겠느냐 이 말이다. 대한민국 최고 권력을 언니라 부를 수 있는 사람은 지금까지 나온 의혹만으로도 여생을 편히 보내기 어려워 보인다. 어느 말 타는 아이야 오로지 할 수 있는 게 말 타는 것뿐이어서 제 발만으로 땅을 짚는 일, 그러니까 제 힘만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는 일이 쉽지 않을테다. 파란 지붕 사람들도 1년 후엔 여지없이 자기 짐을 빼야 한다. 즉 지금의 뻔뻔함, 그 유효기간이 딱 1년 남은 셈인데 벌써 쉰내가 풀풀 나는 걸 보니 예정된 시간보다 더 빨리 상할 것 같다. 다른 무엇보다 이들의 인생 어디에 동료애가 있고, 연대감이 있겠는가. 주변에 자기들 위로해주는 사람 하나 없는 인생 어디에 삶의 원동력이란 게 있겠는가. 그런 비루한 인생은 '해도해도 않되는 망할새끼들이나 사는 수법, 왠만하면 비추'다. (뒷끝 작렬 지적질을 첨언하면 '안되는', '웬만하면'이 표준말인데, 저 표현을 리포트에 자랑스레 쓴 어느 말 타는 아이는 그 정도 수준의 문법을 알 리 없는, 그야말로 답이 안 나오는 그저 그런 말을 타는 아이일 뿐이다.) ps. 기독교도는 아니나 '1할 2푼 5리의 승률로 세상을 살아가는 모두에게, 그래서 친구들'과 '뻔뻔함을 유일한 무기로 살아가는 사람들' 모두가 새겨들을 잠언이 있어 여기에 남긴다. 스스로 부유한 체하여도 아무 것도 없는 자가 있고, 스스로 가난한 체하여도 재물이 많은 자가 있느니라.(잠언 13장 7절) /유병온기자 on@bzu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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