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엄마 CEO’로 산다는 것

[대한민국에서 여성 CEO로 산다는 것] 엄마를 위한 방송 ‘맘스라디오’ 김태은 대표 인터뷰

“어느 날 엄마 한 분이 애를 안고 찾아 왔어요. 산후우울증을 겪고 있었는데 우연히 저희 라디오를 듣고 너무 좋아서 하루종일 울었대요. 출산 전에 여행사에서 일을 했었다고 해서 나들이 코너를 맡아 보는 게 어떻겠냐 제안했죠. 그 엄마가 저희 블로그에 쓴 글이 내용도 좋고 마케팅도 잘 되다보니 출판사에서 연락이 왔어요. 책 내자고. 가족들이 난리가 났죠.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었는데 책을 계약했다고 하니. 그렇게 모인 엄마들과 한 몸처럼 일하고 있어요.”

엄마들을 위한 라디오 방송 플랫폼 ‘맘스라디오’의 김태은(39∙사진) 대표는 “엄마들 한 명 한 명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 얼굴이 살아날 때 창업의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그녀 역시 14년간 해오던 방송작가 일을 출산과 육아 때문에 그만둬야 했고, 아이와 단 둘이 남겨진 집에서 깊은 무력감을 경험했던 터라 비슷한 지경에 처해졌다가 다시 자기 삶을 되찾은 엄마들에게 큰 동질감을 느낀다는 것.

“육아를 하면서 방송국 일을 병행할 자신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집에만 있었는데 ‘엄마를 위한 라디오’ 아이디어가 떠오른 다음부터 가슴이 떨리고 행복한 거에요. 자연스럽게 재능 있는 엄마들이 모여 다들 육아하면서 ‘기적적으로’ 방송국을 운영하게 됐어요.”

(맘스라디오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하시면 클릭)

아무리 엄마를 위한 라디오 방송이라 할지라도 사업은 사업. 육아와 병행하기 힘들지 않을까. 김 대표는 아무리 힘들어도 ‘내 일’을 하는 데서 오는 기쁨이 더 크다고 말한다.

“왜 안 힘들겠어요. 아이 어린이집 보내 놓고 그 시간에 바짝 일하고 (함께 일하는 엄마들과) 서로 연락 없다가 애 자는 시간이 되면 단체 메신저에 불이 나요. ‘저 오늘 잠 안자고 일 하려고요’ ‘내일은 어떤 글을 올릴까요’ 하면서. 엄마들이 잠을 못 자도 너무 신나는 거에요. 내가 다시 생산적인 일을 하니까. 놀이터에 가도 당당하죠. ‘지금은 놀이터에서 애랑 놀아주고 있지만 우린 방송하는 엄마들이야’ 하면서.(웃음)”

처음 창업을 하겠다고 했을 땐 “취미로만 하라”며 타박 아닌 타박(?)을 주던 남편도 이젠 대우가 달라졌다. 주변에서 김 대표를 보는 눈길이 바뀌니 자존감도 많이 높아졌다고 했다. “일이 점점 커지니까 남편이 놀라더라고요. 지금은 굉장히 자랑스러워 하고 뒤에서 항상 박수 쳐 줘요. 집에서 매일 애기랑 있다보니 짜증만 늘던 부인이 자신감이 생기니까 격려해주게 되고, 아이들도 엄마를 자랑스러워 해요.”

‘경력 단절’이 아닌 새로운 인생을 찾는 시간

김 대표는 맘스라디오의 실질적인 운영 외에도 팟캐스트 진행 경험을 살려 ‘맘 CEO를 만나다’ 프로그램을 직접 진행하고 있다. 매주 엄마 CEO들을 만나 얘기를 나누다보니 배우는 점도 많고 느끼는 것도 많단다. 그녀가 ‘맘 CEO’들을 보면서 가장 먼저 했던 생각은 ‘진짜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였다.

“출산 전 직업을 잊고, 아니면 그걸 살려도 좋아요. 내가 진짜 잘하는게 뭔지 한 번 깊게 생각해보는 거에요. 그러면서 새로운 것도 배워보고. 창업한 엄마들 보면 취미로 하다가 직업이 되는 경우가 많아요. 저번에 출연했던 어떤 엄마는 원래 디자이너였는데 취미로 떡케이크를 만들다가 KBS에서 상도 받고 이번에 창업했거든요.”

그녀는 경력이 단절된 엄마들이 출산을 계기로 새로운 인생을 설계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 대표가 ‘맘 CEO를 만나다’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된 것도 이같은 취지에서다.

“여자는 출산을 기점으로 진로가 확 바뀌는 것 같아요. 그 전엔 그저 취직이 돼서 직장에 다녔다면 출산 후엔 ‘내가 뭘 잘하나, 뭘 좋아하나’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거죠. 새로 창업을 하기도 하고 책을 내보기도 하고. 그런 엄마들을 보면 너무 훌륭하다고 박수쳐 주고 싶어요. 집에서 혼자 육아하는 엄마들이 ‘나는 뭘 잘하지, 뭘 해볼까’ 이런 생각을 한 번이라도 해봤으면 좋겠어요.”

물론 창업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는 사실은 김 대표 자신이 가장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부분이다. 그녀는 여성들에게 전문 교육을 제공하는 기관이 늘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지금이 과거에 비해 여자들을 대우해 주는 좋은 시대인 건 맞아요. 여성 대표라고 하면 가산점이 있는 경우도 있고 관심도 가지죠. 하지만 거기까지인 것 같아요. 서류 작업 요령, 회계 감사 등 현실적으로 어려운 게 많더라고요. 특히 집에서 애만 키웠던 엄마들은 들어보지 못한 용어도 너무 많고. 그런 부분에서 전문 교육을 해준다던가 멘토링을 해주는 시스템이 더 늘어났으면 해요.”

2015년 기준 ‘산후 우울감을 느껴봤다’는 20~40대 기혼여성은 10명 중 9명. 누구보다 엄마들을 많이 만나는 ‘엄마 CEO’는 집에서 우울감에 빠져있는 엄마들에게 어떤 조언을 했을까. 그녀는 엄마들에게 ‘우선 집 밖으로 나가라’고 말한다.

“오늘도 한 엄마가 찾아왔었어요. 원래 저처럼 방송작가 일을 했던 분이거든요. 그런데 애를 낳고 일을 그만두니 너무 우울한 상태더라고요. 당장 내일부터 밖에 나가서 조조영화 하나 보고, 커피 사 마시고, 동네 한 바퀴 돌라고 얘기해줬죠. ‘내가 왜 그 생각을 못했을까? 너무 우울해서 아무 것도 못했다’며 고맙다고 하더라고요.”

기사/영상편집= 비즈업 김현주 기자 joo@bzup.kr

사진 및 영상 촬영= 비즈업 백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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