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거나 무겁거나, 영화 '걷기왕' 솔직후기 [5분영화겉핥기]

장왕

다들 영화 '부산행'에서 기차에 처음 오른 감염자를 기억하실 텐데요.

'심은경'

영화 볼 때는 몰랐는데, 나중에 그랬다는 걸 알았어요.

이제 그녀의 연기는 자타공인 모두가 인정하는 수준인데요,

어느 역할이건 어색함이 없습니다.

이번에는 허당이지만 순수한 어느 시골소녀의 모습으로 돌아왔더라고요.

저예산 영화임에도 그녀의 존재감 하나 만큼은 대단했는데요,

가볍게 볼 수 있는 영화임에도 그 속의 품은 메시지는 꽤 무거웠습니다.

별 생각 없이 보러 갔다가 깊은 감명을 받고 왔네요.

'걷기왕'

일단 보시다시피 영화는 전혀 자극적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한 소녀의 성장드라마를 보고 온 느낌인데요.

그런 소재나 분위기만 보더라도 흥행을 노린 개봉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럼에도 시나리오도 좋고 그 주제도 의미 있었기에 배우들이 이 영화를 선택했다고 생각합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배우는 단연 ‘심은경’인데요.

이미 스타덤에 오른 그녀가 흥행보다는 작품성을 이번에는 더 고려한 모습입니다.

그 때문인지, 이번에 그녀에게 더 깊이 있는 배우의 느낌이 났네요.

만약 누가 집에서 학교까지 2시간을 걸려 걸어 다닌다면, 무슨 생각이 들까요?

왜? 굳이? 바보 아니야? 미련하네?

영화는 그 물음에 이렇게 답하며 시작합니다.

"멀미가 심해서요."

정말 단순하면서도 귀엽습니다.

그렇죠, 정말 뭐든 타기만하면 멀미가 나니까!

왜 사람들은 멀미가 나서 그렇겠구나, 가 아니라 처음부터 심각하게만 바라볼까요.

여기서부터가 영화의 앙증맞은 질문의 시작입니다.

한편 영화는 만화적인 요소가 톡톡 튀는 매력이 있어요.

배우들의 연기도 풋풋하고 만화(?) 같지만 연출에서도 그 아기자기한 모습이 드러나는데요.

'500일의 썸머'에서 보여준 연출과 언뜻 비슷했습니다.

동화책을 읽는 듯, 한 장 한 장 넘겨보게 되죠.

자연스러운 기승전결로 영화의 이해가 쉬웠어요.

하지만 영화는 보기보다 가볍기만 하지 않습니다.

이야기가 가지고 있는 주제나 문제의식은 꽤나 무겁죠.

보통 공부를 못하거나 관심이 없는 학생들에게 우리는 걱정부터 하게 됩니다.

"그럼 다른 거 잘하는 거라도 있니?"

"너희 나이 때는 열정 빼면 시체야."

"열정만 있으면 뭐든 할 수 있어!"

분명 걱정과 격려의 의도에서 하는 말이지만, 당사자는 부담일 수 있죠.

열정을 생각하기에도 너무 어리고, 하고 싶거나 잘 하는 일을 찾기에도 아직 어리니까요.

주위에서의 그 한마디들이 모여서 결국 한 사람을 조급하게 만들게 되는구나, 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이렇게 영화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요.

영화에 대해서도, 그리고 내가 지금까지 밟아온 길에 대해서도요.

사실 저도 조급한 성격인데요.

주위의 기대와 부축에 앞만 보고 달리는 육상경기를 하고 있지는 않았나 생각이 들었어요.

만약 이런 깨달음 없이 남들의 말에 의해서 달리다 결승선에 다다르면 정말 좋기만 할까요?

나중에 가서, 적어도 그 물음에 답할 수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것이 영화를 꿰뚫는 주제의식이라고 생각이 들었네요.

힘들 때는 천천히 걸어야죠.

빨리 갈 생각이 없으면 걸어야죠.

남이 아닌 스스로 필요에 의해, 우리는 나아가야겠죠.

막상 볼 때는 몰랐는데, 보고 나니까 이런저런 생각들이 머릿속에 떠다녔어요.

영화 자체는 힐링 되고 잔잔하고 편안하지만, 곱씹어보면 볼수록 의미가 남다릅니다.

가볍거나, 무겁거나! 영화를 보시고 한 번 느껴보심이 어떨까 싶네요.

대중적이거나, 흥행 대성공을 기대할만 한 작품은 아니지만

일상의 환기를 가져올 신선한 영화라고 봅니다.

'걷기왕'

영화 ・ 야구 ・ PC게임 ・ 애니메이션
영화를 좋아하는 재리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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