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추락하는 인테르, 진정 답이 보이지 않는걸까?

2010년 여름, 무리뉴가 떠난 이후 인테르의 역사 : 지우고 싶은 흑역사의 연속

국내나 해외에서나 '스페셜 원' 조세 무리뉴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체제 한 보 한 보에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맨체스터에서 새 감독생활을 시작한 지 3개월이 된 무리뉴, 하지만 바람 잘 날 없어보인다. 지난 주말에 있었던 첼시 원정에서 4대0 완패를 당했고, 경기 후 콘테와의 대화에서 불필요한 구설수를 만들어 세간의 조롱거리가 되어버렸다. 리그컵 16강전에서 성사된 맨체스터 더비에서 1대0 승리를 거두었음에도 여전히 그의 얼굴은 근심이 가득했다. 하지만 맨유보다 더 사정이 열악하고 참담한 구단이 있었으니, 바로 무리뉴가 유럽 정점으로 올려놨던 인테르다. 스페셜 원의 지휘 하에 그들은 세리에A 최초로 트레블을 달성하며 이탈리아 반도는 그들의 세상이 될 줄 알았다. 하지만 2010년 여름 무리뉴가 떠난 이후, 네라주리는 아이러니하게도 급속도로 무너졌다. 현재 축구팬들 사이에서 고유명사처럼 쓰이고 있는 '리즈시절' 처럼 '인테르 트레블 시절' 이 탄생할 지경이다. 6년동안, 인테르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2010년 여름, 라파엘 베니테스가 인테르 새 감독으로 부임하면서부터 불행의 씨앗은 시작되었다. 무리뉴가 남겨놓은 유산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던 베니테스는 UEFA 슈퍼컵 우승에 실패함을 시작으로 챔피언스리그에선 가레스 베일의 인생경기라 일컫는 '인테르 vs 토트넘' 이라는 흑역사를 만들어냈고, 리그에서도 7위까지 곤두박칠치면서 결국 경질을 벗어나지 못했다. 다행히 급한 불을 끄기 위해 AC밀란으로부터 레오나르두를 데려오면서 다시 살아나는가 싶었으나, 인테르 구단주였던 마시모 모라티의 다음시즌 선택은 레오나르두가 아닌 장 피에르 가스페리니였다. 반시즌만에 감독이 교체되면서 인테르는 가스페리니 취향에 맞추기 위해 선수 구성과 전술이 또 바뀌게 되어 안정감을 찾지 못했고 선수 기용과 전술 운영에 또다시 취약점을 드러내며 시즌 도중에 또 경질되었다. 인테르는 불과 전 시즌에 범했던 실책을 반복했다. 급한대로 소방수 역할로 클라우디오 라니에리를 감독에 앉혔으나 사태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았고 다시 한 번의 감독교체를 단행하여 프로 감독 경험이 전혀 없는 유안드레아 스트라마키오니를 유스팀에서 끌어올렸고, 가까스로 2011/12 시즌을 6위로 마감했다.

과거의 문제점을 제대로 짚어내는 사람이라면, 같은 실수를 2번씩이나 했으면 그 다음에는 반복하지 말아야하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인테르는 그게 전혀 안됐다. 스트라마키오니 체제로 시작한 2012/13 시즌의 인테르는 그 어떤 것도 장점이 없는 그야말로 이름만 명문인 팀으로 전락했고, 다음시즌 유럽대항전 대회 진출권조차도 따내지 못하면서 사태는 갈수록 심각해져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12/13 시즌에 부상악령까지 팀 내에 퍼져 인테르 선수들 절반 이상이 부상으로 제대로 뛰지도 못했다. 2013년 여름에 인테르의 사령탑이 또 바뀌었다. 이번에는 나폴리 돌풍을 일으켰던 왈테르 마짜리였다. 마짜리는 밀라노로 건너오자마자 마우로 이카르디를 필두로 한 세대교체의 중심이 될 선수들을 영입했고, 모라티 또한 인도네시아의 재벌 에릭 토히르에게 구단 지분의 70%를 넘기는 등 '이번에는 다르다!' 라는 의지를 보였다. 마짜리의 첫시즌은 나쁘지 않았다. 리그 5위로 끝나면서 유로파리그 진출권도 얻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2013/14 시즌이 치뤄지는 동안 인테르의 구심점이 되어왔던 선수들의 이탈조짐이 보였는데, 영원한 네라주리의 남자였던 하비에르 사네티가 은퇴했고, 에스테반 캄비아소와 왈테르 사무엘, 디에고 밀리토 등 인테르의 황금시대에 함께했던 주역들이 떠났다.

베테랑들의 연이은 이탈은 다음시즌 인테르가 또다시 휘청거리게 된 큰 원인이었다. 피치 위에서 선수들의 정신력을 바로 잡아줄 노장들이 없다보니 인테르의 대부분 선수들은 어려운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하는 지 갈피를 못잡고 방황했다. 결정적으로 인테르와 전혀 맞지 않는 마짜리의 3-4-3 전술은 가스페리니 시절보다도 더 악화시켜 결국 2014년 11월에 시즌도중 잘리는 사태를 맞이했다. 매시즌마다 감독 얼굴이 바뀌는 인테르, 과거 인테르의 영광이 될 발판을 다져놓은 로베르토 만치니까지 불러들였다. 하지만 만치니조차도 인테르를 완벽하게 탈바꿈하지 못했다. 수비는 중요한 고비 때마다 스스로 무너져 대량실점이라는 참사를 불러왔고, 중원에서는 경기를 주도할 선수들이 결핍되어 있었다. 리그 4위에 유로파리그 진출로 만족해야만 했다. 게다가 그동안 대책없이 무리하게 선수영입한 여파 때문에 인테르는 FFP에 걸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까지 떠앉게 되었다.

새시대를 선언한 인테르, 이번에는 달라질 수 있을까? 여전히 불안하다

올 여름에도 인테르는 바빴다. 특히나 가장 중요한 소식으로는 1955년부터 60년동안 인테르의 역사와 함께한 모라티 가문이 6월 28일부로 자신들의 남은 지분을 중국 쑤닝 그룹에게 매각하면서 손을 뗐다는 점이다. 쑤닝의 등장과 함께 인테르의 선수 영입전략도 바뀌었다. 구단 인수 때문에 자본이 없는 것을 감안하여 되도록 자유계약으로 데려올 수 있는 선수들(혹은 경험이 있는 선수들)을 노리고 있었으나, 쑤닝이 젊은 선수들을 영입하길 원한다고 밝히면서 링크되거나 타겟이 되는 선수들이 180도 바뀌었다. 이 부분이 로베르토 만치니와의 갈등이 시작된 부분이었고, 결국 이를 빌미로 태업한 만치니는 주세페 메아짜를 떠났다. 인테르는 구단을 지휘할 리더로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에서 아약스 감독을 맡고 있던 오랑예의 전설인 프랑크 데부어를 선택했다.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인테르가 지출한 금액만 무려 1억 1380만 유로, 선수 영입에만 1억 5300만 유로를 사용한 세리에A 디펜딩 챔피언이자 리그 내 라이벌인 유벤투스에 못지 않게 썼다. 하지만 반드시 해야할 수비보강은 실패했고, 방출해야 할 잉여 선수들을 처리하지 못했다. 게다가 프리시즌 도중 감독이 바뀌어 혼선도 생긴 점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막대한 이적자금을 썼기에 그들은 FFP를 어떻게 해서든 피해야만 하는 입장이며, 이번에 위반할 시에는 유럽 대항전 출전 자격 박탈이라는 강한 징계가 기다리고 있다(이미 인테르는 FFP 위반으로 유로파리그에 선수등록 제한 징계를 받고 있는 중이며, 이번에 영입한 주앙 마리우, 가브리엘 바르보사가 유로파 명단에 빠져있는 상황이다). UEFA는 유예기간을 내년 6월 30일까지로 두었고, 네라주리는 이번 겨울이적시장에 대거 방출해야만 하는 입장이기에 자칫했다가 이번 시즌 도중에 핵심선수를 잃을도 있다.

그리고 인테르가 현재 직면한 또 하나의 문제가 현 감독인 프랑크 데부어의 자질 논란이다. 네덜란드에선 명문 아약스를 이끌면서 나름 좋은 평가를 받긴 했으나, 인테르에서는 무색무취의 모습을 보여 10라운드까지 치뤄진 지금 3승 3무 4패로 리그 10위에 기록 중이다. 물론 프리시즌이 끝나갈 무렵에 합류했다는 나름의 변명거리도 있겠지만, 인테르보다 객관적인 전력이 약한 팀들(칼리아리, 아탈란타, 볼로냐 등)에게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으며, 아직까지도 주장인 마우로 이카르디의 득점력에 너무나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며, 코파아메리카 최고의 미드필더(게리 메델)와 유로파리그를 정복한 미드필더(에베르 바네가), 그리고 유로대회에서 빛났던 유망주(주앙 마리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도 크다. 평일 리그경기에서 토리노를 이기면서 한 숨 돌리긴 했으나, 여전히 데부어가 걷는 길은 살얼음판의 연속이다. 삼프도리아 전에서 더 나아진 모습을 보이지 못한다면 인테르는 또 감독이 바뀔 지도 모른다.

새로운 시대를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인테르, 하지만 2010년 여름부터 시즌이 시작할 때마다 감독은 매번 바뀌었고, 불안정한 감독 밑에서 선수들은 제대로 제 기량을 펼치지 못하고 불필요한 선수이동만 많아졌다. 이번시즌 초반까지 지켜봤을 때, 과거의 실수들을 되풀이하는 느낌에서 떨쳐내지 못하고 있지만, 그래도 이번엔 달라지겠지 하는 실낱같은 희망은 여전히 남아있다. 같은 경기장을 쓰고 있는 라이벌 AC밀란은 빈센초 몬텔라로 감독이 바뀐 이후 어느새 리그 4위까지 올라왔는데, 인테르는 과연 부활에 성공할까?

남다른 주관과 철학. 인스타그램 계정 : @j.hyun.coll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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