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핏_비즈니스] 더 나은 민주주의를 위한 디지털 실험

제45대 미국 대통령이 선출됐다. 예상 밖의 선거 결과로 전 세계는 충격과 공포 그 자체였다. 일부는 간접선거와 승자독식이라는 미국의 선거 제도를 비난했다. 이처럼 국민이 선거를 통해 대리인(국회의원, 대통령 등)에게 권한을 위임하는 대의민주주의. 이에 대한 문제점은 지금까지 수없이 지적됐다.

그나마 다행인 건 예전과 달리 스마트폰의 보급과 인터넷의 발달로 국민 개개인은 발 빠르게 사회 이슈를 접하면서 직접 의견을 표출하고 분노할 수 있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인터넷이 대의민주주의 문제를 완화하고 직접민주주의로 가는 도구가 될 수 있을까? 여기 온라인을 통해 입법이나 정책 제안까지 성공하며, 디지털 민주주의를 만들어 가는 플랫폼 3가지를 소개한다.

1. 뉴질랜드의 '루미오'

'목소리가 큰 사람이 이긴다'라는 말이 있다. 목소리가 큰 사람에 가려져 목소리 작은 사람의 의견은 무시되기 일쑤다. 결국, 목소리 큰 사람이 전부이고 그 의견이 합리적인 것인 양 결정이 내려지는 경우가 많다. 이는 비단 정치뿐만 아니라 회사에서, 친구 사이에서도 의사결정을 내릴 때 자주 발생하는 문제다.

루미오의 설립자, 벤저민 나이트도 2011년 뉴질랜드 웰링턴 시위에 참여하며 이런 문제를 목격했다. 하지만 그는 이 시위에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도 찾을 수 있었다. 시위 참가자들은 잔디 광장에 둘러앉아 어떻게 시위를 이어갈지,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논의를 계속했다. 하지만 참가자들은 모든 사람의 의견을 들으며 상호토론했고 협력적인 의사결정을 이뤘다. 이를 행동으로 옮긴 웰링턴 점유 시위는 그 어느 때보다 평화롭게 진행되어 참가자 모두 만족스러워했다. 벤저민 나이트는 이를 계기로 모든 사람이 동시에 이야기해도 그 목소리를 다 들을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 루미오를 만들었다.

루미오는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들이 상호 소통하며 의사결정을 이루도록 도와주는 시스템이다. 루미오에서는 누구든 토론하고 싶은 주제로 대화창을 개설할 수 있다. 주제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읽고 찬성, 반대, 유보, 차단 중 하나를 선택하며 이에 따른 의견을 내놓는다. 토론이 진행되는 동안에 마음이 변하면 자신의 결정을 바꿀 수도 있다. 이런 과정에서 가장 많은 찬성을 받은 논거는 대화창 상단에 노출된다.

루미오는 개발 취지에 맞게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로 누구나 사용 할 수 있다. 2012년 베타버전 출시 이후부터 지금까지 꾸준하게 뉴질랜드를 넘어 헝가리, 스페인 등 전 세계 93개국에서 사용 중이다. 최근에는 스페인의 신예 좌파정당, 포데모스의 온라인 토론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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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아르헨티나의 '데모크라시OS'

"우리는 19세기에 만든 제도에 맞도록 최선을 다하는 21세기 시민이다. 그러나 이 제도는 15세기 정보기술을 기반으로 제정된 거다."

데모크라시OS의 공동창립자, 피아 만치니의 말이다. 아르헨티나의 사회운동가이기도 한 그녀는 21세기를 사는 우리가 백여 년 전 고안된 제도(대의민주주의)와 수백 년 전 개발된 정보기술(인쇄술)에 갇혀 있다고 말하며 그 해결책으로 인터넷에 맞는 민주주의 시스템을 제안한다. 그녀가 제안한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시민은 민주주의 근간이 되는 입법 과정에 참여해 직접 토론과 투표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하지만 기존 정치인들은 이 시스템을 거부했고 그녀는 직접 정당을 만들어 이를 실현하기로 했다.

2012년 데모크라시OS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로 개발됐다. 운영 방식은 간단하면서 명료하다. 온라인을 통해 시민들의 의견을 모으고 그 결과를 그대로 의회에 반영한다. 시민의 투표를 받아서 당의 입장을 정하고, 새로운 법을 제정할 때는 일정 수준의 지지를 받으면 지방 의회에 공식제출하는 방식이다. 이 시스템과 함께 창당한 Partido de la Red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지방선거에 참여해 무려 1%가량의 표를 얻었지만 아쉽게도 의석을 확보하지 못했다.

그러나 데모크라시OS는 2015년 미국 실리콘밸리의 유명한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와이 컴비네이터(Y Combinator)의 지원을 받으며 새롭게 주목받았다. 민주주의 문제를 기술로 해결한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거다. 전 세계에 인터넷 시대의 민주주의를 알리고 있는 데모크라시OS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는 물론 튀니지, 멕시코 연방 정부 등 30여 개국에서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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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핀란드의 '오픈 미니스트리'

국회의 고유권한처럼 여겨지는 입법권은 시민들에게 허용될 수 없는 걸까? 이걸 실현해 나간 곳이 있다. 바로 핀란드다.

핀란드는 2012년 시민이 직접 입법, 발의할 수 있도록 헌법을 개정했다. 시민이 제안한 법안이 6개월 이내에 5만 명(인구의 1.7%)의 지지를 받으면 자동으로 국회에 자동으로 부쳐진다. 하지만 개헌 후에 시민들이 어떻게 입법, 발의에 참여할 수 있는지 그 시스템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이 법은 시행되지 못하고 있었다.

이때 요나스 페카넨은 오픈 미니스트리라는 플랫폼을 개발했다. 시민들은 이곳에 접속해 간편하게 법안을 발의하고 개정 요구를 할 수 있다. 전자서명으로 언제 어디서나 자신의 의견을 표출할 수 있게 되어 정치인들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시민들의 의견을 발견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지난해 한 시민이 제안한 ‘음주운전 가해자 가중처벌법안’은 의회에 부쳐지기도 했다. 앞으로 좀 더 다양한 법안이 오픈 미니스트리를 통해 발의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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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분명 대의민주주의의 폐해를 보아왔다. 후보자일 때 국민에게 내건 공약(公約)은 선거 후 당선인이 되는 순간 공약(空約)이 되어버리는 게 다반사다. 요즘에는 국민이 특정 대리인에게 위임한 권한을 이름 모를 대리인의 대리인이 멋대로 휘두르는 시국을 보고 있자니 정치인의 도덕적 해이를 보려고 투표해왔나 자괴감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도 위에 언급한 해외 여러 선진 사례를 통해 어딘가에서 대의민주주의 문제를 해결하는 시도가 성공하고 있다는 사실에 작은 희망을 보게 된다. 소수의 특권층에게 집중되는 권력이 디지털이라는 기술로 원래의 주인인 국민에게 분산되어 돌아갈 수 있도록 생각의 전환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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