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의사 ‘수십억 리베이트’ 또 적발… 수법은 날로 진화하는데 국회는 ‘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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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사돈관계에 있는 ‘유유제약’이 판매대행사를 위장으로 설립해 10억원 규모의 리베이트를 의사들에게 줬다. ▲‘한국노바티스’는 제약사→ 의약전문지→ 의사의 삼각관계를 이용해 26억원 규모의 리베이트를 제공했다. ▲제약회사의 불법 리베이트 수법이 날로 진화하고 있지만, 국회는 16일 ‘리베이트 처벌 강화법’에 제동을 걸었다. ‘최순실 게이트’로 정신없는 틈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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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대행사를 위장 설립해 비자금 20억원을 마련한 후, 의사들에게 10억원 가량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유유제약 최인석(60) 대표 등 임원 4명을 경찰청 특수수사과(과장 곽정기)가 14일 ‘약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은 서울 보건소와 병원 의사 등 관계자 29명 또한 의료법 위반으로 불구속 입건됐다.

‘유유제약’은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와 사돈관계에 있는 곳이다. 김무성 전 대표의 누나 김문희 용문학원 이사장의 장녀 현일선씨와 유유제약 유승필 회장의 동생인 유승지 홈텍스타일코리아 회장이 부부다.

유유제약, 판매대행사 위장 설립해 ‘불법’ 리베이트 제공

유유제약이 판매대행업체를 위장 설립해 비자금을 조성하기 시작한 것은 2014년 4월부터다. 경찰은 “유유제약 본사에 소속된 영업사원이 개인사업자로 판매대행사를 설립하면, 본사가 해당 업체에 판매대행 수수료를 지급하는 수법을 썼다”고 밝혔다. 판매대행사라는 ‘중간 단계’를 하나 만들어 놓고, 여기에 수수료를 지급한 뒤, 이걸 현금화해서 의사들에게 제공했다는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유유제약이 가짜 판매대행사를 통해 조성한 비자금은 총 20억원 규모다. 이 중 9억 6119만원은 전국 189개 병원, 의원의 의사 등 199명의 주머니로 들어갔다. 자사 전문의약품을 처방해준 169개 병원에 처방액의 15~20%를 주고, 나머지 20개 병원에는 거래를 유지하는 명목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10억은 의사들이, 10억은 직원들이 ‘활동비’로 챙겨

나머지 10억 3881만원은 영업사원이나 임원 및 지점장 등이 ‘활동비’ 명목으로 쓴 것으로 나타났다.

유유제약으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은 사람은 민간 의료기관의 의사 뿐만이 아니다. 서울 소재 한 보건소에서 일하던 의사 A씨는 2014년 4월~2015년 3월까지 유유제약 의약품을 처방한 대가로 월 200만원씩 13차례에 걸쳐 총 2600만원을 받았다. A의사 외에도 5명이 보건소에 소속된 의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들의 ‘갑질’ 행태도 함께 드러났다. 수원시의 개인의원 의사 B씨는 2014년 여름, 유유제약 영업사원에게 자신의 단독주택 마당에 있는 죽은 나무를 뽑아내고, 새 나무를 심게 했다.

다른 의사들은 영업사원에게 청소기를 수리하게 하고, 본인의 차를 정비하게 하거나 세차를 하게 했다. 프린터 토너, 형광등 등을 사오라고 시키기도 했다.

청소기 수리, 자동차 정비도 시켜

과거, 제약사 리베이트 수법은 ‘뻔’했다. 법인카드로 상품권을 산 뒤 이를 현금화해서 비자금을 조성해 의사들에게 전달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그 수법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한국노바티스 역시 ‘색다른’ 방법으로 의사들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해, 지난 8월 검찰에 기소됐다. 의약전문지 5개와 학술지 발행업체 1개 등 6곳에 의약품 광고비 명목으로 181억원을 주고, 이들 매체를 통해 의사들에게 강연료, 학회비 등 명목으로 26억원의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것이다.

이 회사는 제약회사가 학술대회를 지원했거나, 임상시험을 지원한 경우, 또는 견본품을 제공한 경우에는 준 자와 받은 자 둘 다 처벌받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했다.

한국노바티스의 신종 리베이트 수법은 이랬다. 의약품 광고비 명목으로 181억원을 받은 의약전문매체 5곳과 학술지 발행업체가 이 돈을 가지고 호텔 등 고급 식당에서 좌담회 형식의 각종 ‘학술행사’를 열었다. 하지만 이들 매체가 개최한 행사는 리베이트 통로였다.

검찰에 다르면 5개 의약전문지와 학술지 업체가 행사를 위해 한 것은 식당을 예약하거나 좌석에 명패를 부착하는 등의 형식적 업무 뿐이었다. 행사에 참가시킬 의사를 선정하고 접촉해, 자료를 제공하고 리베이트 금액을 결정하는 등의 주요 업무는 모두 한국노바티스가 직접 담당했다.

의약전문지 5개사는 54억~90억 챙겨

이 과정에서 5개 의약전문지도 이권을 챙겼다. 인건비와 수수료를 포함해, 광고비 총액(181억)의 30~50%에 달하는 수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금액으로는 무려 54억~90억원에 달하는 거액이다.

이들 5개 의약전문지는 △청년의사 △메디칼리뷰 △메디칼옵저버 △후생신보 △메디칼미디어 5곳으로 알려졌다. 노환규 전 의사협회장은 지난 8월 9일 트위터에 “해당 의약전문지는 ‘청년의사’입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사건을 담당한 서울서부지방검찰청 정부합동 의약품 리베이트 수사단(단장 변철형)은 지난 8월 8월 △한국노바티스와 △이 회사 문학선 대표이사 등 전현직 임원 6명, △범행에 가담한 의약전문지 5곳과 △5개 매체 대표이사, △리베이트를 받은 허모씨 등 종합병원 의사 15명 △학술지 발행업체 1곳과 △이 업체 대표이사 등 3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출석요구에 불응한 한국노바티스의 외국인 전 대표이사 2명에 대해서는 기소를 중지했다.

‘리베이트 처벌 강화법’… 법사위에서 ‘제동’

제약사의 불법 리베이트 비용은 고스란히 약값에 반영되기 마련이다. 결국 이 부담은 소비자의 몫이다. 유유제약과 한국노바티스 사례를 보면, 환자들의 쌈짓돈이 제약사-의사-영업사원-의약매체 등에 들어간 셈이 된다.

하지만 이같은 불법 리베이트의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긴 의료법 개정안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는 16일 전체회의를 열고, 일명 ‘리베이트 처벌 강화법’으로 불리는 의료법 개정안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법안심사 제2소위로 회부했다.

이 개정안에는 불법 리베이트를 한 의료인에게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겼다. 기존 법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규정했다. 또한 개정안에는 3년 이상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할 경우 ‘긴급체포’를 가능하게 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리베이트 처벌 강화법’은 지난 8월 18일 더민주 인재근 의원이 대표 발의했다. 이 법안에 이름을 올려 ‘불법 처벌’을 강조한 의원 14명은 아래와 같다.

▲더불어민주당; △인재근(서울 도봉갑) △기동민(서울 성북을) 김영진(경기 수원병) △박남춘(인천 남동갑) △박홍근(서울 중랑을) △소병훈(경기 광주갑) △우원식(서울 노원을) △유승희(서울 성북갑) △윤관석(인천 남동을) △윤후덕(경기 파주갑) △이인영(서울 구로갑) △한정애(서울 강서병)

▲국민의당; △주승용(전남 여수을) △최도자(비례)

국회의원들이 의료법 개정안에 ‘딴지’

그러나 일부 의원들은 이같은 의료법 개정안에 딴지를 걸고 나섰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강원 춘천)은 이날 회의에서 “리베이트 처벌을 강화하는 의료법 대안이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되는 게 없는지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당 윤상직 의원(부산 기장군)은 “의사들이 리베이트를 왜 받을까, 근본적인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인명을 치료하는 의사에 대한 불신이 커진다면 결국 국민 모두에게 손해다”라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금태섭(서울 강서구갑),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전남 여수갑) 등도 의료법 개정안을 소위에 회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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