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 들어가면 생길 일

“야, 나 합격했다!!!” 몇 달 전, 친구는 기쁨의 어깨탈골 춤을 추며 대학원 합격 소식을 전했다. 자소서며 텝스, 연구 계획서, 면접까지 준비하더니 고생한 보람이 있었다. “너 붙을 줄 알았다!”, “고오급 백수가 된 걸 축하한다”. 우린 이 나라의 프리미엄 일꾼이 될 친구의 앞날을 축하해주었다.

며칠 전엔 안부도 물을 겸 대학원생이 된 친구에게 연락을 했다. 뭐하냐는 물음에 친구는 “교수님 테니스 하러 가신 동안 일하고 있어ㅎ…”라고 답했다. 마치 계모가 읍내에 놀러 나간 동안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콩쥐의 신세를 보는 듯했다. 친구는 넋두리하듯 대학원생의 애환을 털어놓았다.

1. 읽는 건 20배, 쓰는 건 10배

‘읽고 쓰는 게 일인, 돈 못 버는 직장인’

대학원생의 공부는 ‘셀프’대학원생의 공부는 어디에 수맥이 흐르는지부터 찾아서 직접 우물을 파야 하는 수준내가 뭘 알아야 하는지까지 알아내야 진정 대학원생이라 할 수 있겠다.

Tip.

스스로를 잘 조련(?)하는 법을 터득해야 한다.

2. 버는 건 학생, 쓰는 건 사회인

돈 없기는 대학생 때와 마찬가진데, 쓰기는 사회인처럼 써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

대학원생이면 보통 한두 가지 일은 하는 것 같아요

Tip.

대부분 대학원생들이 그냥 알바보단 과외를 추천했다. 비교적 높은 학력 덕분에 구하기도 수월하고 페이도 쎈 편이라고.

3. 지금 보는 사람들 계속 봐야 해

상상을 해보자. 대학생활 내내 어떤 사람들과 팀플을 해야 하고, 후에 그들과 일도 같이 해야 한다. (소름) 그저 상상일 것 같지만, 대학원생에겐 현실이다.

잘 맞지 않는 사람들과도 우호적으로 지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다.

Tip.

스스로가 먼저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이 돼라

4. 권력자이자, 아버지이자, 스승인 지도교수

지도교수가 대학원 생활을 좌우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학원에서 바이오발효융합학을 전공하는 장철호 씨는 본인은 지도교수를 잘 만난 케이스라며 “전공 특성상 섬세한 작업이 많은데, 지도교수님을 만나 꼼꼼한 성격으로 많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안데르센 동화 같은 훈훈함을 모든 대학원생이 누리는 건 아니다. 낚시 좋아하는 교수님을 따라 낚시터에 끌려가기도 하고, 연락이 안 되는 교수님 때문에 논문 지도도 제대로 못 받는 경우도 있다.

Tip.

누가 좋을지 감으로 정하지 말고, 학회도 들어보고 논문도 읽으면서 최대한 사전조사를 해야 한다

5. 하늘 아래 연구 안 한 주제가 없더라

연구주제 정하기는 까다로운 클라이언트 비위 맞추는 일만큼이나 어렵다. 연구주제는 단순히 ‘내가 하고 싶은 연구’이어선 안 되고, 과장 조금 보태서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만큼 흥미롭고, 학계에 파문을 일으킬 만큼 중요하며 남들이 전혀 생각지도 못한 것’이어야 한다. 비슷한 말로는 ‘모던하지만 고전적으로’, ‘클래식하지만 캐주얼하게’, ‘강렬하지만 은은하게’가 있다.

내가 연구하는 주제로 논문이 계속 나온다. 그걸 넘어서려면 참신한 게 필요한데 대학원 뉴비에겐 쉬운 일이 아니다.

Tip.

첫 연구주제를 고민하고 있다면 리뷰 논문을 읽는 게 큰 도움이 된다

6. 취업 안 돼서 대학원 갔니?

대학원생이라고 했다간 이런저런 오지랖과 도움 1도 안 되는 충고가 돌아오기 때문이다

대학원생이라고 하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취업이 힘들긴 힘든가 보네”라며 위로해 주기도 하고 “너는 돈 많이 들었으니까 꼭 성공해라”라며 성공을 기원해 주기도 한다. 위해주는 사람이 이렇게 많으니 정말 살기 좋은 세상인 듯.

Tip.

오지랖을 부리는 사람은 나를 정말 잘 아는 사람이라기 보다, 명절 때 가끔 보는 친척이나 지나가는 행인1인 경우가 많다. 정말 가까운 사람이라면 처음엔 걱정하더라도, 당신이 노력과 열정을 보이면 언젠간 믿어 주게 되어있다. 진학 시 부모님의 반대가 있었던 장철호 씨는 “처음엔 나이도 많은데 취직하는 게 낫지 않겠냐고 하시더니, 이젠 자랑스러워 하신다”고 말했다.

P.S. 그럼에도 공부하는 이유

그런데도 불구하고 공부를 하는 이유는 결국 공부가 좋아서다

대학원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하는 최양파(가명) 씨는 “문학은 인문학, 철학, 역사 등 함께 배워야 하는 학문이 많다. 학부 때부터 연구에 대한 갈증을 느꼈고 지금의 선택에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대학원에서 역사교육을 전공하는 심예진 씨는 “미래에 가르칠 학생들에게 더 넓은 시각에서 바라본 역사를 가르치고 싶다”고 말했다. 크… 멋지다. 인터뷰하다 대학원 뽐뿌 올 뻔.

Director 김혜원

Illustrator liz

대학내일 빵떡씨 인턴 에디터 choihj906@univ.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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