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Part.2> 를 끝으로, 5년간 잠자고 있던 <해리 포터> 덕후들을 다시 깨우는 영화가 등장했다. 소설 <해리 포터> 원작자인 조앤 롤링은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부터 메가폰을 잡은 데이빗 예이츠와 함께 이야기가 끝나서 새로움을 갈구하던 덕후들에게 일종의 선물을 하고자 스핀오프작인 <신비한 동물사전>을 공개한 것이다.
<신비한 동물사전>이 기존의 <해리 포터> 시리즈와 가장 큰 차이점이 2가지 있는데,
① <신비한 동물사전> 책은 말그대로 <해리 포터> 시리즈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백과사전일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며
② 아예 영화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드는 과정이기에 조앤 롤링이 직접 각본에 참여했다는 점이다.
①,②번의 설명을 덧붙이자면, <신비한 동물사전> 책의 컨셉은 해리 포터의 사전으로 시리즈에 나왔던 동물들에 대한 해리와 론, 헤르미온느 3인방의 낙서들이 군데군데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면, 바실리스크 설명에 해리가 낙서가 고스란히 책에 남아있다. 2001년에 첫 발간했으나, 현재 절판된 상황이라서 <신비한 동물사전> 인기 때문에 재발간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래서 영화로 새로운 내용을 만들기 위해 <신비한 동물사전>의 저자인 뉴트 스캐맨더를 주인공으로 설정하여, 해리 포터 이전 세대인 뉴트 스캐맨더가 살던 시대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는 소리다.
'조앤 롤링이 <해리 포터> 시리즈를 발간하면서 흘린 여럿 떡밥들을 어떻게 회수하여 세계관을 연결지을 것인가?'
1편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역시나 제목에서 유추해볼 수 있듯이 동물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신비한 동물들이 돋보였다는 건, 그만큼 생동감있게 구현해낸 CG능력이 대단했다는 의미와도 같다.
하지만, 1편의 개연성과 등장 인물들의 개성과 관계 등은 이 위대한 CG 구현에 조용히 묻어간 점은 피해갈 수 없다."뉴트 스캐맨더가 잠깐 뉴욕에 들렀다가 간 이야기"
그나마 <해리 포터> 시리즈의 경우에는 총 7편까지 나와있는 원작이 일찌감치 세상에 먼저 등장한 상태였기에, 영화판을 보면서 내가 봐왔던 원작에서 상상한 이미지랑 비교하면서 보는 맛, 감독이 중점적으로 잡은 신이 무엇인지 찾아가는 재미들이 있었다. <신비한 동물사전>이 총 5부작으로 염두하고 제작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1편은 큰 돈을 들여 사람들에게 맛보기용으로 보여준 것 밖에 되지 않는다.
특히 관객들이 영화를 관람하고 난 뒤에 주로 갖는 궁금증들이 그란델왈드, 그리고 크레덴스에 대한 인물 설명과 그 뒤에 어떻게 전개되는가 일텐데, 영화는 자세한 것을 모두 생략했고, 비하인드 스토리는 스크린 밖에서 제작자와 작가의 입을 통해 따로 들어야 할 정도이니, 여간 아쉬운 게 아니다(그들의 말에 따르면 2편의 주인공이 뉴트 스캐맨더가 아닌 다른 인물이라고 하니, 2편을 어떻게 만들지 기대됨과 동시에 걱정되기도 한다).
아무런 배경지식 없이 <신비한 동물사전>을 접하여 관람을 하게된다면 제법 괜찮은 판타지 영화라고 평가받을 수 있겠으나, 5부작 시리즈의 첫 편으로 평가받기엔 원작자가 참여했음에도 다소 빈약한 이야기 전개의 비판을 피해갈 수 없다. 2년 뒤인 2018년 11월에 선보이기로 한 2편에서 데이빗 예이츠와 조앤 롤링은 많은 숙제를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 <해리 포터> 덕후들을 비롯하여 관객들을 납득시킬만한 정답을 찾지 못한다면, <해리 포터> 시리즈만도 못하다는 평가에서 벗어나기 힘들 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