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의 자취를 따라서

[주인공의 여로] 일본, 윤동주의 자취를 따라서

일본에서도 사랑받는 우리나라의 시인, 윤동주.

흔히 문학기행이라 하면, 남아 있는 생가나 문학비 앞에서 사진 몇 장 찍는 여행쯤으로 생각한다. 윤동주의 경우는 다르다. 죽어 박제된 윤동주가 아니라, 윤동주 정신을 공부하고 윤동주처럼 살려는 사람들이 있다. 일본에는 윤동주를 읽고,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하려고 애쓰는 일본인들이 있다.

윤동주의 자취를 따라 교토, 후쿠오카로 떠나본다.

죽어서 교토에서 만난 두 시인, 윤동주와 정지용

1948년 1월에 출간된 윤동주의 유고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초간본에 정지용이 쓴 서문을 보면 윤동주를 전혀 몰랐던 것으로 써 있다. 이 청년이 자신의 집에 왔었던 젊은이라는 사실을 강처중에게 들었을 때 정지용의 충격은 적지 않았을 것이다. 해방 후 경향신문이 창간되었을 때 주필로 있던 정지용은 윤동주 시 「쉽게 쓰여진 시」를 1947년 2월 13일 경향신문 지면에 소개한다.

이날도 몇 개의 꽃다발이며 노트가 놓여 있었다. 겨울에도 따뜻한 교토지만 이날은 조금 쌀쌀했다. 시비 앞 공간이 전보다 넓어졌다.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 두 시인의 시비 앞을 조금 넓게 만들어 놓았단다. 예년에 없던 연못이 조성되어 있었다. 연못 안에는 어른 팔뚝만할까. 잉어들은 팔뚝보다도 커 보였다. 얼지는 않았지만 차갑게 보이는 연못에서 큰 잉어들이 느릿느릿 헤엄치고 있었다. 연못 앞 벤치에 앉아 있다가 문득 정지용이 남긴 글귀가 떠올랐다.

무시무시한 고독에서 죽었구나! 29세가 되도록 시도 발표하여 본적도 없이! … (중략) … 일제 헌병은 동(冬)섣달에도 꽃과 같은, 얼음 아래 다시 한 마리 잉어(鯉魚)와 같은 조선 청년시인을 죽이고 제 나라를 망치었다.

- 정지용, 「서문」, 윤동주 시집 『하늘과 별과 바람과 시』, 정음사, 1948

후쿠오카, 최후의 장소

윤동주가 경성 연희전문으로, 일본으로 유학 간 것은 전혀 다른 환경에 간 것이다. 38학번 윤동주는 숨 막히는 충격을 느꼈을 것이다. 4학년 때부터 시가 완전히 달라진다. 일본에서 송몽규와 함께 책을 읽다가, 1년 동안 옆방 벽에서 도청하던 경찰에 의해 체포되고, 후쿠오카 형무소에 갇히고 이상한 주사를 계속 맞은 후 죽는다. 후쿠오카에서 그 생각을 하니 눈물이 치밀어 올랐다. 혼자 침대에 엎드려 소리 없이 울었다. 마구 엉키고 엉킨 너절한 역사들이 목을 죄었다.

조선인 죄수를 모아놓았던 후쿠오카 형무소 자리에 처음 갔을 때 느끼지 못했는데, 1년 만에 다시 간 지난 토요일, 밤새 윤동주와 송몽규의 신음소리를 환청으로 들었다. 후쿠오카에 눈물처럼 겨울비가 내렸다.

기타하라 하쿠슈와 윤동주

후쿠오카에 가면 빼놓지 말고 가봐야 할 곳은 텐진(天神) 지하철역에 있는 거대한 지하상가이다. 밤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야간 포장마차 거리를 다녀도 좋겠다만, 윤동주가 좋아했었던 일본 시인 기타하라 하쿠슈(北原白秋 1885~1942)의 생가는 꼭 가봐야 한다. 후쿠오카 구치소에서 대략 1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 ‘기타하라 하쿠슈 문학관’이 있다. 두 시인이 머물던 곳은 우연이라 하기엔 신기할 만치 가깝게 위치해 있었다.

윤동주의 자취를 따라서 계속 읽기

광화문에서읽다거닐다느끼다2016
Follow
4.7 Star App Store Review!
Cpl.dev***uke
The Communities are great you rarely see anyone get in to an argument :)
king***ing
Love Love LOVE
Download

Select Collec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