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중심부, 서촌을 아시나요?
청운효자동과 사직동 일대를 지칭하는 서촌은 경복궁의 서쪽이라는 의미도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지 주민들은 세종대왕이 태어난 곳이라는 의미로 세종마을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서촌은 옛 골목의 모습을 그대로 가지고 있으며 아울러 조선시대부터 일제 강점기까지의 흔적들을 찾아볼 수 있어서 아이들과 가족이 함께 하는 역사 탐방 코스로도 최적입니다.
서촌은 옛 골목의 모습을 그대로 가지고 있으며 아울러 조선시대부터 일제 강점기까지의 흔적들을 찾아볼 수 있어서 아이들과 가족이 함께 하는 역사 탐방 코스로도 최적입니다.
보통 경복궁 역에서 올라가는 경우도 있지만 서울 시청 뒤에 있는 프레스센터 앞에서 09번 마을버스를 타는 방법도 있습니다. 마을버스를 타면 종점인 수성동 계곡(水聲洞 溪谷)까지 편안하게 갈 수 있습니다.
조선 선비들과 화가들의 핫 플레이스 - 수성동 계곡
서촌은 조선시대 한양에서 이름난 휴양지인 수성동 계곡을 품고 있습니다.
인왕산 기슭에 있는 수성동 계곡은 조선시대 선비들과 화가들의 사랑을 듬뿍 받던 곳입니다.
보호 난간에 기대서 다리 아래로 흐르는 물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이곳에 서울 한복판이라는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리기 일쑤입니다.
하늘과 바람과 별을 노래하다 - 윤동주 하숙집 터
수성동 계곡을 둘러보고 내려오면 오른편에 벽돌로 만든 3층 건물과 만나실 수 있을 겁니다.
이 건물은 일제가 세운 수탈기관인 동양척식주식회사의 공장 기숙사 건물입니다.
기숙사 건물답게 별다른 장식이 없지만 처마의 벽돌을 반 칸씩 바깥으로 빼서 쌓은 것이 눈에 들어오네요.
이곳에서 조금 더 내려가면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 윤동주가 머물던 하숙집 터가 나옵니다.
1917년 중국 길림성 명동촌에서 태어난 윤동주는 의사가 되라는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연희전문 문과에 입학합니다.
그 시절 윤동주가 거처하던 하숙집은 사라졌지만 그 흔적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빨간 벽돌 담장에 아기자기한 글씨로 적혀있거든요.
담장에는 예전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있어서 잠깐 동안이나마 그 시절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미술관이 된 친일파의 저택 - 박노수 가옥
좁은 길을 씩씩하게 올라오는 마을 버스를 피해 걷다 보면 오른 편에 독특한 2층 저택을 만날 수 있을 겁니다. 이곳이 바로 종로 구립 미술관이자 박노수 가옥이라고 불리는 곳입니다.
대문 입구에서 바라본 저택의 모습은 고풍스럽고 화려합니다.
원래 이 집은 이완용 뺨치는 친일파인 윤덕영이 딸과 사위를 위해 지어준 것으로, 설계자는 조선총독부 건축과에서 일하던 박길룡입니다.
현대 동양화를 대표하는 박노수 화백이 1973년 이 집을 구매하면서 새로운 주인이 됩니다. 박노수 화백은 이곳에서 그림을 그렸고, 2011년 집과 자신의 작품들을 모두 국가에 기증하면서 종로 구립미술관으로 재 탄생하게 됩니다.
친일파가 지은 저택이 화가의 집이 되고, 또 미술관으로 바뀌는 과정은 파란만장한 우리 근대사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소정의 입장료를 내면 내부는 물론 잘 꾸며진 정원도 돌아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