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맛 푸디

도쿄에서의 외식은 대부분 실패로 끝났다. 길 가다 우연히 들어간 음식점도, 맛집이라고 책자에 소개된 집도 하나같이 기대 이하였다. 일본의 '김밥천국'이라고 부르는 요시노야는

스00에서 생각없이 주문한 메뉴는 하필 나또여서 찐득찐득한 알집을 얻은 밥을 먹느라 곤혹스러웠고, 공항에서 먹었던 돈까스는 기름지고 눅눅했다. 차라리 우리나라의 사보텐을 먹는게 낫겠다는 심정이었다. 길가다 생각없이 들른 맛집이나 40년 전통이라는 유명맛집이나 실망스럽기는 거기서 거기. 생각없이 들른 맛집은 우동집이었는데 면은 그런대로 쫄깃했으나 국물이 워낙 달아 맛깔스럽다기보다는 기묘했다. 꽤 유명한 장어집의 장어덮밥은 한 그릇에 4만원이 넘었는데 그 대단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그냥저냥이었다. 이 돈으로 한국에서 장어를 구워 먹었더라면... 하는 자꾸 본전 생각나는 끼니로만 배를 채우고 다니다보니 먹는 쪽으로는 기대를 버리게 됐다.

보장하는 맛은 츠키치 시장에서 먹었던 연어회 덮밥. 그리고 어디서든 간편히 사먹을 수 있는 푸딩. 편의점에서 아무 생각 없이 푸딩을 집었던 건, 그것이 잭팟인줄도 모르고 집은 카드처럼 뜻밖의 기쁨을 선사했다. 입 안에서 터지는 잭팟. 그때의 내 표정은 자신컨대, <고독한 미식가>의 00보다 더 먹음직스러웠다. 혀끝에서 시작된 만족감이 얼굴 전체와 온 몸으로 퍼지는 달달한 기운. 태어날 때만 해도 이렇지는 않았는데, 어느새 딱딱하게 굳은 얼굴이 되어버린 나의 안면근육이 살아움직이기 시작했다. 꿈틀꿈틀, 굳은살 하나없는 문어처럼. 연체동물의 부드러운 움직임을 닮은 미소가 입가에 번졌다. 씨익. 존맛이다.

이어 편의점의 모든 푸딩을 종류별로 집었다. 아까 전 것보다 맛있는 것도 있었고 질이 떨어지는 것도 있었는데 그 차이는 대체로 가격의 차이와 일치했다. 비싼데는 이유가 있다. 편의점 푸딩이 이 정도라면 수제로 만든 푸딩은 어떤 맛일까. 도쿄에서는 편의점 푸딩 밖에 고를 시간이 없어 확인하지 못했지만 한참 후에 다시 들른 오사카의 어느 푸딩집에서 그 맛을 확인했다. 역시나 존존맛. 당연한 얘기지만 한결 부드럽고 고급스럽게 달다. 편의점 푸딩이 다소 러프한 망에 내린 느낌을 준다면 수제푸딩은 촘촘하게 보일듯말듯 연결된 씨줄과 날줄, 그 사이로 점점이 빠져나간 맛이다. 자갈과 모래, 모래와 진흙의 차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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