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이냐 강도냐… 권력남용-강요죄, 언론에도 적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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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컨퍼런스, 포럼, 체육행사, 심지어 사회공헌 사업까지 빙자해 기업으로부터 ‘협찬’을 받아 수익을 챙기는 일부 언론의 작태가 도를 넘고 있다. ▲한국광고주협회 조사에 따르면 회원사(40개사) 전부가 최소 한달에 1회 이상, 언론사 행사에 ‘협찬’을 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자협회보에 따르면 2014년 6월부터 2015년 5월까지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매일경제 한국경제 등 7개 언론사의 행사 개최수를 조사한 결과, 1년간 개최된 행사는 184개로 나타났다. ▲한 기업 홍보팀장은 “최근엔 종편들이 자사 미디어그룹의 신문, 방송, 잡지를 하나의 패키지로 묶은 광고상품을 만들어 영업 중”이라며 “패키지로 묶였으니 단가 상승은 물론이고, 광고를 하고 싶지 않은 매체까지 집행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한 언론계 관계자는 미디어오늘에 “기업을 어르고 달래면 당장 수천만 원에서 수억 씩 떨어지고, 컨퍼런스나 심포지엄 두 번 정도 열면 많으면 100억원 넘게 끌어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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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유착. 정치 권력과 기업간의 부도덕한 밀착 관계를 지칭하는 말이다. 최순실 사태에서 정권의 일부 핵심인사들은 기업을 상대로 돈을 갈취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반대로 일부 기업은 총수 사면이나 세무조사 같은 것으로 소위 ‘맞바꾸기’를 시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최순실판 정경유착’이다.

검찰은 최순실씨와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을 기소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을 공범으로 지목했다. 기업들로부터 각종 기금을 받아낸 것과 관련, 직권남용과 강요 혐의를 적용한 것이다.

정부-검찰-국회-언론 등 국가 시스템 혁신 해야

최순실 사태는 국가 시스템의 붕괴를 의미한다. 이번 사태로 국가 시스템 전반을 대대적으로 혁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 뿐 아니라 검찰, 국회, 언론 등이 함께 바뀌어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권력 남용’과 ‘강요’에 관해서는 언론도 예외일 수 없다.

언경유착. 언론과 기업 간의 부정적 공생 또는 갑을 관계를 의미하는 말이다. 기업과 언론사는 광고라는 매개를 통해 서로 공생 관계로 엮여 있다. 갑을 관계는 다소 애매하다. 기업이 언론사에 광고를 줄 때는 기업이 갑이고 언론사가 을이다. 반면, 언론사가 기업을 ‘조지는’ 기사를 쓰거나 협찬을 강요할 때는 언론사가 갑이고 기업이 을이 된다.

기업이 광고를 통해 언론사를 길들이는 것도 문제지만, 더 심각한 것은 일부 언론사의 이른바 ‘삥뜯기’다. 최근 수년간 주요 언론사의 광고 매출은 급격하게 쪼그라들었다. 위축된 수익을 다수 언론이 다른 방식으로 보전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들 매체들은 각종 컨퍼런스와 포럼, 체육행사를 열고, 심지어 사회공헌 사업까지 빙자해 기업으로부터 협찬을 받아 수익을 챙기고 있다. 협찬은 언론사 입장에서 생존을 위한 방편이라고 주장하지만, 금도를 넘어선 수익챙기기라는 비판이 지배적이다.

펜의 권력 남용한 언론사의 ‘협찬 강요’ 만연

한 대기업의 홍보 담당자는 2일 광고없는 언론 팩트올에 “김영란법의 실시로 포럼과 컨퍼런스 등을 통한 노골적인 협찬 강요는 다소 줄어들지 않겠느냐”면서도 “그동안 벌어들이던 수익을 언론이 쉽게 포기하겠느냐”고 되물었다.

일부 언론사들이 수익 창출로 협찬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뭘까. 서범석 세명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2014년 2월, 한국광고주협회저널에 기고한 글에서 3가지를 꼽았다.

①광고영업의 한계점을 인식하고 주력 영업 전략으로 협찬을 택하고 있다는 것. ②광고회사나 광고 판매 대행사(미디어렙)를 통하지 않고 광고주와 직거래를 하기 때문에 대행수수료가 없어 수익성이 높다는 것. ③협찬에 대한 구체적인 효과 측정이 어려워 언론사가 정하는 가격이 결과적으로 판매가격이 된다는 것 등이다.

그렇다면 실제로 일부 언론사들은 기업에 얼마나 자주 협찬을 요구하고 있으며, 또 한번에 얼마나 많은 금액을 받아가는 갈까. 한국광고주협회는 2013년 7월, 200여 회원사를 대상으로 언론사 협찬 행사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조사 결과는 한달 뒤인 8월 광고주협회저널에 실렸다.

기업들이 협찬 거절 못하는 이유는?

이 조사에 의하면, 응답한 회원사(40개사) 전부가 언론사 행사에 ‘협찬’을 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협찬 횟수는 15건 이상이 42.5%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10~15건(30%), 7~9건(10%), 4~6건(7.5%), 1~3건(10%) 순이었다. 최소 한달에 1회 이상 협찬을 했다는 얘기다.

1회당 협찬금액은 1억원 이상이 8.3%, 1억원 내외가 6.3%로 나타났다. 또 5000만원 미만이 8.3%, 1000만~3000만원이 50%, 500만~1000만원이 27.2%로 나타났다.

협찬이 부담스러우면서도 거절하지 못하는 이유(복수응답)에 대해 회원사 35%는 “‘들춰내기’ 식의 보복성 기사 때문”이라고 했고, 30%는 “지속적인 기사 협박으로 괴롭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회원사들의 협찬 경험이 있는 언론사 행사는 다음 표와 같다.

업체들의 불만은 매우 컸다. 한 광고주는 “6월 한 달간 들어온 협찬 요청이 스무 건이 넘는다”고 했다. 대기업 홍보팀장은 “OO미디어그룹 같은 데서는 모회사 뿐만 아니라 자회사들도 포럼 행사 등을 계속 늘리고 있어 매년 협찬해야 할 행사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요청 금액도 매년 조금씩 올리고 있어 부담이 너무 크다”고 했다.

한국광고주저널은 올해 6월 23일 ‘보이는 광고 포기한 신문, 보이지 않는 광고가 생존 전략?’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언론사의 협찬 행태를 또 다시 꼬집었다.

이 저널은 “신문은 이제 보이는 광고를 포기하고 보이지 않는 광고, 즉 협찬을 그들의 생존 전략으로 잡았다”면서 “편집국 기자들도 특종이나 단독보도가 아닌, 매출 기여도가 높은 기자가 대우 받는 세상이 됐다”고 지적했다. 저널은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돈이 나올 때까지 기사로 조지는 조폭 비즈니스”

<수익 증대를 위해 우후죽순 생겨난 신문사의 포럼, 세미나, 컨퍼런스 등 각종 행사에서 협찬, 티켓 판매, 인력 동원 등이 출입처 기자에게 할당된다. 이런 비즈니스를 원활히 하기 위해 기자들은 평소 출입처에 유리한 기사를 써주고, 출입처 홍보실은 좋은 관계 유지를 위해 ‘보험’을 든다는 명목으로 협찬 비용을 낸다.

그러다 홍보 예산 삭감이나 여타의 이유로 이 좋은 관계가 흔들릴 경우에는 여지없이 ‘돈이 나올 때까지 기사로 조지는 조폭 비즈니스’의 행태가 나온다. 털어도 별다른 먼지가 안 나오면 오너와 오너 집안에 대한 비판, 해묵은 기사 재탕, 낚시성 선정적 제목을 달아 악의적 기사를 확산하는 등 전형적인 유사 언론행위도 서슴지 않는다.>

 

한 기업의 홍보 임원은 “기업들 홍보예산은 몇 년째 동결 내지 삭감되고 있는데, 손 벌리는 매체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면서 “일단 협찬 금액을 억 단위로 불러놓고, 그게 안 되면 천 단위로 네고(협상)를 한다. 그걸로 끝나는 게 아니라, 맡긴 돈 찾아가듯이 ‘나머지 금액은 내년에 도와달라’는 식으로 사전예약을 해놓는다”고 말했다.

 

다른 기업의 홍보팀장은 “아직까지 지상파에서는 신문처럼 광고영업을 위해 방문하는 일은 드물었지만, 최근에는 행사 협찬으로 방문하는 건이 늘고 있다”며 “과거엔 공문만 보냈는데 요즘은 직접 방문하며 압박하고 있어 나중에 지상파 뉴스의 눈치도 봐야하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고 했다.

종편채널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이 기업 홍보팀장은 “최근엔 신문방송 겸영의 종편들은 자사 미디어그룹의 신문, 방송, 잡지를 하나의 패키지로 묶은 광고상품을 만들어 영업 중”이라며 “패키지로 묶였으니 단가 상승은 물론이고, 광고를 하고 싶지 않은 매체까지 집행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고 했다.

“일부 언론사들 포럼으로 장사”

한국광고주협회저널 외에 언론사 협찬의 문제점을 줄곧 지적하고 있는 매체는 기자협회보다. 이 매체에 관련 보도가 실린 것은 2007년부터다. 그해 10월 10일 협회보는 “포럼 참가비를 받는 과정에 기업체를 상대로 ‘강매’를 진행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방송사의 한 관계자는 당시 이 매체에 “일부 언론사가 포럼을 가지고 장사를 하려 해서, 포럼사업자 전체가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협회보는 1년 전인 2015년 5월 25일 ‘언론사 행사 한달 평균 15개… 협찬·섭외 기자에 떠넘겨’라는 제목의 기사에서는 일부 언론사의 행사 현황을 이렇게 보도했다.

“2014년 6월부터 2015년 5월까지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매일경제 한국경제 등 7개 언론사의 행사 개최수를 조사한 결과, 1년간 개최된 행사는 184개로 나타났다.

언론사별로는 경향 8건, 중앙 14건, 한겨레 23건, 매일경제 26건, 조선 26건, 동아 37건, 한국경제 50건이었다. 7개 언론사만 추산해도 한 달 평균 15개의 행사가 열리고 있는 셈이다.”

협회보는 올해 9월 21일 관련 보도를 이어갔다. ‘포럼 참가하려면 300만원 내라?’라는 제목의 기사다. 관련 내용은 다음과 같다.

“언론사들이 주최하는 포럼이나 콘퍼런스 참가 금액이 지나치게 높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공익적 목적을 담보해야 할 포럼이 이익 챙기기 수단으로 전락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매체가 전한 몇몇 언론사별 참가비는 100만~300만원 수준이었다.”

협회보에 따르면 ᐅ경향신문의 경향포럼은 개인 110만원, 법인 330만원(3명까지 입장 가능) ᐅ매일경제의 세계지식포럼은 330만원(일반 참가비) ᐅ조선일보의 아시안 리더십 콘퍼런스 250만원(일반 참가비) ᐅ한겨레의 아시아미래포럼은 120만원(일반 참가비)이다.

참가비가 높은 이유에 대해 한 종합 일간지의 실장은 “연사 초청에 드는 비용이 상당하다. 유명한 연사가 와야 포럼의 규모나 수준도 올라가는데 그런 분들은 강의료가 워낙 높다”면서 “비행기값, 숙소비, 행사 장소 대관료 등을 대려면 참가비가 비쌀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컨퍼런스-심포지엄 두 번 열면 최대 100억원 땡긴다”

언론비평 매체 미디어오늘도 언론사의 협찬 문화를 지적하고 있다. 한 경제지 부장급 기자는 4월 30일 이 매체에 이렇게 말했다.

“협찬을 안 하는 경우 기자들에게 속된 말로 ‘조지라’고 한다. 그러면 돈이 나온다. 협찬이 오면 추가 취재를 중단하거나 협찬 금액이 많을 경우에는 기자들과 협의하지 않고 기사를 날려버린다.”

미디어오늘은 3월 20일 ‘신문의 위기? 진짜 위기는 삥 뜯기 밖에 못하는 언론에 있다’라는 기사에서는 협찬으로 벌어들이는 금액 규모에 대해 짧게 보도했다.

한 언론계 관계자는 이 매체에 “기업을 어르고 달래면 당장 수천만 원에서 수억 씩 떨어지고, 컨퍼런스나 심포지엄 두 번 정도 열면 많으면 100억원 넘게 끌어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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