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몰랐던 까르띠에 이야기 5

시계 관련 기사를 쓰면서 부쩍 “무슨 시계 좋아하세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그럴 때마다 본능적으로 나오는 대답은 늘 ‘까르띠에’였다. (상사의 까르띠에 시계에 눈이 멀었던 시절이다) 한 며칠 곰곰이 생각해보고 알려 달라 했으면, 파텍필립, 롤렉스, 바쉐론 콘스탄틴, 브레게, 파네라이, 오메가 등 좋은 시계가 그야말로 수도 없으니 대답은 달라질 수도 있었겠지만… 나의 무의식 속 드림 워치는 까르띠에였다. 흥미로운 건 까르띠에를 일생의 드림 워치로 꼽는 사람들이 주변에 제법 많다는 것이다. 일례로, 지난 봄 스위스 출장 중 다른 기자들과 함께한 식사 자리에서 어색한 분위기를 깨고자 “무슨 시계 좋아하세요”라는 질문을 던졌고, “까르띠에요”라는 한 분의 대답에 여기저기서 호응이 이어져 단숨에 공감대를 형성했던 기억이 있다. 흔히 까르띠에 하면 탱크 워치와 러브 브레이슬릿을 떠올린다. 앞서 언급한 점심 식사 속 찬양의 주인공도 탱크였다. 하지만 까르띠에는 사람들이 아는 것보다 파인 워치메이커로서 역사가 깊고 기술력이 뛰어난 브랜드다. 세계 최초의 러그 장착 손목시계 발명, 미스터리 클락, ID 콘셉트 워치 등 당신이 몰랐던 까르띠에 시계 이야기를 모았다. 이제 까르띠에를 꿈꾸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지도 모르겠다.

최초의 손목시계, 산토스 워치

1904년 까르띠에는 러그가 달린 케이스를 장착한 최초의 손목시계를 제작했다. 이는 루이 까르띠에의 절친한 친구인 비행기 조종사 알베르토 산토스-뒤몽을 위한 것으로, 산토스-뒤몽은 비행 중 조종간에서 손을 떼지 않고 시간을 읽을 수 있는 시계를 원했다. 회중시계는 시간을 볼 때마다 주머니에서 시계를 꺼내야 해 비행 중에 손쉽게 시간을 확인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철저한 연구 끝에 스트랩과 케이스를 연결하는 러그를 갖춘 최초의 손목시계 ‘산토스 워치’가 탄생했고 1911년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를 시작해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다. 2004년 산토스 워치 탄생 100주년 기념으로 선보인 ‘산토스 100 워치’는 밖으로 드러난 스크루와 돌출형 베젤, 크라운 가드가 결합되어 남성미를 물씬 풍긴다.

공중에 떠있는 시계

까르띠에 미스터리 클락은 마치 공중에 떠 있는 듯 보이는 시침과 분침이 특징이다. 역사는 19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25살도 채 되지 않았던 젊은 워치메이커 모리스 쿠에는 마술사 장-외젠 로베르-우댕의 추시계에서 영감을 받아 미스터리 클락 모델 A를 제작했다. 핸즈를 무브먼트에 직접 연결하지 않고 가장자리에 금속 톱니가 달린 두 개의 유리 디스크에 고정시킨다는 기발한 생각이 원리가 되었다. 미스터리 클락 모델 A는 추시계 받침 안에 장착된 무브먼트로 구동하며 완벽한 착시 효과를 위해 디스크 둘레를 시간을 표시한 둥근 원으로 가려놓았다. 모델 A는 받침대, 다이얼, 프레임 소재와 핸즈 모양에 따라 여러 변형 모델이 있다. 까르띠에의 미스터리 클락은 오늘날에도 메종의 영감이 되는 중요한 테마들을 중심으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까르띠에는 2016 SIHH에서도 ‘로통드 드 까르띠에 아스트로미스터리 9462 MC 칼리버’를 선보이며 미스터리 시계 제조 기술력을 증명했다.

고장 난 시계의 재탄생

1967년 런던, 한 고객이 사고로 파손된 까르띠에 워치의 수리를 의뢰하기 위해 까르띠에 부티크를 찾았다. 당시 까르띠에 런던의 대표였던 장자크 까르띠에는 망가진 시계의 독특한 형태에 매료되었고, 파손된 시계의 모양을 그대로 본떠 자신의 디자인 목록에 포함시키기로 결정했다. 이렇게 탄생한 까르띠에 크래쉬 워치는 당시 한정판으로 출시되었고, 특유의 비대칭 디자인 덕에 곧 시계 수집가들의 표적의 대상이 되었다. 크래쉬 워치의 전설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데, 올해 SIHH에서 선보인 ‘메케니컬 레전드 크래쉬 스켈레톤 9618 MC 칼리버’는 크래쉬 워치 특유의 일그러진 케이스와 로마 숫자 브리지가 돋보이는 스켈레톤 무브먼트가 특징이다. 18K 핑크 골드로 제작하며 67점 한정 판매한다.

한계에 도전하는 시계

이 시계는 판매용이 아니다. 까르띠에가 우리의 시계 제조 기술력은 이 정도라고 뽐내는 콘셉트 워치다. 최첨단 소재와 기술력으로 똘똘 뭉친 까르띠에 ID ONE과 ID TWO는 기계식 시계의 미래에 방향을 제시하는 독창적인 시계다. ID는 혁신(Innovation)과 발전(Development)의 줄임말이자 아이디어를 상징한다. 2010년 개발된 ID ONE은 카본 크리스털, 나이오븀과 티타늄, 제로뒤르® 등 신소재를 사용해 완벽에 가까운 내구성과 정확성을 구현한다. 2012년에 발표한 또 다른 콘셉트 워치, ID TWO는 세계 최초의 진공 시계다. 혁신적인 밀폐 시스템을 적용한 ID TWO의 진공 케이스는 10년 이상 시계 내부를 진공 상태로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 공기의 저항으로 인한 동력 손실을 방지한다. 여기에 혁신적인 구조 개선과 신소재를 더해 에너지 효율을 최대로 끌어올렸고, 그 결과 32일이라는 엄청난 수준의 파워 리저브를 제공할 수 있었다.

까르띠에 역사상 가장 복잡한 시계

총 5년의 개발 기간 끝에 탄생한 로통드 드 까르띠에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워치는 까르띠에 역사상 가장 복잡한 시계다. 제작 기간 또한 만만치 않은데, 시계에 사용할 578개의 부품 제작에만 15주, 마감과 장식에 10주, 최종 조립에 5주의 시간이 소요된다. 까르띠에는 5.49mm의 얇은 오토매틱 무브먼트에 퍼페추얼 캘린더와 미닛 리피터, 플라잉 투르비옹을 모두 담았고, 제네바 실 인증을 통해 탁월한 품질을 인정받았다. 퍼페추얼 캘린더는 100년 동안 조정이 필요 없는 날짜 기능으로, 긴 달과 짧은 달뿐만 아니라 윤년까지 계산해 정확한 날짜를 알려준다. 미닛 리피터는 소리로 시간을 알려주는 컴플리케이션이고, 플라잉 투르비옹은 중력의 영향을 상쇄해 시계의 정확도를 높이는 장치다. 이 모든 기능을 전하는 9406 MC 칼리버는 스켈레톤 다이얼을 통해 손목 위에서도 감상할 수 있다.

김수진 기자 | beyondk@econovill.com

<이코노믹 리뷰>는 복잡다변한 경제 상황의 맥을 짚어 누구나 알 수 있게 들려드립니다. 어려운 경제 이슈의 맥락과 배경을 풀이합니다. 필요한 정보, 피부와 와 닿는 정보로 재가공하여 독자와 나눕니다.
Follow
Cards you may also be interested in
#남자 데일리 여름 코디, #384
blancto7
3
2
0
7억짜리 시계를 구경해보자.gif
ggotgye
27
11
3
GIF
폭주족이랑 사고난 직 후 내려서 뺨때리는 벤츠 차주
omazingnews
17
1
1
Video
시.알.못 들을 위한 시계 기본 정보와 레알로다가 가성비 좋은 제품 추천한다😎😎
visualdive
23
45
1
가장 매력적인 300만원대 이하 시계
econovill
30
62
1
20년만에 드디어 잡힌 100억대 사기꾼 ㄷㄷ
hyundo21
39
5
5
대한민국 인구감소추이 예상
paper22
12
7
0
여자를 위한 사각형 시계 10선
TIMEFORUM
32
57
0
#남자 데일리 여름 코디, #386
blancto7
4
3
0
소소한 미니멀 영국 시계
bookmorning
65
86
166
우리나라 시계 수리 분야의 최고라는 달인
Voyou
92
34
6
크로시가 제안하는 패션꿀팁☺(청바지편)
CROSY
187
463
15
한국인이 만드는 5억짜리 시계
quandoquando
32
10
1
[리뷰] 오리스 다이버 레귤레이터 '데어 마이스터타우처'
TIMEFORUM
37
61
27
"우리 장관 인사 검증을 왜 법무부가?" 세종 관가도 의구심 머지않아 이 나라 법무부가 마치 나치의 SS친위대를 연상케하는 조직으로 변모해가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https://news.v.daum.net/v/20220526043031671
plus68
6
0
2
아직 모르는 유럽감성 시계
wlguseodnjs
93
150
131
크로시가 제안하는 패션꿀팁(흰옷 관리편)
CROSY
85
280
2
크로시가 제안하는 패션꿀팁(청바지 롤업편)
CROSY
93
209
2
지금 중국 대학가에서 하고 있는 시위
shingun85
12
0
3
#남자 데일리 여름 코디, #387
blancto7
3
3
0
4.7 Star App Store Review!
Cpl.dev***uke
The Communities are great you rarely see anyone get in to an argument :)
king***ing
Love Love LOVE
Download

Select Collec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