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할 수 없는 고백

너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사랑해."

저작권 사용료 때문에 차츰 들리지 않게 된

크리스마스 캐롤처럼,

잊혀진 사어가 되어

발음하기가 영 어색한

혀 밑의 진주.

말은 많은데

간직하고 싶은 이야기는 드문

찻집에 앉아

커피를 삼키면

사랑해, 사랑해

끓어오르던 말이 다시

깊은 심연으로 잠수를 타고

너의 목소리를 어느 주파수에서도 찾을 수 없는 밤.

액정에 갇힌 번호,

이미 외워버린 여덟 개의 숫자 앞에서

손을 데지도, 떼지도 못하고 있다.

사랑해.

하면 너가 피식 웃는 마법이 일어날지

돌연 다른 사람이 되어 버릴지...

'사랑해'

그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전화를 걸긴 걸었는데

"뭐하냐"고 시비 걸고는

횡설수설, 감언이설, 실언에 망언. 어버버버.

(이게 아닌데 어쨌든)

"잘자라."

해 놓고는 잠 못드는 밤.

너의 옥타브, 너의 단어를

잔에 부어 마신다.

술이 참 알딸딸하니 쓰고 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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