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이어, 오늘도 삼국지를 보다 쉽고 재미지게
접하는데 도움을 줄만한 팁들을 준비해 봤다.
삼국지를 아직 읽지 않았다면 더 깊게 이해할 수 있고
이미 읽어본 분들 역시 한결 넓게 바라볼 수 있게끔
삼국지에 대한 이해도 높이기 2 Start!!
1. 무기.
삼국지연의 속 장수들은 저마다의 무기들을 쓰고
이 무기들은 곧 그 유져의 캐릭터를 보여주는 분신의
역할을 하기도 하며, 정말 다양한 무기들이 등장한다.
청룡언월도장팔사모고정도
쌍철극방천화극철등사모
삼첨도개산대부철편
자웅일대검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숱한 무기들 중의 대다수는
당시에 실존하지 않았던 것들.
"청룡언월도"
먼저, '도(刀)'는 한쪽만 날이 있는 칼, '검(劍)'은
양쪽 모두 날이 있는 칼을 뜻한다.
'청룡도'는 너비가 넓은 도를 일컫는 말이며,
'언월도'는 '월도'라고도 했는데 이는 긴 자루가 달린
도를 일컫는다.
고로, '청룡도 + 언월도 = 청룡언월도'라 함은 긴 자루
달린 청룡도를 말한다.
너비가 넓다보니 일정 수준 이상 부피가 있던 무기인
청룡언월도는 대체로 일반 도검들에 비해 중량이 좀
나가는 무기였고, 찌르기보다 베기용이긴 했다만..
날카로움으로 벤다기 보다는 무게로 내리찍는 용도의
무기였다.
왜냐하면 당시의 제철수준으로 큰 월도를 날카롭게
제련하는 기술력의 한계가 있었고,
설령 내가 쓰는 질레트 마하3 면도기날처럼 어찌어찌
날카롭게 만들었다 한들...
몇 번만 쓰면 금새 날이 무뎌지기 마련.
게다가 날카로우려면 단면이 얇아야 하고 또 얇게
만들다보면 그만큼 가벼워지니 살상력이 떨어진다.
쉽게 말해, 청룡언월도에 맞으면 영화나 만화처럼
'뎅겅~'하고 썰리는게 아니라, 짓뭉개지며 박살이
나는건데, 심지어 연의에서의 묘사에 의하면 관우가
"82근
혹자는 한대의 한 근은 지금의 한 근보다 가벼워,
당시의 여든 두 근은 대략 18kg쯤이라고 하는데,
나관중이 명나라 사람이라 명대의 도량형으로
설명 했기에 청룡언월도의 무게는 48kg이 맞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그 무기 + 그 무기 휘두를 덩치 + 갑옷 + 안장 +
마갑 = 어림잡아도 230kg을 넘어가는데 그럼 말은
도대체 무슨 죄인가?
더구나 아무리 장사여도 저 중량의 무기를 휘두르기
위해 마상균형을 잘 잡아야 하는데, 그 시대에는
등자
제 기능 발현이 어렵던 시기였다.
일단 송나라 때에나 등장한 청룡언월도를 관우가
"관우가 안량을 찌른 후
목을 베었다"
불리는, 당시 기병의 보편적 주무장인 찌르기용
창을 썼다고 본다.
그리고 '여든 두 근'이란 표현도 실제 측량무게가
아닌 관우의 파워의 대단함을 묘사키 위한 나관중의
중국인 종특인 과장의 산물이다.
소설과 인물에 대한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부여된
일종의 아이템같은 개념이였던 것이다.
"장팔사모"
기나긴 창으로 묘사되지만 한대에는 그런 긴 창은
쓰지도 않았거니와 동서양 역사에서의 그런 길고 긴
창은 보병의 대기병전용 무장이였지,
말 위에서 휘두르기는 너무 불편한 무기였다.
당시의 백병전은 인정사정 없었고 사소한 실수,
작은 삑사리 하나로 장애인이 되거나 바로 요단강에
발을 담그는 리스크가 될 수 있기에...
여든 두 근 청룡도니, 한 장 여덟 척 장팔사모니 하는
후까시용 무기보다는 그저 실용적이고 쓰기 편한
무기가 답이였다.
"방천화극"
청룡언월도와 마찬가지로 송나라 중엽에서야
등장하는 무기였기에 픽션이며 그냥 찌르기용
'극'을 쓴 것으로 보여진다.
"찌르기용 창"
실제로 썼는데, 이는 '베기'보다 '찌르기'가 더욱 적은
에너지와 운동각으로 상대에게 치명상을 입힐 수
있기에 체력소모와 한 번 움직임에서 다음 움직임
까지의 인터벌을 최소화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베는 창을 쓸 경우,
창을 더욱 높이, 크게 휘둘러야 상대에게 치명상
입힐 수 있는 반면... 빗나갈 경우 오히려 상대에게
역관광을 당하기 제격이다.
그렇다고 적은 각도로 움직이면 운동에너지나
원심력이 제대로 실리지 않아, 상대에게 그만큼
데미지를 많이 주지 못 한다.
"쌍철극"
쌍철극을 휘둘렀다는 기록이 남아 있는데, 이는
그 당시의 사료이므로 한대의 도량형에 따라
지금 기준 약 16~18kg가량의 무기가 맞다.
2. 일기토.
"잇키우치(いっきうち, 一騎討ち)"
한자어인 '一騎討'만을 우리식으로 발음한 것이다.
기마무사간의 1vs1 대결
사실 한, 중에서는 거의 안쓰는 한자어인데,
국내에서는 코에이의 삼국지 시리즈 탓에 1대1
결투의 일반대명사가 되어 버렸다.
삼국지연의를 보면 정말 숱하게 등장하는게 바로
저 일기토이지만... 놀랍게도 실제 역사기록에 의하면
삼국시대에 일기토 기록은 열 손 이내 밖에 없다.
"여포 VS 곽사"
놀랍게도 곽사가 먼저 결투 신청.
그럼 그렇지, 여포의 창에 맞고 죽기 직전에
부하들이 곽사 구출.
"손책 VS 태사자"
말 타고 싸우던 중 손책이 태사자의 말을 찌르고
(나쁜새끼), 태사자의 창을 빼앗자, 태사자는
낙마하며 손책쪽으로 넘어지며 손책의 투구를 슈킹.
"학맹 VS 조성"
여포에게 반기를 든 학맹과 조성이 싸우던 중
고순이 나타나 학맹을 죽임.(읭?)
"마초 VS 염행"
그 천하의 마초가 염행의 창에 찔려 죽을 위기 맞음.
단, 당시의 마초는 만 19세로 아직은 경험미숙..
"관우 VS 안량"
추후 관우편에서 자세히 설명하겠음.
"방덕 VS 곽원"
방덕이 당시 난전 중에 적병을 그냥 막 죽이던
와중에 곽원도 섞여 죽음.(이건 좀...;;)
"여몽 VS 진취"
유표군과 싸울 당시 선봉이던 여몽이 적 수비대장
진취와 맞서 싸움.
"김형수 팀장 VS 이민형 과장"
만취한 이과장이 김팀장에게 반말로 도발하자
이에 격한 김팀장이 숟가락 볼록면으로 이과장의
정수리를 갈겨 단 일 합에 이과장을 처단.
사실, 일기토 자체가 성사 쉽지 않을 수 밖에 없는게,
저건 보는 사람이나 재미있지...
당사자들로서는 자신 뒤의 수 많은 군세의 기세를
책임진 상태에서 사소한 실수 하나로 자기 목숨은
물론, 전술적 승패를 갈음 짓는 1대 1 대결은 실로
무모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이기고 있거나 우세한 군세의 우두머리가
이겨도 본전에 지면 그야말로 대참극의 아비규환을
불러올지 모를 그딴 제안에 응할 리가 없다.
그럼 상대가 응하지 않는데 홀로 싸울 수도 없다.
그리고 어지간한 급의 장수들은 영화나 만화처럼
행군 중이나 군사들간 대치 상황에서 가장 맨 앞에
나와 보란듯이 있지 않았다.
그럴 경우, 상대방의 활에 의한 저격에 피격될
위험성이 높기 때문.
물론, 장수의 화려한 차림새나 그 주위의 대장기를
든 호위대 등으로 분명 눈에는 띄었을 것이나,
가장 선두에 다 보란듯이 나와 있진 않았다고 한다.
솔직히 이게 뭐라고 쓰는데 두 시간 걸린다는....
쓰고 나면 지치지만 여러분들이 주시는 관심 가득한
피드백들이 그런 피로를 잊게 해줍니다ㅎ
연재가 더디긴 해도 심도깊은 내용으로 차차
다룰 소재들이 매우 많으니 인내를 갖고 기다려
주시길 양해 바라며 타인을 비방하거나 불쾌히
만들 댓글은 자제 부탁 드려요.
궁금하신 점 등은 댓글로 문의 주시면 아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답변 드리고 있습니다!
주관적 견해를 바탕으로 한 논쟁은 도돌이표인
경우가 많고 감정만 상하기 부지기수라 응하지
않습니다.
역사와 삼국지라는 다소 고루하며 남성적인
소제를 다룸에도 예상외로 적잖은 분들의 관심과
기대에 늘 고마움 갖고 정성껏 쓰고자 애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