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비 84억’ 떼먹은 이랜드… ‘애슐리’ 주방 알바 체험기

Fact

▲“이랜드파크가 지난 1년간 자사 외식업체 애슐리 등의 노동자 4만4360명의 임금 83억7200만원을 체불한 사실이 고용노동부 근로감독 결과 드러났다”고 정의당 이정미 의원이 19일 밝혔다. ▲애슐리 ‘알바’는 패밀리 레스토랑 중에서도 힘들기로 소문이 나있다. ▲광고없는 언론 팩트올은 애슐리 주방 알바의 삶을 취재하기 위해 지난해 6월 2~4일까지 3일간 하루 6시간씩 아르바이트를 했다. ▲못앉고, 못마시고, 못먹으며 일했던 그 3일의 악몽을 털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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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1년 반 전인 지난해 6월 2~4일까지 3일간 하루 6시간씩 이랜드파크 외식사업부가 운영하는 ‘애슐리’의 주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당시에 애슐리는 ‘팸레(패밀리레스토랑의 줄임말) 알바’ 중에서도 노동 강도가 세기로 악명 높았다. 주방 알바의 삶을 체험하기에 안성맞춤(?)이었던 셈이다.

애슐리 주방알바 해보니…

애슐리 주방의 노동 강도는 상상 이상이었다. 일하는 6시간(오후 4시~저녁 10시)동안 손님이나 점장, 매니저, 캡틴 등 관리자 몰래 주방 바닥에 잠시 쪼그려 앉는 게 휴식의 전부였다. 애슐리는 ‘홀’에서 주방이 훤히 보이는 ‘오픈 키친’으로 돼있기 때문에 함부로 기대 있을 수도 없다. 주방 내부에 알바생들을 위한 의자가 따로 있는 것도 아니다.

물론 직원들이 옷을 갈아입거나 잠시 쉴 수 있는 ‘오피스’가 있긴 했다. 하지만 손님들이 밀려오기 전에는 음식 준비를 해야 했고, 손님들의 식사 시간에는 ‘백업’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손님들이 빠져나간 시간에는 마감을 해야 했기 때문에 단 5분이라도 마음 편히 오피스에 가 있을 겨를이 없었다. ‘백업’은 홀에 놓인 음식이 떨어지면 이를 채우는 일을 일컫는다.

‘초짜’ 알바생에게는 물을 마시거나 화장실에 가는 일도 쉽지 않았다. 내가 일했던 곳은 ‘베이커리 파트’였기 때문에 다행히 뜨거운 불 앞에 서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일을 하다보면 금방 금방 목이 탔다. 당시 ‘트레이너’라 불리는 직원에게 “물은 어디서 먹을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홀에 있는 음료기기에서 따라 마시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베이커리 파트의 알바생은 나 혼자였기 때문에 자리를 비우기 어려웠다.

물을 안마시니, 자연스레 화장실에 갈 일도 없었다. 일했던 3일 동안 애슐리에서 물을 마시거나 화장실에 간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항상 알바를 끝내고 나오면, 500ml짜리 물을 사서 ‘원샷’을 한 후 집으로 가는 버스에 노곤한 몸을 실었다.

쉬지도, 마시지도, 먹지도 못했다

명색이 식당에서 알바를 했지만 저녁을 먹지도 못했다. 내 경우는 캡틴이 “6시간만 일하기 때문에 저녁이 제공되지 않는다”고 했던 걸로 기억한다. 애슐리에서는 몇 시간 이상 일해야 알바생들이 식사를 할 수 있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근무시간이 오후 4~저녁 10시였기 때문에 늦은 점심을 먹고 가더라도 항상 배가 고팠다.

그래서 알바들은 손님들의 발길이 끊기고 나면, 남은 음식을 몰래 먹곤 했다. 베이커리 파트 옆에는 피자 파트가 있었는데 그곳 알바생이 남은 피자 한 조각을 돌돌 말아 관리자들 눈에 띄지 않게 내게 건네곤 했다. 남은 음식을 알바생들끼리 몰래 먹는 게 뭔가 재밌으면서도 동시에 서글픈 마음이 밀려왔다.

애슐리에서 일하면서 놀랐던 점 중에 하나는 주방이 정말 깨끗했다는 것이다.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밤 알바생들이 주방을 청소한 덕분이다. 슬렁슬렁 물 몇 번 뿌리고 마는 식이 아니다. 음식을 준비하는 선반뿐만 아니라 주방 벽까지 매일 밤 비누칠을 하고 물청소를 한다. 이는 애슐리 알바생들이 ‘마감’ 시간에 일하는 것을 꺼려하는 이유 중 하나다.

당시 내가 만나본 알바생들은 저마다 꿈이 있었다. 지방에서 상경해 대학에 다니며 용돈벌이를 하는 친구도 있었고, 그곳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훗날 식당을 차리고 싶어 하는 친구도 있었다. 또 누군가는 점장이 되기 위해 현재의 알바 생활을 견디고 있는 이도 있었다.

“이랜드파크, 지난 1년간 알바 임금 83억원 체불”

문득 1년 반 전의 애슐리 알바시절이 떠오른 이유는 정의당 이정미 의원의 보도자료를 보고나서다. 19일 이정미 의원은 “이랜드파크가 지난 1년간 자사 외식업체 애슐리 등의 노동자 4만4360명의 임금 83억7200만원을 체불한 사실이 고용노동부 근로감독 결과 드러났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임금 체불 사항에 대해 이랜드파크 외식사업부 박형식 대표를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한다.

알바생들 나이는 대부분 20대 초중반이었다. 십대 청소년들도 있었다. 이들 4만4360명이 힘들게 일한 노동의 대가는 이랜드파크의 배만 불렸다. 이들 중 적지 않은 알바생들이 나처럼 5분도 쉬지 못하고, 물도 못 마시고, 화장실도 못 가고, 끼니도 챙기지 못한 채 일했을 것이다. 그런데 연차수당, 휴업수당, 연장수당, 야간수당 등 약 84억원의 임금이 이들에게 돌아가지 못했다니, 어이가 없을 따름이다.

지난해 내가 애슐리를 취재해서 썼던 기사는 아래와 같다.

▶매일 가든파티를 준비하는 그들… 그러나 그들을 위한 ‘파티’는 없다

▶애슐리 주방에는 요리사가 없다, 왜? ⇨ ‘알바’가 모든 메뉴를 다 만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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