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푸치의 모닝레터_1226. 판타지 마법에 걸린 대중문화

참담한 현실과 사회적 불안감에 지친 국민들의 상대적 박탈감과 공허감을 채워주기라도하듯 요즘 많은 사람들이 드라마나 영화속 판타지에 빠져드는 것 같아요. 특히, 이들 드라마나 영화는 올해 가을부터 주목되었던 죽음과 상실을 테마로 현재의 삶에 대한 치유와 성찰을 그려냈던 작품들에 이어 스크린이나 안방에서 판타지 열풍을 주도했습니다. 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를 잇는 SBS 수목드라마 <푸른바다의 전설>과 김은숙 작가의 tvN 금토드라마 <도깨비> 등이 타임슬립을 소재로 한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인데요, 이런 경향들은 계속될 것 같아요. 드라마 속 명대사를 인용한다면, '맹목적으로 끌리는 이런 취미가 신의 계획 같기도 실수 같기도' 합니다. 전작 <별에서 온 그대>의 외계인과의 로맨스에 이어 드라마 <푸른바다의 전설>에서 전지현을 인어로 변신시킨 박지은 작가는 가족관계에 상처를 지닌 천재사기꾼 허준재(이민호 분)와 사람의 기억을 사라지게 하는 방어 본능을 지닌 인어 심청(전지현 분)과의 개과천선 로맨스를 통해 질투, 위선, 욕망 등 인간의 본성을 성찰하는 것 같아요. 드라마 PPL이 눈에 거슬리지만 최근 드라마 <도깨비>에서는 첫사랑의 마법(?)에 걸린 신들의 이야기가 재미를 전하는데요, 900년 이상을 살아오면서 인간사의 불행에 관여해 온 도깨비 김신(공유 분)과 그의 가슴에 박힌 검을 빼줄 도깨비 신부인 수험생 여고생 지은탁(김고은 분)과의 풋풋한 로맨스, 명함 콤플렉스에 걸린 저승사자(이동욱 분)와 뭔가 사연이 있어 보이는 치킨집 사장 써니(유인나 분)의 당돌 로맨스가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특히, 되돌리고 싶은 시간에 대해 회한의 정서 가득한 캐릭터들의 사연이 미스터리 형식으로 점차 하나 둘씩 드러나면서 삼신할매(이엘 분)로부터 죽은 영혼을 볼수 있는 특이한 능력을 받은 은탁과 도깨비, 저승사자 등은 소외된 이웃의 불행에 관심을 갖고 때론 부모, 형제 등 가족 구성원이 수호신이라고 일러주며 예기치 않는 사고나 자살 기도로 인한 헛된 죽음을 막는가 하면, 힘들고 지친 이들에게는 따스한 위안을 선사합니다. 촛불이 꺼지면 소환되는 도깨비는 얼마 전 종영된 MBC 드라마 <쇼핑왕 루이>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키다리 아저씨' 판타지를 제공하는 동시에 도깨비신부 은탁에게 계속 닥쳐오는 죽음의 그림자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도깨비 스스로가 '그렇게 백년을 살아온 어느날, 날이 좋은 어느 날, 첫사랑 이었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 죽음을 택해야하는 삶의 아이러니를 조명하기도 하죠.

영화에서도 이러한 경향은 유사한 것 같아요. 해리포터 시리즈의 번외편처럼 다가오는 조앤 K. 롤링의 새 시리즈 <신비한 동물사전>, 팀 버튼의 <미스 페레그린>, <거울나라의 앨리스>에 이어 한국영화 <가려진 시간>,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일본영화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그리고 내년 초 개봉 예정인 판타지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에 이르기까지 죽음과 상실감을 소재로 한 판타지로 힐링을 선사하는 것 같아요. 아역배우 신은수와 나이차를 극복한 강동원의 비애 가득한 아우라가 돋보였던 영화 <가려진 시간>은 관계의 욕구를 채우지 못하는 허무함에 대해 사유케하면서 죽음과 상실을 테마로 현재의 삶에 대한 치유와 성찰을 그려냈고,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는 죽음을 앞둔 중년의 남성이 왜 버킷리스트로 첫사랑을 되돌리려 했을까 질문을 던지면서 이룰 수 없는 첫사랑의 판타지에 대한 후회와 연민을 조명했죠. 새해 초 개봉 예정인 일본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에서는 동일본 대지진, 세월호 참사 등 대재앙을 연상시키는 리얼리티 있는 성찰을 통해 그려낸 몽환적인 스펙터클로 따스한 위안을 전합니다. 포스트 미야자키 하야오라 불리는 신카이 마코토의 신작으로, 동양철학에선 인연으로, 현대에선 사회관계망(소셜네트워크)으로 우리가 결코 잊어서는 안되는 기억이 가져온 기적의 순간을 성별이 뒤바뀐 도시소년과 시골소녀의 이야기를 통해 조명하는 것 같아요. 안팎으로 불안하고 다사다난한 2016년 연말에 대중문화에서 이러한 판타지물이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일상에서 벗어나 삶에 위안을 선사하는 판타지의 힐링 효과를 믿어보는 하루되시길. From Morningman.

Social Film/Healing Qurator,Reporter,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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