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민주주의의 새 역사를 쓰자

1,000만 촛불의 함성과 함께 정유년 새해가 밝았다.

지난 한 해 우리는 한국 현대사에 한 획을 그은 격동의 시기를 보냈다.

‘촛불 시민혁명’이 바로 그것이다.

1000만 촛불은 대통령 탄핵을 넘어 우리 사회의 온갖 적폐를 청산하고 새로운 국가 체제를 구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가장 먼저 청산해야 할 대상이 박근혜 대통령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그가 얼마나 민주주의에 무지하고, 공과 사를 전혀 구분하지 못할 만큼 우매한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대통령의 자격과 국민의 신뢰를 잃은 지 오래다.

대통령 박근혜는 존재 그 자체로 대한민국의 치욕이다.

헌법재판소가 박 대통령을 신속하게 탄핵해야 하는 이유는 차고 넘친다.

박근혜 탄핵은 구체제 청산의 출발

박근혜 대통령 한 사람 물러난다고 해방 이후 누적된 적폐가 저절로 해소되지는 않는다.

대통령 박근혜를 가능하게 했던 우리 사회의 기득권 구조를 해체하지 않고는 언제라도 또 다른 박근혜가 출현할 수 있다.

박근혜 탄핵은 구체제 청산의 끝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다.

구체제 청산은 구체적인 개혁과제 설정과 이를 제도화하기 위한 정교한 청사진이 필요하다.

그 과업을 기존 정치권이나 몇몇 정치인이 주도하게 해서는 안 된다.

다시 한번 1000만 촛불 시민의 집단지성이 요구된다.

다양한 방식의 국민대토론을 통해 국가 개조를 위한 구체적인 개혁과제를 추려내야 한다.

촛불 시민이 요구하는 개혁과제는 크게 정치개혁, 검찰개혁, 언론개혁, 재벌개혁 등이다.

나라의 기본 틀을 다시 짜기 위한 최소한의 과제다.

정치개혁의 핵심은 정경유착의 근절이다.

박정희 정권 이후 우리 사회에 뿌리내린 정경유착은 국가의 기능과 역할을 왜곡하고, 소수 기득권세력을 유지해준 근간이었다.

권력은 재벌의 뒤를 봐주면서 기득권을 유지할 물적 토대를 공고히 하고, 재벌은 그 대가로 부당한 경쟁을 통해 부를 축적해왔다.

정경유착은 우리 사회 전반을 썩어 문드러지게 했고, 공정한 경쟁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만들었다.

검찰개혁은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다.

기소권과 수사권을 분산해 검찰 권한을 약화시키고, 지역 검사장을 시·도 교육감처럼 국민이 직접 선출하게 해야 한다.

국민의 통제를 받지 않는 검찰은 언제라도 국민의 목에 칼날을 들이 댈 수 있다.

사회의 공기인 언론을 지금처럼 놔둔 채 민주주의를 거론할 수는 없다.

공영방송과 일부 보수언론은 국민 편에 서서 공적 역할을 하기는커녕 권력의 나팔수를 자임하거나 자기 회사의 사적 이익을 우선시했다.

언론개혁의 일차적 과제는 공영방송의 지배구조를 개선해 정권에 장악된 공영방송을 국민 품에 돌려주는 일이다.

경제민주화로 상징되는 재벌개혁은 사실상 재벌 해체의 수준으로 이뤄져야 한다.

재벌들은 세금 없는 부의 상속을 위해 온갖 편법과 위법을 동원하고, 재벌체제 유지를 위해 국내 중소기업을 하청기업화하고 있다.

지금 같은 재벌체제가 지속되는 한 공정한 시장경제는 기대할 수 없고, 한국 경제는 기업 경쟁력 약화로 인한 만성적인 저성장의 늪에서 벗어날 수도 없다.

개혁의 우선순위 설정과 실행 일정도 중요하다.

4월 말이나 5월 초에 대통령 선거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국회가 개혁과제를 입법화할 수 있는 시간은 많지 않다.

1월 국회에서 개혁과제의 우선순위를 간추린 뒤 늦어도 2월까지는 중요한 개혁과제의 입법화를 마쳐야 할 것이다.

나머지 개혁과제의 마무리는 다음 정부의 몫이다.

그래서 이번 대선에서 어떤 정부가 들어서느냐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차대한 의미를 갖는다.

한국 민주주의를 처참하게 짓뭉개고, 국민의 일상을 벼랑 끝으로 내몬 세력이 다시 집권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

해방 이후 우리 사회 발전의 족쇄가 돼왔던 구체제를 말끔히 청산하고, 분단체제를 극복해 남북 화해협력을 진전시키고,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정권이 탄생하기를 기대한다.

그것이 1000만 촛불 시민의 요구다.

개헌은 촛불 민심의 완성체여야

정치권에서 거론되고 있는 개헌은 촛불 민심이 오롯이 담기는 형태여야 한다.

내각제니 이원집정부제니 하면서 특정 정치세력의 유불리만 따지는 개헌 논의는 촛불 민심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다.

촛불 민심의 완성체로서 개헌이 이뤄질 때 우리 사회는 비로소 구체제를 청산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거듭날 수 있다.

개혁에는 늘 반동이 뒤따른다.

1000만 촛불의 함성에도 수구 기득권 세력들은 구체제 유지를 위해 마지막 발버둥을 치고 있다.

박 대통령과 사실상 한 몸이었던 새누리당은 여전히 똬리를 틀고 앉아 재기의 기회를 엿보는 중이다.

수구적인 일부 극우세력은 아직도 시대착오적인 종북 타령을 하면서 역사의 물꼬를 수십년 전으로 되돌리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반동을 이겨내고 민주주의의 새 역사를 쓰기 위해서는 국민의 지속적인 압박밖에 없다.

적폐 청산이 가시화되고 개혁과제가 법적 제도적으로 완성될 때까지 계속해서 촛불이 타올라야 하는 까닭이다.

민주주의는 시민 개개인이 나라의 주인임을 자각하고 행동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

한겨레 사설_ 2017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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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RANX 아크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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