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학교' 임호균 감독 "미생을 완생으로"

"오랫동안 야구를 했는데 한번 선택받지 못한다고

꿈을 접는게 안타까웠다.

그들이 다시 한번 더 도전할 수 있게

도움을 주고 싶었다."

[스포츠서울 배우근기자] 스포츠기록통계 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가 운영하는 야구학교가 2017년 정유년을 맞아 성큼성큼 행보를 넓히고 있습니다. 김응용 총감독을 비롯해 임호균 감독, 최주현 감독, 마해영 코치, 박명환 코치, 이학주 플레잉코치가 야구학교 원년 멤버로 참여해 지난달 20일 야구저변 확대를 기치로 내걸며 야구학교 출범을 알리는 개교식을 성황리에 마쳤습니다. 곧이어 유소년, 엘리트, 사회인 야구 교실로 나눠 선수별 맞춤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새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야구학교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프로지명을 받지 못한 이들을 모집해 신인드래프트 재도전의 기회를 마련합니다. 프로 문턱에서 아깝게 탈락한 선수들이 미생(未生)으로 그치지 않고 완생(完生)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열겠다는 취지입니다. 야구학교는 드래프트에서 선택받지 못한 선수와 프로에서 방출되며 낙담과 좌절을 겪고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오는 10일까지 신청자 접수를 받습니다. 그리고 16일 야구학교 실내체육관에서 공개테스트 과정을 통해 발탁된 선수들은 접었던 꿈을 향해 다시 도전합니다.

임호균 야구학교 감독은 “1년에 선택받지 못해 도태되는 선수가 매년 700명 가까이 된다. 그중에 야구 학교의 문을 두드린 선수들의 기량을 끌어올려 10개구단 스카우트 앞에서 쇼케이스를 할 것이다. 이어 8월에 열리는 신인드래프트 대상자로 그 선수들의 이름을 올리는게 다음 목표다. 충분히 가능하다”라고 목소리에 힘을 주었습니다.

야구학교 임호균 감독은 한국프로야구에서 깨지기 힘든 기록의 사나이입니다. 역대 최단시간 경기(85년9월21일. 청보전 1시간 33분), 역대 최소투수 완봉승(87년8월25일 해태전. 73구)을 기록했습니다. 멘털싸움의 대가인 임 감독은 탁월한 마운드 운영으로 야구 역사의 한페이지를 장식했습니다. 임 감독은 “투수가 가장 잘 던져야 할 공은 강속구도 진귀한 변화구도 아닌 스트라이크다. 준비된 투수는 자기 페이스로 경기를 지배해야한다”라고 했습니다. 세월은 흘렀지만 그의 신념은 여전합니다. 야구저변 확대와 완생의 꿈을 위해 그는 여전히 스트라이크를 거침없이 던지고 있습니다.

-많은 어린 선수들이 프로에 지명받지 못하며 사라지는데, 야구학교에서 준비하는 재도전 육성 프로그램이 인상적이다. 국내에서는 처음인 것 같다.

매년 드래프트 낙오자가 수 백명 나온다. 초등학교부터 10년 이상 야구를 했는데 프로에 뽑히지 못하며 사라지는 선수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꾸준히 생각했다. 오랫동안 야구를 했는데 한번 선택받지 못한다고 꿈을 접는게 안타까웠다. 그들이 다시 한번 더 도전할 수 있게 도움을 주고 싶었다. 야구학교를 만든 취지 중 하나이며 기본적 사업방향에 재도전의 개념이 들어가 있다. 야구학교의 정교한 시스템과 경험 많은 코칭스태프가 함께 하기에 충분히 선수들의 기량을 끌어올려 프로에 보낼 수 있다고 판단한다. 자신있다.

-그래도 한번 떨어진 선수들인데, 그들의 기량을 단기간에 끌어올릴 수 있다고 자신하는 이유가 있나.

감독, 코치들의 면면을 보면 알겠지만 아마추어와 프로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지도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미국 야구 경험자도 있다. 최신 시설과 함께 각종 체계적인 시스템도 준비되어 있다. 총 700평 규모의 대형 실내 훈련장에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사용하는 훈련 장비와 투구, 타구 추적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다. 투타에 걸쳐 동작에 대한 분석을 얼마든지 해줄 수 있다. 그 시스템은 웬만한 프로구단보다 낫다.

앞으로 선발될 선수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짜두었다. 오전에 실전 훈련을 하고 오후엔 개인별 모자란 부분을 코치들이 맨투맨으로 지도한다. 트레이너는 선수들의 몸상태, 근력을 매일 체크해 최상을 컨디션을 유지하게 해 줄 것이다. 사실, 드래프트에서 하위로 지명받은 선수와 드래프트에서 떨어진 선수의 기량 차이는 크지 않다. 이곳에 올 선수들도 용기를 내길 바란다.

-얘기한대로 야구학교의 시설도 좋지만 코칭스태프의 면면이 무척 화려하다.

김응용 총감독을 비롯해 최주현 감독, 마해영, 박명환 코치, 이학주 플레잉코치가 의미있는 일을 해 보자며 뭉쳤다. 여기에 프로 경력 34년의 베테랑 트레이너인 강흠덕 센터장과 최정민, 백유리 트레이너가 동참했다. 원스톱 개념으로 기초부터 마무리훈련, 재활까지 연결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개교하고 나서 한달 정도 초중고, 대학졸업자, 엘리트 선수들과 훈련을 하고 있는데 매우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트레이너 파트가 굉장히 인상적이다. 임호균 감독은 기술훈련 뿐 아니라 선수들에 대한 몸관리와 부상에 대한 인식이 상당하다고 들었다.

선수들을 보면 어릴때부터 많이 다친다. 중학교 투수의 부상확률이 75% 이상이다. 앞날이 구만리 같은데 부상을 당하면 얼마나 안타깝나. 주변에 그런 사례가 너무 많다. 아마추어 지도자 탓으로 돌리기도 하는데 그것 보다는 시스템의 문제다. 아마추어는 추운 겨울에 동계훈련을 하고 경기를 한다. 주말리그의 역효과도 있다. 일주일 내내 훈련하고 또 경기를 치른다. 전국규모의 대회에는 의료팀이 투입되어 선수의 어깨를 확인해야 한다. 상태가 좋지 않으면 출전을 막아야 한다. 일본은 그런식으로 관리하고 있다.

그리고 아직 성장중인 선수들의 근력은 완성되어 있지 않기에 부상이 따른다. 기본기를 제대로 갖추지 않은 어린 선수들이 프로선수들의 모습을 따라하는 것도 부상을 야기하는 또 다른 이유다. 야구학교는 전문 트레이너와 제휴병원, 그리고 코치진의 협업으로 운영되는 재활센터까지 만들었다. 그 센터엔 최고급 재활 및 트레이닝 시설이 완비되어 있다. 야구학교는 원스톱 개념이다. 기술훈련도 중요하지만 좋은 기술을 가지기 위해서는 좋은 몸을 꾸준히 유지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피로도가 높은 부분을 회복시키고 좋은 컨디션은 계속 유지하게 돕는 트레이너 파트가 중요하다. 야구학교의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시스템에서 훈련한다면 부상 위험이 크게 줄어든다고 장담한다.

-야구의 뿌리가 되는 유소년 지도는 어떻게 하나.

유소년을 지도하는 코치진에게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기본기다. 학교에서는 성적이 중요하기에 선수 개인별로 시간을 할애해서 체계적으로 기본기를 다질 여유가 없다. 기술적인 부분을 강조하는데 기본기가 제대로 안된 상태에선 너무 앞서나가는 것이다. 미국 리틀야구를 보면 어린선수들의 기량도 좋지만 기술보다는 체력, 기본기에 치중한다. 야구학교에서는 개별레슨, 일대일레슨이 기본이다. 먼저 선수들의 바디체크를 통해 맞춤형으로 지도한다. 그리고 동작분석 시스템과 데이터분석을 통해 과학적으로 접근한다.

사실 아이들을 가르치는게 프로선수보다 힘들다. 반복적으로 계속 얘기해줘야 하고 또 기다려줘야 한다. 프로선수처럼 원포인트 레슨을 할 수 없다. 아이들에게는 주입식 교육을 지양한다. 유태인의 교육방식처럼 배우는 게 아닌 질문하는 게 우선이다. 아이들이 쉴새없이 궁금한 것을 코치들에게 물어볼 수 있는 분위기로 가려고 한다.

-유소년 지도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표정이 유난히 밝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게 이렇게 행복한 일인지 몰랐다. 아이들이 스스로 성취감을 느끼고 변화하는 게 얼굴로 나타난다. 지도자로서 그런 모습을 보는 게 행복하다. 야구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미래가 선생님에게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지도자를 만나는지에 따라 인생이 바뀔수도 있다. 더 세심하고 정성스럽게 아이들을 대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나도 학창시절 좋은 감독님을 만났다. 덕을 갖춘 분들이었다. 기술이전에 운동선수로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지 몸과 마음은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를 배웠다. 지금도 고마움을 느낀다.

-야구학교에서는 어떤 지도자가 되고 싶은지 궁금하다.

나도 그렇지만 코치진에게 강조하는게 아이들과의 소통이다. 스킨십이 중요하다. 코치들은 아이들에게 많이 물어보고 답을 해줄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조금 전에도 말했지만 아이들이 질문을 많이 할 수 있게 유도해야 한다. 지도자가 뭔가를 주문했을 때 ‘예스맨’이 되면 좋은 선수가 되지 못한다. 아이들에게도 자주 말한다. 선생님에게 궁금한 건 되물어 보라고. 여기가 아니라 학교에 가서도 감독이 시키는 것에 대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물어볼 줄 알아야 한다.

사람의 몸은 다 다르다. 코치 입장에서는 분명히 좋다고 생각해서 알려주는데 배우는 입장에서는 반응이 다를 수 있다. 이때도 소통이 필수다. 서로 이야기하다보면 지도자도 ‘아, 이 아이는 이렇게 생각하는구나’라고 느끼는 부분이 있다. 야구학교 감독으로서는 많은 프로선수를 배출한 지도자가 되고 싶다.

-뭐든지 가장 처음에 하면 힘들다. 야구학교도 국내 최초다. 많은 어려움과 함께 의미도 있을텐데.

시행착오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중에 하는 것보다 빨리 하는 게 낫다. 우리가 잘 해야 야구학교와 같은 곳이 또 생긴다. 그렇게 늘어가면 우리나라 야구발전에 이바지 할수있다. 그래서 무조건 성공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성공할 것이라고 믿는다. 시간의 차이가 있을 뿐, 충분한 비전과 필요성이 있기에 야구학교는 꼭 성공한다. 야구학교 개관을 시작으로 제2, 제3의 야구학교 탄생을 기대한다.

학교 지도자 중에 자신의 선수들이 다른데 가서 배워오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는 걸 알고 있다. 그러나 좋은 선수가 되어 좋은 성적을 내면 그것은 학교와 감독에게도 간다는 점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우리는 주변 학교와 교류하려고 계속 노력 중이다. 순회코치 형태로 돕는 방식도 검토 중이다. 기술적인 부분은 요청이 있으면 언제든지 참여할 것이고 우선 트레이닝 코치들과 함께 아이들의 부상방지와 좋은 트레이닝법을 전수하려고 한다. 각 리틀야구에 어느 파트가 됐든 우리가 가서 해줄 수 있는 부분은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다. 우리를 필요로 할 때 우리는 행복하다.

사진 분당 | 이주상 선임기자 rainbow@sportsseoul.com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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