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합의의 진실②/ 일본담당 전직 외교관-귀화한 일본 교수의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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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부는 일본정부가 주한일본대사관 앞의 소녀상에 대해 공관의 안녕·위엄의 유지라는 관점에서 우려하고 있는 점을 인지하고, 한국정부로서도 가능한 대응방향에 대해 관련 단체와의 협의 등을 통해 적절히 해결되도록 노력한다.” ▲2015년 12월 28일 발표된 한일 위안부 합의안 중, 한국 측이 표명한 내용이다. ▲이 문구를 두고 “소녀상 철거냐, 아니냐”며 불거진 해석 논쟁이, 외교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대일외교를 담당했던 고위직 전직 외교관, 한신대학교 일본학과 하종문(53) 교수, 한국인으로 귀화한 세종대 호사카 유지 (保坂祐二‧61) 교수, 성공회대 일본학과 양기호 교수 등 전문가들의 해석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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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에서 계속>

“국제법을 공부하고 외교관으로 일한 경험으로 보면, 아베 총리가 소녀상 철거를 주장할 수 있는 타당성이 있다.”

대일외교를 담당했던 한 고위직 전직 외교관은 9일 팩트올에 이렇게 말했다. “2015년 12월 28일 발표된 ‘한일 위안부 합의안’을 아베 총리가 소녀상 철거로 받아들였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이 전직 외교관은 합의안 즉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가 주한일본대사관 앞의 소녀상에 대해 공관의 안녕‧위엄의 유지라는 관점에서 우려하고 있는 점을 인지하고…”라는 문장에서 ‘인지’라는 단어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인지’라는 단어의 뉘앙스

그는 “일본의 입장에서 보면 ‘인지’라는 표현은, 우리가 이미 (이 사안에) 동의를 표명했다는 의미가 된다”면서 “그렇다면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조치를 다 해야 한다”고 해석했다.

그는 “빈 협약(외교관계에 관한 국제협약: Vienna Convention on Diplomatic Relations)에 보면 ‘각 국가는 외교 공관의 존엄과 안녕을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는 특별한 의무가 있다’고 규정돼 있다”고 했다. 빈협약 제22조를 말한다.

산케이신문에

전직 외교관은 이에 대해 “일본이 법적 보호망을 펼친 것”이라며 “법적으로 소추를 해서라도 (국제사회에서) 관련 사안을 해결하려고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신대 하종문 교수 “명시적 합의와 묵시적 합의…이중 측면이 있다”

한신대학교 일본학과 하종문(53) 교수는 10일 “소녀상 이전(철거)에 대해 이중의 측면이 있다”며 팩트올에 이렇게 말했다.

“소녀상을 이전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은 명시적 합의다. 이는 묵시적으로 ‘이전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아마 외교부는 그동안 일본에게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해 왔을 것이다. 일본은 이전에 대한 명시적인 언명 혹은 완료 시점을 한국으로부터 받고 싶을 것이다.”

하 교수에 따르면, 일본은 묵시적 합의에 무게를 두고 철거를 요구하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대일외교를 담당했던 전직 외교관의 말과 하 교수의 말을 종합하면, 혹시 일본어와 한국어의 뉘앙스 차이에서 두 나라 정부 사이에 ‘해석상 오해’가 생긴 것 아닐까. 일본계 정치학자인 세종대 호사카 유지(保坂祐二‧61) 교수에게 물었다. 유지 교수는 2003년 한국에 귀화해 세종대 독도종합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세종대 호사카 교수 “처음부터 애매한 ‘중간적 표현’ 썼다”

그는 10일 팩트올에 “법적으로 보면 ‘적절히 노력한다’는 표현은 ‘반드시 소녀상을 철거하겠다’라는 내용이 아니다”라고 했다. 유지 교수는 “그런데 일본 측에서는 이 문언을 통해 한국 측이 ‘철거’까지 해준다는 약속을 한 것으로 받아들인 것이고, 한국은 처음부터 ‘노력만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유지 교수는 계속해서 이렇게 말했다.

“이 문언에 대한 한일 양쪽의 해석이 처음부터 달랐다. 양쪽이 애매한 ‘중간적 표현’을 처음부터 썼다. ‘애매모호성’으로 외교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자주 쓰이는 것이며, 소녀상 문제도 그런 맥락으로 보인다. 결국은 이런 문언으로 발표가 나온 경위가 밝혀져야만, 일본과 한국이 소녀상 문제에 대해 어느 정도의 합의를 했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유지 교수는 그러면서 한국 정부의 노력이 부족했다는 점도 꼬집었다.

“그런데 문제는 일단 ‘노력한다’고 했던 한국이 소녀상을 이전시키는 노력을 실제로 하지 않았다. 그게 일본의 불만 중 하나다. 시민단체나 위안부 할머니, 그리고 국민의 여론에 밀려 한국정부는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한국정부는 한일합의를 수용해주는 할머니들은 챙겼다. 그러나 한일합의에 반대하는 할머니들이나 시민단체 등에 대해서는 설득할 노력을 포기하고 방치했다.”

성공회대 양기호 교수 “차기정부 떠보려는 리트머스 시험지”

성공회대 일본학과 양기호 교수는 “철거 여부 보다는 이 문제를 조금 더 큰 틀에서 봐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10일 팩트올과의 통화에서 “주한 대사관 앞에 있는 소녀상도 철거를 하지 않았는데, 부산에 추가로 소녀상을 세우는 것은 일본으로서는 화가 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양 교수는 “지금 현 탄핵 상황에서 소녀상을 옮기거나 철거할 가능성은 제로”라며 “외교적 고립 사태에 있는 아베 정부가 한국 정부를 압박하고, 차기 한국정부를 떠보려는 리트머스 시험지 같은 것”이라고 했다.

그는 사법부가 공개하라고 판결을 내린 외교부의 문서와 관련 “외교부가 공개 범위를 놓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아는데, 파장이 큰 내용은 쉽게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끝>

팩트올은

기자들과 후원자들이 만든 비영리 언론입니다. 최대한 객관적이며 가치 중립적인 보도를 지향하기 위해 이름을 ‘팩트올’로 정했습니다. 팩트체크와 탐사보도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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