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한 하루라도 꼬박 제목을 짓는 그대의 일기라면

나는 이른 저녁 보라빛 한겨울의 석양 그늘 지운 스무 평쯤 공장에 앉아 여럿과 겨루 듯 삶을 제련하네 아니 삶은 아니고 그저 삶을 여는 열쇠이기도 그저 삶을 찾는 안경이기도 아니 삶은 아닌 하나 하나 쪼갠 시 분 초이기도 모니터를 두드리는 이들 삶을 보나 종이뭉치 든 이들이 삶을 재나 눈을 감은 이들이 외려 삶과 있나 열심히 커피를 식히는 사람들 웃으며 퇴근할 이 나라면 아참 깜박했어 어제 늦은 귀갓길 달이 어찌나 큰지 달리면 차 코에 자꾸 눌러 앉던 걸 어째 말도 않고 종일을 바빴나 팔뚝만한 조기가 식는다 손바닥만한 조기 밖에 못 봤는데 호사다 웃으며 퇴근할 이 나라면 자기야 우리 보상같은 저녁은 필요없으나 나도 염치로 반찬 하나 쯤은 들고 가야지 소박한 하루라도 꼬박 제목을 짓는 그대의 일기라면 그래 웃으며 퇴근할 이 오직 나라면 얼른 와 그런 말에 때로는 눈물까지 난다면 W 심플. P Luke Chesser. 2017.01.10 시로 일기하기_오늘 날씨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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