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가 봉효 (郭嘉 奉孝) A.D.170 ~ 207

지금까지 인물들 관련 칼럼을 게시하면

꼭 올라오는 요청이 있었다.


"곽가도 나중에 다뤄주세요"


거의 매번 여러 분들에 의해 올라오는 요청이였고

내심 곽가의 인기와 인지도에 놀라웠다...ㅎㅎ


그 인재 많고 재사 많던 위에서, 본인도 여느 모사들

못지 않게 빼어나던 조조의 총애를 받았던 책사면서

한편으로는 그 활약이 많지 않고 생존기간조차 짧아

그의 업적은 거품이 많이 끼었다하여 '곽푸치노',

그의 가치는 과대평가 되었다하여 '곽대평가'라고도

"곽가"

주인공이다.

영천군 양적현이라고, 지금 중국 허난성의 위저우시 태생,

순욱과 동향이고 옛날 후한 기준 허창의 북서쪽에 위치한

지역에서 나고 자랐다.


"천재"

그 자체였다.

학식이 깊었다는 이야기는 없으나, 누구와 이야기 나누던..

무엇으로 이야기 나누건 거침 없었으며 야망의 스케일도 크고

상당히 담대한 편이라 이미 살던 지역 일대에서는

'뭐가 되도 될 놈'


음주가무와 당시 사람들 기준의 일탈적인 행동들도 좀

잦았던 듯 하며, 말도 그리 나긋나긋이 하는 편이 아니였고

직언직설을 하는 등....

뭐랄까, 이런 비교는 좀 웃기지만 '스티브 잡스'가 저 나이였을

당시와 스타일이 비슷했던거 같다.


그래서인지 주변의 호불호도 많이 갈려, 그의 진가를

알아보는 이들도 있었지만 대개는 그를 인격적으로 좋아하는

이는 많지 않았던 모양이다.




원소

나중에 원소도 다룰 예정이라 그때도 언급할테지만,

역사는 승자의 편이고, 여러분들이 접한 삼국지는 대개

소설인 삼국지연의이고 거기의 원소가 찌질이로 그려져서

그렇지, 원소는 그냥 단순한 찌질이가 아니였다.


당대에서 가장 명성 높고 실력과 경력과 집안이 상당하던..

누군가 황건적의 난 이후 아작난 후한을 다시 일으킨다면

그 영순위로 꼽히던 게 원소였다.


그래서 어지간한 이름 있는 자들이 가장 선호하던 것도

원소의 세력에 임관하는 것이였고 응당 곽가도 가장 먼저

자신의 뜻을 펼치고자 찾은 사람이 원소였다.




허나, 그럼 그렇지...

며칠의 대기 끝에 만나 이야기 나눈 원소는 곽가 스타일이

아니였고, 당시 원소의 최측근들 중 하나였던 신평과

곽도에게 원소 뒷담화를 남긴 후 박차고 나와 집에서 놀다가

아끼던 책사인 '희지재'의 사망으로 책사에 T/O가 나서

거기 알맞는 사람을 찾던 조조에게 순욱의 추천으로

임관하게 된다.


당시, 순욱도 곽가와 직접 아는 사이는 아니였고

순욱 또한 자기고향에서 머리 좀 돌기로 이름 난 곽가의

명성을 듣고 조조에게 추천했다고 한다.




아무튼 그렇게 조조와 곽가는 서로 첫 대면 자리에서

이미 서로가 서로에게 운명임을 직감한다......뚜둥...

신입으로 입사한 주제에 첫 시작부터 제법 높은

직위를 받아서 조조를 돕게 되었는데,

사실 원소와 비교했을 때 뒤쳐질 뿐 조조도 이미 당시에

원소 다음가는 튼실한 세력가였다.


오히려 외형성장에 메달렸고 조직내 유연성이 매우

떨어지는 구시대적 조직을 이끌던 원소보다 새롭게

떠오르며 개방적이고 효율과 내실을 중시하는 조직을

이끄는 조조가 응당 곽가에게도 더욱 실력 발휘하기

좋은 조직이였음이 맞다.




비교하자면 원소의 세력은 현재 국내의 대기업들과

엇비슷하고 조조의 세력은 미국 실리콘밸리의 IT기업들

비슷한 느낌이였다.

아무리 능력이 좋다한들 자유분방하던 곽가로서는

당시 조조말고는 딱히 자기 재량을 펼칠만한 세력도

없었으리라 본다.



그 밥에 그 나물이라고 곽가같은 싹수부터 다른

신참이 영입되었음에도 노련하고 뛰어나던 조조의

다른 기존 책사들도 일절 텃새같은게 없었다고 한다.

그의 가장 큰 단점이며 아쉬운 한 가지는 역시

"단명"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위서 정곽동류장류전,

정사 등을 볼 때 아마도 간이 안좋았던 것 같다.

잦은 과음과 부족한 수면 및 특히 스트레스가

그의 간손상을 부추겼을 듯....


하여간 우루사만 꼬박꼬박 먹었더라면 역사를 살짝

뒤틀었을지 모를 곽가였지만 놀랍게도 역사록들을

아무리 뒤적여도 그가 병법이나 전술관련 제안을 한

기록이 없다.


쉽게 말해 전장에서 용병술이나 전쟁 또는 세력다툼

속에서 승기를 잡을 병략을 짰다는 증거가 없다는 거다.





이리저리 다 뒤져도 군사적인 공적은 삼국지정사에서

"하비성 수공"

그나마도 단독입안 아닌 순유와 공동작전입안이다.


당시 조조 휘하에서 껌 좀 씹던 군사들로 순욱과 순유,

정욱 등이 있었는데, 삼국지정사를 분석하고 주석을

달았던 역사가 배송지의 평가에 의하면 이 중 전략전술적

재량이 가장 훌륭한 것은 순유였고 그 다음이 순욱,

그 아래가 정욱이라 했고 곽가는 그 정욱보다 못한 수준

이라고 평 했다.




삼국지연의에는 원소 VS 조조가 결전 벌인 관도대전 속

큰 활약을 한 듯 그리지만 사실 관도대전의 총참모장은

순유였다.


여포와의 대전에서도 주요 전술 입안자는 역시 순유,

게다가 비록 엘리에 가깝게 털리긴 했어도 당시의 기세가

등등하던 적벽대전 당시 조조군의 총참모장 역시 순유였다.

뭔가 쓰다보니 오늘의 주인공은 순유같다...


아무튼 의외로....

매번 많은 분들에게 '곽가도 꼭 다뤄주세요!ㅎ'소리를

들을만한 뭔가가 없이 좀 부풀려진 인물이란 것이다.

그러나 역사 기록들 속의 곽가는 정말 조조의

총애를 받았고, 적벽대전 패전 후 조조가 봉효만

있었다면...T-T 이라며 오열했다는 것도 실제였다.


위의 언급대로 딱히 한 것도 없는 주제에 심지어

일찍 죽기까지 했던 먹튀라면 결코 절대 조조의

사랑을 받지 못 했을 것인데 어찌 그는 깐깐쟁이

조조의 신임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일까??





달변

그리고 역사서들 속의 그의 가장 대단했던 점은

"놀라울만큼 감이 좋았다"


그는 조조세력의 숱한 중대사들 앞두고 거의

확정에 가까운 예측들을 내놓았고 "모두" 맞았었다.


더더 놀라운 것은 그런 예측들은 당시 대부분의

사람들과 반대되는 의견인 경우가 많았고 더더더

놀라운 점은 그런 나름 날고 기는 이들과 반대되는

예측을 던지는 주제에 그리 확실한 근거조차 내지

않고 그냥 말빨로 덮었다는 점이다.


더더더더 놀라운 사실은 심지어 조조가.....

나머지 책사들과 혼자 딴소리를, 그것도 별 근거도

없이 그냥 '아, 내 말이 맞으니 그냥 나 믿고 해보삼'에

가깝던 곽가의 의견을 잘 따라줬다는 것..ㅎㅎ



조조가 여포를 정벌하고는 싶으나 근거지를 비운 틈타

원소의 후방공격을 걱정할 때도 곽가는 별 다른 논거를

제시않고 원소는 절대 내려오지 않으니 여포공격을

해도 괜찮다며...


여포공략이 순조롭지 않아 전황이 루즈해지며

다시 조조가 그 상황 지켜보다 원소가 쳐내려오는건

아닌지 걱정할 때도 역시 별 근거는 대지 않고 그냥 더

해보자는 제안을 했지만 모두 맞았다.


원소와의 전쟁을 앞두고 당시 남쪽의 야망가이던

손책의 후방 공격을 걱정하던 조조에게 손책은 분명

암살 당할 거라는 구체적 예측까지 맞춰버리며

예언가

Ex.) 당시 조조 책사들의 성향을 표현하자면..


조조




순유

로또의 1등 확률은 840만분의 1입니다.

게다가 1인 하루 최대 구매액은 10만원에 불과..

제가 조사해보니 로또 1등 명당은 광화문역

3번 출구 쪽의 가판대던데 주공의 구매처는

지금껏 단 한 번, 4등 당첨이 전부였기에 매우

힘들 것이옵니다...


순욱

로또 1등은 하늘이 내는 것이니 안되더라도

너무 심려치 마시고 차근차근 꾸준히 구매를

하시다보면 언젠가 되는 날이 올 것입니다.

1등도 좋으나 그러다보면 더 확률 높은 2등이나

3등에 여러 번 되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생각되옵니다.


정욱

참. 다들 복잡하게들 산다...ㅎㅎ

로또 1등도 결국 당첨금 때문에 되고 싶은건데,

주군! 돈 필요하시면 될 때까지 로또 사는것보다

차라리 병사들을 동원해 은행을 털죠?


곽가

다음주에 1등 될거임. 나만 믿으셈.

열전 및 정사와 배송지의 평가 및 주석 등을

참고할 때... 이룬 것 없음에도 조조의 총애를 받은

이유는 그가 조조와 생각하는 패턴이 비슷했기에

그랬던게 아닌가 학자들은 추측한다.


아무리 조조가 날고 기어도, 한 조직을 이끄는

수장이라면 마냥 자기 뜻대로 할 수가 없으며,

부하들의 의견을 듣지 않을 수 없다.


본인은 우로 가고 싶으나 대부분의 측근들이

좌로 가야한다며 저마다의 근거와 논거를 제시하면

그럼에도 이를 무시하고 자기 뜻을 내세우기는 참

벅찬 일이 아닐 수 없다.




조조 자신도 전략전술 및 병법과 고서에 밝기는

했지만 그런 조조의 신뢰를 받던 휘하의 모사들도

머리만 쓰는 것으로는 결코 조조에 못지 않았고

그런 그들이 나름 그럴듯한 이유를 첨부하여

조조의 뜻과 다른 길을 다같이 이야기 한다면


따르자니 자신의 예측과 달라 마음이 놓이지 않고,

안그러자니 자신을 독선적으로 볼 측근들이 신경

쓰이는 딜레마 속에, 조조의 의견에 동조하거나

또는 조조의 속을 뚫어보듯 조조의 가려운 곳을

긁는 소리를 달변에 실어 확신에 차 우겨주는 곽가가

조조입장에서는 고마웠을 것이다.




게다가 곽가는 한실의 부흥이나 천하의 대세, 정의,

이런 건 관심 없었고 오직 자신을 알아주고 인정하는

주군인 조조의 상승만을 추구했다.


그런만큼 매사에 철저히 조조의 관점과 입장에서만

생각하고 말했으며 조조에 대한 충성도 높았다.




조조는 비범하고 자신과 일맥상통하며

충성심 깊고 무엇보다 "젊은" 그에게 자신의 다음 세대와

후사를 맡기고 싶어했다.


쉽게 말해, 조조에게 곽가란 유비에 있어 제갈량에

비견되는 위치였다.

조조가 평생 겪은 휘하 대표 전략가들을

살펴보면...


순유는 자신의 출세와 성공에 포커스가 큰 사람,

순욱은 자신보다 한실의 부흥이란 대의를 중시하는 이,

정욱은 세간의 평가는 개의치 않는 독한 술수를

거침없이 계획하는 인물이였으며,

사마의는 마치 자신을 보는 듯한 야망과 음모가

느껴지는 자였다.


오직 곽가만이 자신만을 위해줬고,

자신의 편이였으며 자신을 가장 잘 따랐다.




그런 곽가가 앓다 끝내 병사하자 조조는 통곡을 했고

종종 힘든 난관마다 곽가를 떠올리며 그리워 했다고

역사기록에 남겨져 있다.




유비와 비교해보면...

유비의 조직은 서촉진출 전까지는 주로 인정과

의리가 주요하던 "의협집단"에 가까운 조직이였다.


지도자 이하 각 구성원들이 단순한 이해관계나

주종관계 이상의 끈끈함으로 뭉쳐져 있어 이탈률은

적으나 그런만큼 능력있는 신규진입자의 성장이

쉽지 않다.


하지만 조조의 조직은 비교적 세력의 초창기부터

일절 연줄없는 외부인의 영입에 적극적이였고,

그런 그들이 능력을 펼칠 수 있도록 철저히 능력중심

시스템이 구축되었다.


언뜻 조조의 조직이 유비의 그것보다 현대적이고

실용적이여 보이지만 그만큼 조조조직의 분위기는

유비조직의 분위기에 비해 차가울 수 밖에 없다.




유비 휘하의 관우, 장비, 조운, 제갈량 등은

어지간히 큰 실책을 해도 큰 벌을 받거나 좌천될 걱정

없지만 조조 휘하의 문무장들은 큰 실책 시, 좌천과

징벌이 따르고 그에 따라 상하관계가 역전되는 일도

흔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조조의 첫 거병 때부터 조조를

따라 숱한 생사고비 넘겼으나 후에 영입된 장료가

더 인정받아, 결국 장료에게 지위역전 당한 악진,


조조의 원정마다 확실한 후방보급으로 조조가

안심하고 전력투구하게끔한 선봉장 못지 않은

공적이 숱함에도 조조에게 밉보인 후 끝내 자살을

강요받아 죽은 순욱 등....




그런 살벌한 분위기의 조직에서 역시 지도자인들

쉽사리 자기 속내를 드러내기도 쉽잖았을 것이고,

그런 무섭고 엄한 지도자에게 선뜻 다가가는 이도

많지 않았을 것임에도....


조조에게 곽가는 자기 속내를 알아주고 다가와주는

고마운 존재요, 자기 의견에 부스터를 달아주는

미더운 인물이였던 것이다.


그렇기에 딱히 눈에 보이는 성과가 몇 없음에도

곽가는 조조의 사랑을 받은 것이다.

역사 ・ 시뮬레이션게임 ・ 삼국지 ・ 여행
그냥 흔한 노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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